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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최악이 혼재하는 디킨스적 현상 영미권에서는 최고의 시기이자 최악의 시기가 혼재할 때 ‘디킨스적 현상’(Dickensian quality)이란 표현을 즐겨 쓴다. 미국 투자전문 주간지 배런스가 구글 모기업 알파벳의 2019년 상반기를 평가하면서 ‘디킨스적 현상을 겪었다. 최고의 시기이자 최악의 시기였다’고 형용했다. ‘디킨스적 현상’은 빅토리아 시대의 가장 위대한 소설가로 불리는 디킨스의 작품 세계를 표징하는 말이다. 자기 이름이 그가 살던 시대와 작품으로 표현한 시대의 형용사로 쓰이는 영예를 누리는 작가는 드물다. 영국에서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쌍벽을 이루는 찰스 디킨스는 그런 작가이자 지식인이다. 디킨스가 살던 시절, 역사상 최고의 번영을 구가하며 세계를 지배하던 영국이었지만 그곳에도 가난에 신음하는 서민과 온기 없는 그늘이 많았다... 더보기
‘초심자 행운’이 가혹한 시험으로 처음 주식에 손을 대 재미를 좀 보면 빚까지 내 골몰하다가 낭패를 보는 사람이 숱하다. 친구를 따라가 처음 낚시를 하는 사람이 한두차례 월척을 낚으면 자기 소질이 대단한 줄 안다. 새로운 걸 처음 해볼 때 뜻밖에 전문가보다 나은 성과를 거두는 ‘초심자의 행운’은 어느 분야에나 존재한다. ‘초심자의 행운’을 맞이한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은 운을 실력으로 착각하는 일이다. ‘초심자의 행운’에 자기과신과 확증편향까지 결합하면 최악의 실패를 불러온다. 행동경제학에서는 ‘초심자의 행운’을 경계해야 하는 본보기로 곧잘 거론한다. ‘초심자의 행운’을 자신에게만 있는 특별한 능력이라고 착각하는 순간 어김없이 시련이 따라오곤 한다. 베스트셀러 작가 파울루 코엘류는 소설 ‘연금술사’에서 ‘무엇인가 찾아나서는 도전은 언.. 더보기
진보 보수 4명의 총리와 일한 영국 최고 관료 헤이우드와 한덕수 총리 정파를 초월해 오랫동안 모범적인 고위 공직자로 활약한 대표적인 인물로는 한스 디트리히 겐셔 전 독일 외무장관을 첫손가락에 꼽을 만하다. 독일통일의 주역 가운데 한사람인 겐셔는 18년 동안 한자리에서 일해 ‘직업이 외무장관’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빌리 브란트, 헬무트 슈미트, 헬무트 콜 총리로 이어지는 세차례의 정권교체와 통일 직후에도 최장수 ‘외교 사령탑’은 바뀌지 않았다. ‘외교의 귀신’이란 별명까지 붙은 그는 ‘겐셔리즘’이라는 외교용어를 낳을 만큼 탁월한 역량을 체현했다. 겐셔리즘이란 외교정책과 역사의 흐름을 하나의 발전과정으로 파악해 패권과 영향력 행사 지역으로 세계를 분할하는 것을 막고 다극체제 속에서 공존하자는 취지다. 겐셔는 미국 소련 등 주변 4대 강국과 인접 9개국 어느 쪽도 적으로 만들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