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여적]무너진 불패 신화 입력 : 2008-08-15 17:57:28ㅣ수정 : 2008-08-15 17:57:38 ‘영원한 것은 없다.’ ‘월가의 신화’로 불리다 한 달여 전 세상을 떠난 억만장자 존 템플턴경이 남긴 성공 투자를 위한 십계명 가운데 하나다. 종교계의 노벨상으로 일컫는 템플턴상을 제정한 그가 존경받는 이유도 그런 정신이 바탕에 깔려 있다. ‘결승선은 없다.’ 세계 스포츠계의 거물 ‘나이키’의 회사 표어다. 그리스 신화 ‘승리의 여신’ 니케를 따 작명한 이 회사의 표어는 ‘영원한 승자는 없고 새로운 승부만 존재한다’는 것을 표상한다. 승패는 언제나 교차되는 법이다. 병법의 달인 손자는 이를 ‘전승불복’(戰勝不復)이라는 사자성어로 표현한다. 전쟁에서 한 번 거둔 승리는 반복되는 게 아니라는 경구다. 손자병법은 승리가 .. 더보기 침통한 노동의 미래 신통한 대안도 없다 입력 : 2008-08-08 17:23:35ㅣ수정 : 2008-08-08 17:23:39 이솝 우화 ‘개미와 베짱이’의 현대판 버전들은 노동에 대한 다양한 관점을 풍자한다. 개미가 여름 내내 땀을 흘리며 일하는 동안 노래만 부르던 베짱이가 겨울에 음반을 내고 콘서트도 열어 엄청난 돈을 벌었다는 개정판은 지식사회의 단면을 반영한다. 반면에 일을 많이 한 개미가 허리를 다쳐 입원했다는 풍유는 과로 방어와 휴식의 중요성을 파고든다. 노래만 부르던 베짱이가 겨울에도 개미를 찾아가 구걸하지 않고 국가의 복지수당으로 잘 먹고 잘 살았다는 끝맺음은 북유럽 노동자들과 비교할 때 등단하곤 한다. 이처럼 익살과 해학의 소재가 되는 노동은 기실 더없이 신성하게 다뤄지는 명제다. 피렌체의 성 안토니오가 남긴 잠언의 물결은 넓.. 더보기 [책과 삶]서양인이 꼬집은 ‘전후 일본’ 입력 : 2008-08-08 17:27:30ㅣ수정 : 2008-08-08 17:27:43 ▲일본의 재구성…패트릭 스미스 | 마티 “처음에 이 책을 집어들 때는 서양인이 일본에 관해 그저 그런 책을 또 한권 썼겠거니 했는데 막상 읽다보니, 이전부터 나도 모르게 생각은 하고 있었으되 미처 또렷하게 의식하지 못했던 부분을 짚어주는 게 아닌가.” 지은이가 한국 독자들에게 쓴 편지의 마지막 부분에 일본 독자가 남긴 말을 인용한 대목이 이 책의 개괄적인 인상을 함축적으로 담아내는 듯하다. ‘일본의 재구성’(원제 Japan: A Reinterpretation)은 10년 전 미국과 일본에서 동시 출간된 ‘전후 일본 개설서’이지만 대부분 그대로 받아들여도 좋을 만큼 탁견으로 교직됐다. 저자 패트릭 스미스는 1980년대 .. 더보기 [여적]이어도의 비극 입력 : 2008-08-08 18:00:41ㅣ수정 : 2008-08-08 18:00:44 시인 유안진에게 이상향 ‘이어도’(離於島)는 다의어(多義語)다. ‘두 눈 부릅뜬 돌하르방이/절대로 없다 해도 반드시 있는/사강의 고독과, 까뮈의 실존이, /바람의 목소리와 파도의 흰 비늘로 기다리고 있는 섬 이어도(以語島)는, /지도 없어서 없다고 할 뿐인, 그림으로써 더욱 현실적인 섬인, /그림으로써 더욱 목마른 섬인/고독한 실존으로 증명되는/고독한 언어가 귀뜸해주는/이어도(耳語島)를 찾아서 이어도(以語島)로 가자고/비린 내음 짠 바람이 머리채를 나꿔챈다.’ 시인 고은에게 이어도는 제주 어부의 핏속에 사무친 섬이다. ‘아무도 이어도에 간 일이 없다/그러나 누구인가 갔다 한다/가서는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 한다….’ .. 더보기 스포츠의 정치학 입력 : 2008-08-01 17:47:22ㅣ수정 : 2008-08-01 17:47:35 “그럴 바엔 중국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축구팀이 없는 나라가 되자.” “중국 환관(내시)팀이라고 명명하는 게 어때?!” “차라리 사형수를 뛰게 하라.” 중국이 남아공 월드컵 축구대회 예선에서 탈락한 후 국민들의 분노는 이처럼 하늘을 찌르는 듯했다. 자긍심의 표상인 베이징올림픽을 앞두고 있지만 ‘축구재앙’으로 말미암아 ‘신중화주의’ 꿈의 한 축이 무너졌다는 허탈과 배신감으로 가득 찼다. 중국인들에게 월드컵 예선 조기 탈락은 ‘민족적 죄악’과 동의어였다. 스페인 작가 마누엘 바스케스 몬탈반은 ‘바르카’란 별칭으로 더 유명한 FC 바르셀로나 축구단을 이렇게 묘사한다. “나라 없는 국민의 웅장한 무기다. 바르카 팀의 승리는 .. 더보기 [여적]메갈로폴리스 입력 : 2008-08-01 18:01:06ㅣ수정 : 2008-08-01 18:01:12 문화주의 도시론을 설파하는 루이스 멈포드는 도시가 에오폴리스에서 폴리스, 폴리스에서 메트로폴리스, 메트로폴리스에서 메갈로폴리스로 진화하다 메갈로폴리스에서 네크로폴리스로 전락한다는 주장을 내놓았다. 20세기가 낳은 걸출한 건축비평가인 멈포드가 경고한 마지막 단계 네크로폴리스는 납량물마냥 간담을 서늘케 한다. 네크로폴리스(necropolis)는 공룡화된 메갈로폴리스가 견디다 못해 해체돼 가는 ‘죽음의 도시’다. 네크로폴리스는 ‘죽은 자의 도시’를 뜻하는 그리스어 ‘nekropolis’에서 따왔다. 멈포드가 네크로폴리스의 바로 전 단계로 본 초거대도시 메갈로폴리스는 1961년 프랑스 지리학자 장 고트망이 현대도시 개념으로.. 더보기 日 우경화의 뿌리 캐기 입력 : 2008-07-25 17:45:25ㅣ수정 : 2008-07-25 17:45:35 이토 슌야 감독의 일본 영화 ‘프라이드:운명의 순간’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전시내각 총리였던 1급 전범 도조 히데키가 미국과 싸운 영웅담으로 장엄하게 그려졌다. 이 영화는 일본 우익 지식인들이 주장하는 이른바 ‘자유주의 사관’의 영화판본이다. 10년 전 이 영화가 출시되자 한국·중국을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비판 여론이 거셌으나 일본에서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상영됐다. 감독 이토는 그때 이렇게 외쳤다. “일본인들이여, 제발 이제 타이타닉 그만 좀 보고 이 영화를 봐 달라. 이 영화를 봐야만 올바른 일본인이 될 수 있다.” 도쿄도지사 이시하라 신타로가 원작, 각본, 총제작까지 맡은 영화 ‘나는 당신을 위해 죽으러 간.. 더보기 [여적]‘키파’ 쓴 오바마 입력 : 2008-07-25 17:59:45ㅣ수정 : 2008-07-25 17:59:47 고대 로마시대엔 머리를 가리는 것이 노예의 상징이었다. 머리를 가리지 않고 다닐 수 있는 자유인과 구별하기 위해서였다. 유대인들은 ‘하나님의 종’임을 드러내기 위해 스스로 특유의 모자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신전 같은 성소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일컬어야 하는 예배 때만 썼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다가 오늘날처럼 평소에도 하늘에 머리를 보이지 않는 관습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예루살렘의 ‘통곡의 벽’이나 야드 바셈 홀로코스트 추모관 같은 성소를 방문하는 남자들은 유대 전통모자 ‘키파’를 반드시 써야 한다. 이스라엘을 방문하는 모든 국빈이 필수적으로 방문하는 야드 바셈 기념관에서는 예외가 있을 수 없다. 여행객도 .. 더보기 [책과 삶]사랑에 빠지면 네안데르탈인은 Hmmmmm 노래를 불렀다 입력 : 2008-07-25 18:00:07ㅣ수정 : 2008-07-25 18:00:08 ㆍ‘Hmmmmm’ 소통으로 25만년간 살아남아 …음악과 언어는 같은 뿌리 ▲노래하는 네안데르탈인 …스티븐 미슨 | 뿌리와 이파리 “음악은 천사의 말이다.”(토머스 칼라일) “음악의 언어는 무한하다. 여기에는 모든 것이 들어 있고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다.”(장 루이 귀에 드 발자크) “음악은 또 하나의 천체이다.”(알퐁스 도데) “음악은 인류의 만국 공통어이다.”(헨리 워즈워스 롱펠로) “음악만이 세계어에서 번역할 필요가 없다. 거기서는 혼이 혼에게 호소된다.”(에리히 아우어바흐) 음악에 담긴 명언들은 한결같이 심금을 울리는 곡조만큼이나 최상의 헌사로 바쳐진다. 그래선지 음악을 흔히 ‘감정의 언어’에 비유한다. 인.. 더보기 독도를 읽다, 깨닫다 입력 : 2008-07-18 17:51:32ㅣ수정 : 2008-07-18 17:51:33 독도는 이름만큼이나 늘 외로운 섬이었다. 이곳의 토종동물 강치가 멸종된 뒤 독도는 더욱 외로움을 탄다. 가지도나 가제바위는 모두 강치가 많았기 때문에 붙여진 독도의 옛 이름이다. 이익(李瀷)의 ‘성호사설’에도 강치의 옛 이름인 가지어(嘉支魚)가 나온다. 독도에서 강치를 사라지게 한 주범은 물어보나마나 일본이다. 죄목은 남획. 모피와 기름에 눈이 어두웠던 일본인들은 일제 강점기 때 강치의 씨를 말리고 말았다. 천연기념물 336호. 이 외로운 독도에 대한 대한민국 국민의 사랑은 지대하다 못해 뜨겁다. 일본이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날이면 사랑의 온도는 펄펄 끓는다. 하지만 사랑과 관심의 크기에 비해 독도에 대해 아는 것.. 더보기 이전 1 ··· 60 61 62 63 64 65 66 ··· 8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