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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 오류 바로잡는 다중의 힘 입력 : 2008-06-13 17:28:48ㅣ수정 : 2008-06-13 17:28:52 들불처럼 타오른 촛불집회를 ‘자율주의(아우토노미아)’ 운동으로 해석해야 할 것인가. 집회와 시위에서 지도부는 과연 필요한 것인가. 미국 쇠고기 재협상 촉구 촛불집회에 참여한 네티즌과 몇몇 운동 조직 사이에서 벌어진 논쟁거리 가운데 하나였다. 일부 조직이 보여준 행태가 더 나은 방향으로 뜻을 모으는 단순한 ‘합의’ 과정인지, 다중의 자발성을 억누르는 결과를 낳는 ‘지도’인지에 대한 평가를 둘러싼 논쟁이었다. ‘광장에서 계속 촛불을 들 것이냐, 아니면 거리로 나갈 것이냐’하는 논쟁에서부터 이슈를 쇠고기 문제로 한정할 것인가, 확대할 것인가에 이르기까지 토론은 끊일 줄 몰랐다. 시민들의 자발적 시위가 더 큰 효과를 거두려.. 더보기
[여적]내조 입력 : 2008-06-06 18:22:17ㅣ수정 : 2008-06-06 18:22:22 춘추전국시대 제나라의 안영은 덕망이 높고 재능이 뛰어나 재상까지 지낸 인물이다. 어느 날 안영이 마부가 끄는 마차를 타고 외출하게 됐다. 마부의 아내가 문틈으로 내다보다 남편이 우쭐거리며 마차를 끌고가는 모습을 발견했다. 현숙한 마부의 아내가 보기에 마부인 주제에 우쭐대는 남편이 한심했다. 그날 저녁 남편이 돌아오자 아내는 낮에 느낀 심정을 털어 놓았다. “안영은 키가 오척이 못되어도 제나라의 재상인데, 당신은 팔척장신으로 마부 노릇이나 하는 주제에 부끄럽지도 않은 모양이지요.” 아내의 말을 깊이 새겨들은 마부는 그 뒤부터 겸손하고 침착해졌다. 마부의 태도가 달라지자 안영이 이상해 물었다. 안영은 마부가 아내의 말을.. 더보기
美대통령 후보를 내기까지 쿤타킨테 후손들의 삶 입력 : 2008-06-06 17:15:52ㅣ수정 : 2008-06-06 17:15:56 1619년 8월 하순 어느 날이었다. 한 척의 네덜란드 범선이 미국 버지니아주 제임스타운에 우연히 상륙했다. 102명의 영국 청교도들이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종교의 자유를 찾아 매사추세츠주 플리머스 항에 도착하기 1년여 전의 일이었다. 제임스타운은 1607년 영국인들이 건설한 최초의 북아메리카 식민지였던 곳이다. 범선에는 3명의 여성을 포함해 20명의 흑인이 타고 있었다. 흑인들은 정착자들에게 물건처럼 분배됐다. 이들이 처음엔 노예상태는 아니었지만 계약 하인의 신분을 벗어날 수 없었다. 낯선 땅으로 끌려온 흑인들은 1662년부터 버지니아 법이 ‘노예’라는 낱말을 공식으로 사용함에 따라 오랫동안 관습으로 내려오던 노예제.. 더보기
[여적]‘시간이 해결책’ 입력 : 2008-05-30 18:09:49ㅣ수정 : 2008-05-30 18:09:53 한국외국어대 용인캠퍼스에는 ‘망각의 숲’이란 게 있다. 이곳엔 두 가지 전설이 내려온다고 한다. ‘망각의 숲’ 끝에 있는 고시원과 관련된 것이 하나다. 공력을 잔뜩 들여 공부를 마친 뒤 이 숲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그동안 기억한 것을 모두 잊어버리고 만다는 얘기다. 마치 죽은 이들이 저승으로 가기 전에 반드시 건너야 한다는 망각의 강 ‘레테’에 비유된다. 다른 하나는 망각의 숲길을 함께 걷는 연인은 반드시 헤어지게 된다는 속설이다.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을 처음 구분한 독일 심리학자 헤르만 에빙하우스는 뇌 용량이 평생 벌어지는 모든 일을 기억에 담아둘 정도로 크다고 생각했다. 실제 1970년대의 한 실험에서는 기억.. 더보기
[책과 삶]진화하는 지식과 학문 ‘대중언어’로 소통하다 입력 : 2008-05-30 18:11:01ㅣ수정 : 2008-05-30 18:11:05 신지식의 최전선(전 4권) 조효제·최혜실 외 | 한길사 경계를 넘나들면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더 새롭고 더 창조적인 발상은 완료형이 아닌 현재진행형이다. 격동의 20세기가 저물어갈 무렵 ‘학문적 전투 보고서’를 자처하는 ‘지식의 최전선’이란 책이 첫선을 보였을 때 ‘기획의 승리’라는 상찬이 끊이지 않았다. 문(文)을 무(武)의 언어로 재단하는 역설이 다소 괴이쩍지만 뷔페식으로 풍성하게 차린 지식의 성찬이 입맛을 돋웠기 때문이다. 새천년 첫해인 2000년 1월1일부터 프랑스에서 ‘모든 국민을 지식인으로’라는 깃발 아래 제법 거창한 강연 프로그램이 1년 동안 하루도 빠지지 않고 이어지자 이 책의 기획의도는 한결 돋보였다... 더보기
화엄경 속 인터넷 입력 : 2008-05-30 18:00:01ㅣ수정 : 2008-05-30 18:00:06 “욕망을 버리지 못한 인간은 덫에 걸린 토끼처럼 사방을 헤집고 다닌다. 그러므로 중생이 스스로 무욕의 경지를 추구함으로써 욕망을 떨치게 하라.”(부처) “인간 본연의 한계를 깨닫고 물질적 욕망을 채우려는 욕심을 버릴 때, 우리는 가치 있고 조화로운 삶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알베르트 아인슈타인) 2500년 전의 석가모니 부처와 20세기의 천재물리학자 아인슈타인의 말이 너무나 닮아 있는 걸 발견했을 때 사람들은 경이로워했다. 닐스 보어나 베르너 하이젠베르크 같은 양자물리학의 거목들이 물리학의 인과율에 이르러 연구를 포기해야 하는 허탈감에 빠져 한마디씩 남긴 말도 색즉공(色卽空) 사상과 공교롭게 일치한다. ‘품격을.. 더보기
[여적]침묵의 카르텔 입력 : 2008-05-23 18:11:37ㅣ수정 : 2008-05-23 18:11:42 어떤 사나이가 남자로 위장하고 군에 입대한 여동생 자랑을 늘어놓았다. 한참 얘기를 듣고 있던 친구가 물었다. “그렇지만 사내 녀석들과 함께 옷을 갈아입기도 하고 샤워를 하기도 해야 할 것 아닌가, 안 그래?” 대화가 이어졌다. “물론이지.” “그런데 여자라는 걸 눈치 채지 못한단 말이야?” “눈치는 채지만 그걸 입밖에 내려드는 녀석이 어디 있겠냐고?” ‘침묵의 카르텔’을 은유하는 외국의 우스개 한 토막이다. ‘침묵의 카르텔’은 특정 사회집단이나 이익단체에 불리한 문제가 생겼을 경우 같은 구성원들이 입을 다물거나 서로 비판하지 않는 일종의 담합현상이다. 보고도 못 본 척, 알고도 모르는 척함으로써 문제 자체를 덮어버려.. 더보기
‘진심’ 교환의 원칙 입력 : 2008-05-23 17:31:36ㅣ수정 : 2008-05-23 17:41:27 ‘마음의 창’에는 네 가지 영역이 존재한다. 나도 알고 상대방도 아는 ‘열린 창(open area)’, 나는 알고 있지만 상대방은 모르는 ‘숨겨진 창(hidden area)’, 나는 모르지만 상대방은 쉽게 나를 관찰할 수 있는 ‘보이지 않는 창(blind area)’, 나도 상대방도 모두 알지 못하는 ‘미지의 창(unknown area)’이 그것이다. 심리학의 의사소통이론 가운데 ‘조하리의 창’(Johari Window)이란 학설이다. 창안한 두 심리학자 조지프 루프트와 해리 잉햄의 이름을 딴 이 분석틀은 나와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아가 어떤 상태인지를 설명하는데 매우 유용한 방법론이다. 사람에 따라 그 창의 크기.. 더보기
[책과 삶]‘밥상위의 毒소’ 광우병 뿐이랴 입력 : 2008-05-16 17:25:55ㅣ수정 : 2008-05-16 17:26:01 ▲독소 : 죽음을 부르는 만찬…윌리엄 레이몽 | 랜덤하우스 사하라 사막 이남의 ‘검은 아프리카’에서 굶주림에 시달리는 사람보다 비만 때문에 고생하는 사람이 3배나 많은 나라가 적지 않다면 믿겠는가. 유감스럽게도 사실이다. 잠비아에서는 네살 난 어린이의 20%가 비만이다. 아프리카도 비만이라는 질병의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는 사례는 더 많다. 비만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병’이라는 말을 처음 쓴 호주 디킨대의 폴 짐멧 교수는 단순한 외관상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병으로 여겨야 한다고 재촉한다. 비만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공식적인 전염병으로 선포하고 ‘은밀한 살인자’로 인정할 정도다. .. 더보기
[여적]법칙 속의 이명박 입력 : 2008-05-16 17:40:58ㅣ수정 : 2008-05-16 17:41:02 이명박 대통령에게 대선 과정에서는 ‘샐리의 법칙’이 작용하는 모습이었던 반면 당선된 뒤에는 ‘머피의 법칙’이 적용되는 듯하다고 누군가가 관찰했다. 한나라당 경선 때와 후보 시절에는 이 대통령에게 악재가 발생할 때마다 다른 큰 사건이 덮어주는 행운이 뒤따라 샐리의 법칙이 통하는 것 같았다. 반대로 이 대통령이 당선되고 나서 인수위원회가 가동된 뒤부터는 하는 일마다 꼬여가는 형국이어서 머피의 법칙으로 바뀐 듯하다. 금방 기억해 낼 수 있는 것만 하더라도 영어몰입교육 논란, 청와대·내각 인사 파동, 대운하 논란, 혁신도시 논란, 박근혜 전 대표와의 갈등, 석유·곡물가격 폭등, 저성장 고물가, 쇠고기 파동에 이르기까지 끝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