세상톺아보기-칼럼 썸네일형 리스트형 <아침을 열며> '어영부영 40%'의 균형자론 2005-05-09 '지지계층 30% 반대계층 30% 어영부영 40%'. 문희상 열린우리당 의장이 지난 재.보선 패배 직후 차기 대선전략을 위한 유권자 계층의 역학구도를 분석하면서 운위한 '어영부영 40%'는 용어선택에 문제가 있었지만 애교로 봐줘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문의장의 표현대로 선거판에서 '어영부영 40%'를 잡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라는 점은 비율에 차이는 있겠지만 대부분의 민주국가에 적용되는 선거구도다. 부정적으로 보자면 기회주의자랄 수도 있으나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이야말로 변화를 위한 균형자인 셈이다. 논란의 대상으로 따지자면 말도 많은 동북아 균형자론보다 '어영부영 40%'의 균형자론이 훨씬 더 설득력을 지닐지도 모른다. 하지만 여당 내부에서는 40%를 잡는 방법론을 둘러싼 노선갈등의 불씨.. 더보기 <아침을 열며> 일본편만 드는 미국 2005-04-11 한국과 일본 사이에 사활적인 문제가 생기거나 개입될 때마다 미국이 알게 모르게 일본편에 서는 역사적 악몽에 우리는 시달리곤 했다. 오늘날 한국과 일본의 역사문제가 끝내 미결인 채로 남게 된 것도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의 대일본정책이 결정적인 요인 가운데 하나다. 바로 미국정부를 대표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전후처리방식 때문이다. 맥아더는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협력을 점령정책 성공의 열쇠로 여겼다. 해서 일왕의 전쟁책임을 면책하는 대가로 미국의 일본점령정책에 전적으로 협력한다는 약속을 얻어냈다. 잠시 축출되었던 일본 전범들이 한국전쟁을 계기로 미.일관계가 변화하면서 정계에 복귀하는 바람에 일본정치의 우경화를 부채질했다. 미국이 패전국 일본의 전쟁책임을 희석시킨 일이 과거사문제 해결.. 더보기 <아침을 열며> 대한해협의 비극 2005-03-14 이웃과 친하게 지내기란 개와 원숭이 사이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을 요즘 일본을 보면서 또 한번 절감한다. 꽃샘추위 속이라 일본으로부터 날아오는 체감 한기는 뼛속 깊은 곳까지 시리게 한다. 잠잠하다 싶으면 어느새 검푸른 파고를 몰고 오는 대한해협(현해탄)이 상징하듯 한국과 일본의 특수관계는 숙명처럼 다가온다. ◇韓성장 견제하는 계산된 술수 한류(韓流)를 타고 한겨울에도 봄바람이 감지되는 듯하던 한국과 일본 관계는 새해 들어 독도를 둘러싸고 다시 난기류로 돌변하기 시작했다. 상서롭지 못한 바람은 어쭙잖은 한국 지식인의 친일 망발과 몇몇 지원사격 세력으로 한국민들의 복장을 내지른다. 곧 이은 일본 교과서 왜곡 소식이 기름을 끼얹어 순식간에 거대한 산불로 비화됐다. 수교 40주년을 기념하는 '한.. 더보기 <아침을 열며> 北核의 역지사지 접근법 2005-02-16 중세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 무렵이면 귀족들이 속칭 '야자타임' 같은 신분 역전 시간을 만들어 즐기는 관습이 있었다. 이 연회의 사회를 맡아 보는 사람을 '무질서의 지배자'(Lord of Misrule)라고 불렀다. '무질서의 지배자'는 언제나 평민이나 노예 중에서 뽑혔다. 그는 연회장에서 왕처럼 굴었고, 참석자들도 그를 왕처럼 받드는 장난기 어린 시늉을 한다. '무질서의 지배자'는 잠깐 동안이나마 기존의 위계질서를 거꾸로 뒤집거나 풍자하곤 한다. 물론 짧은 무질서가 끝나고 나면 기존 질서가 곧바로 회복된다. 깨달음준 유럽식 ‘야자타임’ 이와 흡사한 현실 역전 현상은 유럽의 다른 사회에서도 있었다. 도제(徒弟)가 하루 이틀 동안 장인(匠人) 역할을 하거나, 하룻동안 남녀가 서로 반대의 .. 더보기 <아침을 열며> 한국어가 중국어에 포위되는날 2004-12-29 나라 안팎으로 심란하기 그지없는 소식으로 가득한 세밑에 스쳐 지나가기 십상인 자그마한 두 가지 뉴스가 기자의 눈길을 새삼 사로잡는다. 며칠전 경향신문 베이징 특파원이 보내온 기사와 뉴욕 타임스가 베를린에서 전한 독일 소식이 그것이다.베이징 뉴스는 중국 정부가 중국어를 영어와 쌍벽을 이루는 세계어로 키우기 위해 야심찬 전략을 수립하여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이다. 베를린발 기사는 이와 정반대다. 전세계적인 영어 범람 속에 일상 독일어가 영어에 밀리는 '언어의 제국주의화'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소식이다. 외국인 3천만명 중국어 공부 중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을 5년 안에 1억명으로 늘리려는 중국어 세계화 전략은 가히 공룡국가답다. 이미 중국어를 배우고 있는 외국인은 100여개국 2,300개.. 더보기 <아침을 열며>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 2004-11-24 요즘 인터넷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블로그 가운데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를 식별하는 방법을 제시한 누리꾼(네티즌)의 눈부신 재치가 시선을 사로잡는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80가지 차이'라는 제목 아래 올라온 이 글은 한동안 67가지였던 차이점에 언제부턴가 13개를 추가한 것이다. '프로는 불을 피우고 아마추어는 불을 쬔다'는 첫 구절로 시작해 '프로는 (영락없이) 아마추어처럼 생겼지만 아마추어는 (마치) 프로처럼 행세한다'는 80장에서 끝나는 일종의 경구(警句)는 매 장마다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지혜가 담겼다.마무리 1%에서 판가름 80가지 중에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프로는 아마추어에 비해 세기(細技)에 강한 특성을 지녔다. 세밀한 마무리 손질에서 프로와 아마추어가 갈린다. 흔히 1% .. 더보기 <아침을 열며> 일류정부로 가는길 2004-11-03 노무현 대통령의 입에서 '일류정부' '최고 수준' 같은 낱말을 들어보는 것은 오랜만인 듯하다. 경쟁을 연상하는 이런 단어는 참여정부와 낯가림을 하는 경향이 많아서다. 그래선지 노대통령도 "최고라는 표현이 거북할 수 있다"고 한자락을 깔았다. 당연히 경쟁제일주의, 승자독식주의적 관점이 아님을 부연했다. 노대통령이 '일류정부' 같은 용어를 동원하는 것은 주로 고위공직자들과의 모임이 있을 때다. 이번에도 지난 주말 열린 장.차관 정부혁신토론회가 열린 자리에서였다.공공서비스 만족 50점그쳐 어쨌든 "다른 나라 정부와 비교해서 과연 최고 수준이냐. 기업과 비교해서 우리 정부의 일하는 수준이 최고 수준이라고 말할 수 있느냐"는 대통령의 반문성 언술을 고깝게 받아들일 일은 아니다. '최고 수준의 .. 더보기 <아침을 열며> "나는 아직 미숙하다" 2004-10-13 지난주 '말 속의 말'은 단연 일본이 낳은 야구 천재 스즈키 이치로(鈴木一郞)의 촌철살인이 아닐까 싶다. "나는 아직 미숙한 사람이다." 그 한마디는 모순형용의 수사학을 빌리면 '평범한 비범'이었기에 말도 많은 경제난에다 짜증스런 갈등과 분열로 열패감에 젖어있는 한국인들의 폐부를 찌르고 남았다.日 이치로 '국민영예상' 사양 무려 84년 동안 난공불락이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의 한 시즌 최다 안타기록을 여봐란듯이 깨버린 이치로가 일본 정부의 '국민영예상' 제의를 두 번째 사양하면서 이처럼 겸손하다니. 미국 진출 첫해인 2001년 아메리칸 리그 신인왕 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직후 이미 한 차례 제의가 있었던 터라 웬만한 선수라면 "무한한 영광이다. 더욱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더보기 <아침을 열며...> 直指와 활자매체 성쇠 2004-09-01 중국이 왜곡하고 있는 것은 고구려 역사뿐만 아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로 자랑하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을 702년 낙양(洛陽)에서 인쇄된 것이라고 우긴다.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것이지만 당나라에서 인쇄한 것을 들여왔다고 억지를 부린다. 현존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도 1377년 고려 때 청주 흥덕사에서 만든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보다 40년 앞서 중국에서 제작된 '어시책'(御試策)이라고 주장한다.'다라니경'은 벌써 학계에서 공인되어 기네스북에 올라 있고 '직지' 또한 독일의 구텐베르크 금속활자본보다 반세기도 훨씬 더 앞선 것이라고 유네스코가 인정했음에도 중국은 원조(元祖)를 양보하기 싫다는 모양새다. '직지'는 구텐베르크의 '42행 .. 더보기 <아침을 열며...> 과거청산과 민생 함수관계 2004-07-28 스페인 영화 '까마귀 기르기'(원제 Cria Cuervos)는 프랑코 독재의 잔영을 그린 명작으로 꼽힌다. 이 영화는 한 부르주아 가정의 삶을 통해 프랑코 시대가 스페인 사회에 드리운 상흔을 오묘하게 교직해 냈다.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이 1976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을 만큼 주목도가 높았던 까닭도 여기에 있는 듯하다. 독재를 상징하는 아버지의 죄는 물론 이모의 위압적 태도까지 심판하려는 주인공 아나의 행동은 스페인의 새로운 세대가 프랑코를 죽이고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려는 '신원(伸寃)의 알레고리'라는 평판을 얻는다.요즘 한국사회의 뜨거운 감자 가운데 하나인 과거 청산과 역사바로세우기 작업을 보면서 이 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다른 한편으론 지난날 리영희 선생의 마음을 .. 더보기 이전 1 ··· 32 33 34 35 36 37 38 ··· 4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