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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톺아보기-칼럼

차기 대권의 정·반·합 변증법 노무현 정부 후반 아이돌그룹 동방신기가 ‘O!정반합’이란 철학적인 제목과 가사의 노래로 한 때를 풍미한 적이 있다. 끊임없이 진화하고 발전하는 사회의 모습이 곧 정반합이며, ‘O’은 원을 상징한다. 이 노래는 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단순히 ‘반’을 위한 ‘반’이 아니라 ‘합’을 위한 ‘반’이 돼야 한다는 명제를 내걸었다. 정반합이 헤겔의 변증법 논리에서 따온 것임은 물론이다. 가사도 사회를 향한 메시지를 담고 있다. ‘한걸음 물러서 지금 이 시대를 돌아본다면/ 원리도, 원칙도, 절대 진리도 없는 것/ 시대 안의 그대 모습은 언제나 반(反)이었나/ 현실에 없는 이상은 이상형일 뿐 “O”/ 이제 난 두려워, 반대만을 위한 반대/ 끝도 없이 표류하게 되는 걸/ 나 이제 찾는 건, 합(合)을 위한 노.. 더보기
닥치고 북한 나무심기 탈북자들이 남한에 처음 도착해서 가장 놀라는 것은 어딜 가나 푸르른 숲이다. 대남공작 부서에서 상류 생활을 즐기다 탈북한 30대 후반의 남성이 들려준 ‘한국에 와서 놀란 10가지’에 산마다 울창한 나무가 앞순위에 꼽혔다. 도로를 잔뜩 메운 자동차일 법도 하지만 그건 잠깐이다. 자동차와는 달리 숲만들기는 수십 년이 걸려야 된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 황장엽 전 조선노동당 비서가 남한에 와서 가장 인상 깊은 두 가지를 꼽은 것에도 산림녹화가 들어 있었다. 다른 하나는 대학입학시험 때 고등학교 선배들이 대학 정문 앞에서 후배들을 격려하는 이색적인 모습이었다. 실제로 한국은 온 국민이 100억 그루 이상의 나무를 심고 가꿔 2차 세계대전 이후 유일하게 산림녹화에 성공한 나라로 평가받는다. 독일·영국·뉴질랜드와 더.. 더보기
‘허수아비춤’은 계속된다 새누리당이 두 달 전쯤 경제민주화를 ‘국민과의 약속’에 명시하고 재벌개혁 의지를 내비쳤을 때 ‘허수아비춤’을 다시 떠올렸다. 조정래의 소설 ‘허수아비춤’은 우리 사회의 슬픈 자화상이다. 2010년 가을에 나온 소설이지만 지금 이 땅의 재벌 모습을 거울처럼 비춰준다. 재벌을 둘러싼 비리와 구조적 모순, 정경유착, 권언유착 같은 나신을 남김없이 드러낸다. 작가는 무소불위의 경제 권력을 신랄하게 고발하며 경제민주화를 화두로 내건다. “이 작품을 쓰는 내내 우울했다.(중략) 우리는 세계를 향하여 ‘정치민주화와 경제발전을 동시에 이룩해 냈다’고 자랑한다. 그러나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경제에도 ‘민주화’가 필요하다. 이 땅의 모든 기업들이 한 점 부끄러움 없이 투명경영을 하고, 그에 따른 세금을 양심적으.. 더보기
티핑 포인트가 절실한 탈북자 북송문제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문제가 변곡점이 요긴한 시점에 이르렀다.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강제북송 반대 움직임의 불씨가 나라 안팎에서 번져나갈 조짐이 보이고 있어서다. 어떤 일이든 성공궤도에 접어들기 위해선 급격하게 퍼지거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티핑 포인트’가 긴요하다. 미국 언론인이자 저술가인 말콤 글래드웰의 책 때문에 널리 알려진 티핑 포인트는 본디 물리학에서 나온 말이다. 섭씨 99도의 물은 1도만 부족해도 끓지 못한다. 1도만 더 올라가면 물은 성격이 다른 기체로 변하기 시작한다. 이처럼 극적인 변화의 시발점이 바로 티핑 포인트다. 사회현상도 마찬가지다. 작은 변화로 말미암아 기대하기 어려웠던 일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티핑 포인트가 절실할 때가 있다. 글래드웰은 티핑 포인트에 이르는 세 가지.. 더보기
판검사 직급의 불편한 진실 사법시험 합격자가 발표되면 웬만한 대학교나 고등학교 교문에 경축 플래카드가 나부끼는 걸 아직도 어렵잖게 본다. 고향에선 그 옛날 과거에 급제한 것 마냥 펼침막을 내건다. 학교와 마을의 경사를 뽐내기 위해서다. 이름이 대학신문이나 동창회보에 실리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개중에는 사법연수원을 거쳐 판·검사로 임용될 성적으로 합격한 사람도 있지만, 다수의 합격자가 일자리 걱정부터 한지 오래다. 사법연수원 수료자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판·검사로 임용되거나 로펌에 들어가지 못하면, 대기업의 상무나 부장급 대우를 받으며 당당하게 입사했다.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과장급으로 낮아지기 시작했고, 요즘엔 대리급으로 입사하는 경우도 흔하다. 아니, 일자리를 얻는 것만으로 감지덕지할 정도로 사정이 어려워진 게 .. 더보기
‘나꼼수’와 사회통념 논쟁 ‘사회통념’이란 말을 만들어낸 사람은 사회학자나 법학자가 아니라, 의외로 경제학자다. 걸작 ‘풍요한 사회’의 저자인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1908~2006) 전 하버드대 교수다. 갤브레이스는 이 말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사회통념은 비록 진리가 아니더라도 반드시 간단하고 편리하며 편안하고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게 갤브레이스의 견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면 이렇다. “우리는 진실을 편익과 연관시킨다. 진실을 이기심과 개인의 안녕, 혹은 미래와 결부시킴으로써 인생에서 자신 없는 일이나 원치 않는 일탈을 회피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또한 자존심을 만족시키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경제적인 행동과 사회적인 행동은 매우 복잡하고 그 특성을 이해하는 작업은 지적으로 .. 더보기
애정남이 애정남을 부른다면 판사야말로 진정한 ‘애정남’이다. 다툼과 갈등을 대화로 풀지 못하고 소송으로 비화하면 사법부가 ‘마지막 애정남’(물론 여성판사도 포함한다) 역할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그 콘서트의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애정남)도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하는 일까지 명쾌하게 판결해줘야하는 의무를 지닌 게 판사다. 그런 판사들의 판결에 의문을 제기하는 영화 ‘부러진 화살’이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면서 ‘종결 애정남’의 권위와 신뢰가 화살처럼 부러지고 있다. ‘부러진 화살’의 실화인 ‘석궁 테러사건’뿐만 아니라 앞서 상영된 영화 ‘도가니’의 실제 사건, 일련의 최근 판결들이 겹쳐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다급해진 ‘부러진 화살’의 주심 판사가 위법을 무릅쓰고 선고 전 합의 내용을 공개하는가 하면, 지난.. 더보기
오세훈과 고승덕의 역설 한나라당은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고승덕 의원이 달구치고 싶을 정도로 미울지도 모른다. 두 사람이 자신들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당을 지옥으로 몰아넣었다고 여기는 시각이 대다수다. 무엇보다 오랫동안 대세론에 안주해 있던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진영은 그로기 상태에서 급소에 마지막 결정타를 얻어맞은 기분일수 밖에 없을 듯하다. 오세훈에 대해선 순항하던 당의 미래를 한 순간에 무너뜨렸다는 비판이 대종을 이룬다. 정치적 이기주의에 사로잡혀, 질 게 뻔한 무모한 싸움을 벌였다는 분석이 바탕에 깔렸다. 본인과 참모들의 정치판을 읽는 시력이 그 정도 밖에 안 되느냐는 개탄이 곁들여진 것은 물론이다. 지난해를 되돌아보면서 오세훈의 행보를 복기해 보면 화가 치민다는 사람들이 한나라당 내에선 여전히 많다. 무상급식문제를 시의.. 더보기
대권 후보들의 최대숙제, 통일 채비 차기 대통령은 남북통일의 문을 열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그것도 평화적으로 말이다. 어쩌면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필연일지도 모른다. 너무 앞선 생각이라고 핀잔을 줄 수도 있겠지만 역사의 흐름을 누구도 거꾸로 돌릴 수 없을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중국의 극력 반대가 예견되는 남북통일은 지난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국제정치적 정세 분석에는 일단 동의한다. 하지만 남북한 당사자들은 중국의 반대를 능히 극복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일부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이 언급한대로 ‘한밤중에 도둑 같이 오는 통일’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역설한다. 남북한이 합의를 거쳐 체제의 기틀을 새로 마련하고 점진적 평화 통일을 추진해야 한다는 견해가 그것이다. 전적으로 옳은 말이다. 다만 통일이 우리가 원하는 이상적인 시나리오.. 더보기
박근혜 아우라가 한나라당 구할까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아우라를 지닌 정치인으로 꼽힌다. ‘형광등 100개를 켜놓은 듯한 아우라’라고 추어올린 한 종합편성채널의 낯 뜨거운 아부가 외려 희화화했으나, 이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정치인 박근혜가 아버지 박정희와 어머니 육영수의 후광을 받았지만, 스스로의 아우라가 이를 극복해 가고 있다는 주장도 마냥 부인하긴 어렵다. 박근혜의 아우라는 진보진영에서도 일정 부분 수긍한다.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대표적인 인물의 하나다. “박근혜한테는 묘한 미망인의 아우라가 있어요.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미망인 재클린의 아우라죠. 적어도 공개적으론 미국 언론이 재클린에 대해 비난하지 않습니다. 박근혜도 양친 모두를 비명에 보낸 가련한 딸이죠. 그런 정서적 지지의 기반을 정책이나 윤리로 쉽게 무너뜨릴 순 없..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