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빼앗긴 티베트에 봄은 오는가 입력 : 2008-03-21 17:33:26ㅣ수정 : 2008-03-21 17:34:17 Keyword Link | x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라마는 1959년 노르불링카 궁을 버리고 험준한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망명길에 오르며 처절한 한마디를 토해냈다. “그릇은 깨질지 몰라도 거기에 담긴 정신은 결코 깨지지 않을 것이다.” 당시 민중 봉기가 실패로 끝난 뒤 인도의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 정부가 세워진 지 내년이면 어느덧 반세기를 맞는다. 티베트인들에게 조국 독립운동은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절규한 시인 이상화의 애원처럼 너무나 절절한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끔찍한 유혈 사태까지 불러온 티베트인들의 시위가 처음엔 자유를 갈구하는 외침이었지만 베이징 올림픽을 기화로 짓밟.. 더보기 [여적]워비곤 호수 효과 입력 : 2008-03-14 17:37:16ㅣ수정 : 2008-03-14 17:37:54 미국의 풍자 작가이자 방송인 개리슨 케일러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버라이어티 쇼 ‘프레이리 홈 컴패니언’에서 ‘워비곤 호수’라는 가상 마을을 설정한다. 1974년부터 이어져온 이 프로그램에서 케일러는 언제나 ‘워비곤 호수’ 마을의 소식을 전하면서 시작한다. “레이크 워비곤에서 온 소식입니다. 시간도 잊어버린 마을, 세월도 바꾸지 못한 마을, 여자들은 모두 강인하고, 남자들은 한결같이 잘 생겼으며, 아이들은 모두 평균 이상인 이곳….” 여기서 ‘아이들이 모두 평균 이상인 곳’은 현실 세계에는 존재할 수 없다. 통계적으로 불가능하니 논리적 오류다. 2006년 타계한 로버트 알트만 감독이 같은 제목의 영화를 제작할 정도.. 더보기 평등한 자유 속에 약자 위한 차등을 입력 : 2008-03-14 16:35:20ㅣ수정 : 2008-03-14 16:35:57 사회 정의와 법질서의 관계는 평등과 자유의 관계만큼이나 논쟁적이다. 정의는 흔히 평등의 가치로 여겨진다. 해서 이념 논쟁을 즐기는 이들은 ‘진보·좌파=정의, 보수·우파=질서’라는 단순명쾌한 이분법적 잣대를 들이대곤 한다. 하지만 이항대립적 관계로만 인식하기엔 너무 복잡미묘하다. 정의와 질서는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병행한다고 해야겠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 때로는 충돌하고, 선후를 가려야 할 경우도 존재한다.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삼성 떡값’ 로비 대상자 발표를 둘러싸고 갈등국면이 조성되는 것도 정의가 먼저냐 질서가 우선이냐의 논란이 본질이다. 사회정의를 위해서는 거쳐야 할 아픔과 통과의례.. 더보기 [책과 삶]2등의 파이는 없다…전세계적인 일등 쏠림현상 폐해 입력 : 2008-03-07 17:24:12ㅣ수정 : 2008-03-07 17:24:38 ▲승자독식사회…로버트 프랭크·필립 쿡 | 웅진지식하우스 할리우드 스타 톰 행크스는 지난해 미국 영화사상 최고의 개런티를 기록했다. 행크스가 계약한 영화 ‘천사와 악마’의 출연료는 물경 455억원에 이른다. 한국에서도 장동건이 2004년 영화 한 편의 출연료로 8억50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는 달리 10만명이 훨씬 넘는 미국 영화배우들 가운데 12%만이 출연료를 받는다고 한다. 10여년 전의 통계지만 그 12% 중에서도 90%는 연간 5000달러 이하의 출연료를 손에 쥔다. 수십만명에 달하는 대부분의 연예인 지망생들은 웨이터나 택시 운전사로 생계를 유지하다 결국 꿈을 포기하고 만다. 1984년 로스앤젤레.. 더보기 [여적]장바구니 입력 : 2008-03-07 17:50:47ㅣ수정 : 2008-03-07 17:51:12 중국에서는 ‘의식주(衣食住)’라 하지 않고 ‘식의주(食衣住)’라고 일컫는다. 전통적으로 식생활에 더 신경을 곤두세우기 때문인 듯하다. 예부터 의식동원(醫食同源·의약과 먹는 것은 뿌리가 같다)이고 음화식덕(飮和食德·마시고 먹는 일이 미덕이다)이라 여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영어·프랑스어권을 비롯한 서양에서도 ‘식의주’ 순서다. 북한에서는 다른 경로로 ‘의식주’ 대신 ‘식의주’란 말을 쓴다. 북한이 우리말의 관용어가 된 의식주를 식의주로 바꿔 부르기 시작한 것은 1984년 무렵부터다. 김일성 주석이 먹는 문제가 입는 문제에 우선한다고 역설했기 때문이다. 93년 발간된 ‘김일성 저작집’ 39권에는 이처럼 고쳐 쓰도록 한 .. 더보기 이태준의 옛집서 맛본 ‘수필의 진수’ 입력 : 2008-03-07 17:11:58ㅣ수정 : 2008-03-07 17:12:22 번잡한 일상을 뒤로 하고, 풍진과 세파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고 싶을 땐 이곳을 홀연히 찾아간다. 혼자서도 좋고, 두 셋이서도 괜찮다. ‘시에는 정지용, 소설에는 이태준’이라는 그 한마디로 평가가 끝나는 상허(尙虛) 이태준의 옛집 ‘수연산방(壽硯山房)’이다. 단아한 기품과 약간의 호사를 지닌 전형적인 이 ‘조선 기와집’을 정지용 시인이 질투할 정도였다니 새삼 덧붙일 말이 없겠다. 추사 김정희의 글씨를 직접 집자해 팠다는 문향루(聞香樓)란 현판이 낯익은 듯 반긴다. 1946년 월북하기 전까지 13년 동안 살았던 서울 성북동의 이 고택 중에서도 생시에 글을 썼던 사랑방에 앉아 그가 바라보았을 북악산 자락을 올려다보면 .. 더보기 [여적]운명 교향곡 입력 : 2008-02-29 17:42:43ㅣ수정 : 2008-02-29 17:42:56 생물학에는 ‘발생운명’이란 게 있다. 배(胚)의 각 부역(部域)이 발생적 변화를 거쳐 특정 조직이나 기관으로 분화하는 것을 일컫는다. 예정운명이라고도 하는 발생운명은 처음부터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개체 발생 과정에서 비로소 정해진다. 인간은 곧잘 의지의 힘을 부정하고 체념을 통해 ‘정적주의(靜寂主義)’로 빠져들곤 한다. 능동적인 의지를 최대한 억제하고 초인적인 힘에 전적으로 의지하려는 수동적 사고가 정적주의다. 초인적인 힘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운명이기도 하다. 고대 그리스인들은 그 운명의 힘 속에 신의 섭리와 흡사한 의지의 존재를 믿었다. 여기서 그리스인들은 인간의 운명을 관장하는 세 여신을 생각해냈다. 탄생.. 더보기 인간성의 생태적 복원 역설 입력 : 2008-02-29 16:55:17ㅣ수정 : 2008-02-29 16:55:29 2004년 3월9일 서울 중앙지방법원에서 재독학자 송두율 교수의 국가보안법 위반사건 재판이 열렸을 때였다. 송교수는 최후 진술에서 세계적인 석학의 탁월한 비유를 들며 국가보안법의 부당성을 호소했다. “위험사회니 보험사회니 하는 말처럼 위험이 항시적으로 도처에 도사리고 있으면서도 이에 대한 우리들의 감각이 둔화하기 때문에 위험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을 생태철학자 그레고리 베이트슨은 재미있는 비유를 들어 설명합니다. 개구리를 미지근한 물에 넣어 조금씩 온도를 높여서 가열하면 이 개구리는 끓는 물 속에서 그만 죽습니다. 그러나 끓는 물에 개구리를 바로 집어넣으면 이 개구리는 펄쩍 뛰어 밖으로 .. 더보기 [책과 삶]‘속도’가 인간을 지배하다 입력 : 2008-02-22 16:57:11ㅣ수정 : 2008-02-22 16:57:14 ▲템포 바이러스…페터 보르샤이트 | 들녘 “더 빨리 생각하라. 오늘 당신이 낸 아이디어는 앞으로 5년 후에는 낡은 것이 될 것이다. 완벽한 것을 구하려 하지 마라. 그걸 찾느라 1년 반이 늦어지거나 너무 비용이 많이 드는 것보다는 차라리 지금 98.5%의 완벽함이 낫다. 완벽한 것이란 슬로모션인 반면에 환상적인 것은 광속으로 움직인다.” 독일 ABB 콘체른이 가장 앞세우는 슬로건이다. 이 기업의 최고위 임원 가운데 한 사람인 스웨덴 출신의 퍼시 바네빅은 “달팽이 속도로 완벽함을 향해 나아가기보다 서너 가지 오류를 범하더라도 차라리 열 가지 일을 빨리 결정하는 것이 더 낫다”고 끊임없이 직원들을 다그친다. 상품 수명의.. 더보기 [여적]마태효과 입력 : 2008-02-22 17:46:47ㅣ수정 : 2008-02-22 17:46:51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 성경 마태복음에 나오는 이 구절은 사회과학자들이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일컫는 ‘마태효과(Mattew Effect)’를 설명하는데 곧잘 인용된다.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마태효과로 이름 지은 것은 미국 사회학자 로버트 머튼이 처음이다. 가진 자는 더 많이 갖게 되고 덜 가진 사람은 점점 더 적게 가지게 되는 걸 이 구절에서 착안한 것이다. 마태효과는 경제뿐만 아니라 사회과학 모든 분야에 관찰되는 부익부빈익빈 현상을 분석하고 설명하는 데 두루 쓰인다. 논란을 빚는 국민소득 양극화 현상과 빈곤의 악순환, 지식·교육 격차, 정보 격차, 영어 격차, 마.. 더보기 이전 1 ··· 63 64 65 66 67 68 69 ··· 8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