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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 극복의 길 있나 입력 : 2008-10-31 17:33:23ㅣ수정 : 2008-10-31 17:33:27 덴마크 철학자 쇠렌 키에르케고르는 네로 황제가 로마에 불을 지르고 대학살을 자행한 것과 희대의 바람둥이 돈 후안이 1500여명의 여성을 농락한 것도 불안에서 비롯됐다는 색다른 주장을 편다. 키에르케고르는 모든 인간이 아담으로부터 죄성(罪性)을 상속받았다는 기독교 교리에 대해서도 반기를 높이 들었다. 불안의 탈출구를 찾지 못할 때 죄를 범하게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일생 동안 불안을 껴안고 더불어 살다시피한 그는 모든 존재가 자신을 불안하게 한다고 믿었다. 키에르케고르의 관점을 받아들인다면 도처에서 급증하는 불안도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불안은 인간 내면의 가장 본질적 요소인 셈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불안도 세계.. 더보기
[여적]탐욕의 굴레 입력 : 2008-10-24 17:59:06ㅣ수정 : 2008-10-24 17:59:24 부조리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알베르 카뮈의 소설 는 인간의 탐욕이 낳은 비극을 살싸하게 그렸다. 여인숙을 운영하는 모녀는 너무나 가난한 나머지 끔찍한 범행을 은밀하게 저지르기 시작한다. 투숙 손님 가운데 부자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음식에 독약을 타 먹여 죽인 뒤 시체를 강물에 버리곤 한다. 금품에 욕심을 품고 있음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청년이 투숙객으로 들어온다. 이 청년은 어려서 객지에 나가 성공한 후 어머니와 누이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돌아온 것이다. 청년은 어머니와 누이가 어떻게 사는지 보고 싶어 신분을 숨기고 숙박을 신청한다. 투숙객이 오빠인 줄 모르는 누이는 음식에 독약을 타면서 .. 더보기
악은 과연 평범할까 입력 : 2008-10-24 17:37:55ㅣ수정 : 2008-10-24 17:38:09 Keyword Link | x 경악할 만한 범죄 사건을 접할 때마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란 말이다. 지난 20일 새로운 한 주일의 출근 무렵 서울 논현동 고시원에서 불을 지르고 흉기를 마구 휘둘러 무고한 6명을 살해한 정 모씨의 끔찍한 범행도 예외는 아니다. 구속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잘못했습니다. 반성하고 있습니다”라고 되풀이한 정씨의 순간적 모습은 악한과 거리가 멀어보였다. 최근 암으로 투병 중인 이해인 수녀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편지를 보냈다는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씨에게서도 흡사한 느낌을 받는다. 아렌트는 수백만 명의 유대인 학살을 지휘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이 성격 파탄.. 더보기
[책과삶]‘칼’로 치유하는 미국의 아픈 꿈이다, 성형은 입력 : 2008-10-17 17:49:40ㅣ수정 : 2008-10-17 17:49:43 비너스의 유혹: 성형수술의 역사…엘리자베스 하이켄 | 문학과지성사 입학시험이나 사원채용 면접 때 잘 생긴 사람에게 더 좋은 점수를 주는 것은 공식적인 금기사항이다. 비민주적이고 평등권 침해로 지탄받아 마땅한 소송감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게도 다르다. 키가 크고 잘 생겼으며 날씬한 사람일수록 돈을 더 많이 번다는 연구 결과가 2005년 미국에서 보도됐을 때 논란의 소지가 있으면서도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연예인같이 외모가 중요한 직업이 아닌 일자리에도 외모와 보수의 상관관계가 널리 적용되고 있음을 실제로 입증했기 때문이다. 미모가 계량화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사실은 막연하게나마 ‘설마’의 영역에 속했다. 외.. 더보기
[여적]증권가의 붉은 넥타이 입력 : 2008-10-17 17:54:24ㅣ수정 : 2008-10-17 17:54:31 넥타이는 오케스트라의 제1 바이올린에 비유되기도 한다. 무대 중앙에 배치돼 사소한 실수라도 금방 드러날 수밖에 없는 제1 바이올린처럼 주목받는 패션이기 때문이다.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잘 맨 넥타이는 인생에 있어 성실성을 보여주는 최초의 행위”라고까지 했다. 이탈리아 작가 알베르토 마라비아도 “인간은 자신의 이상을 개성으로 표현하고 고유한 자기 존재를 증명하는 단 하나의 장식품을 소유한다. 이것이 바로 넥타이다”라고 예찬한다. 3대 이탈리아 명품 남성복으로 꼽히는 하이엔드 브랜드의 창시자인 스테파노 리치는 “남자가 아무리 제임스 본드 같은 얼굴에다 완벽하게 차려 입었다고 한들, 넥타이가 웃기면 스타일은 회복 불가능.. 더보기
자살 극복의 묘책 입력 : 2008-10-17 17:53:30ㅣ수정 : 2008-10-17 17:53:37 누구나 일생 동안 한 번쯤은 자살을 꿈꾼다고 정신분석학자들은 말한다. 삶에는 차마 견디기 힘든 고비가 찾아오게 마련이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알베르 카뮈는 단언한다. “참으로 위대한 철학의 문제는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자살이다. 인생을 괴로워하며 살 값어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게 철학의 기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이다.” 악성 베토벤도 말년에 자살 충동으로 고심참담했다. 하지만 음악에 대한 열정이 그의 자살을 막았다. “나는 본래부터 천성이 밝은 사람이다. 남과 사귀기를 좋아하기 때문에 남과 헤어져서 고독한 생활을 한다는 것이 정말 싫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좀더 큰 소리로 말해 주시오. 나는 귀가 잘 .. 더보기
[여적]경영인 히포크라테스 선서 입력 : 2008-10-10 17:55:53ㅣ수정 : 2008-10-10 17:56:04 ‘나는 어떤 책임이 따른다 하더라도 죽음이나 파괴를 조장하거나, 또는 가난이나 무지를 방관하거나 사람을 노예로 만드는 불평등을 조장할 수 있는 수단에 내 발견과 발명품, 내 지식을 사용하지 않겠으며, 인류 평등을 증진하고 그들의 삶을 풍요롭고 자유롭게 하는 데 이를 사용할 것을 선서합니다.’ 프랑스의 한 철학자가 의학도를 위한 ‘히포크라테스 선서’처럼 과학을 전공하려는 학생들에게 ‘과학자를 위한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필요성을 역설하며 만든 초안이다. 라는 특이한 제목의 책을 펴낸 미국의 사회변화창안연구소도 이와 흡사한 ‘과학자를 위한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만들어 초급 과학자들에게 서명하도록 한 적이 있다. 노벨상 수.. 더보기
탐욕의 거리, 월스트리트 입력 : 2008-10-10 17:32:47ㅣ수정 : 2008-10-10 17:32:51 “탐욕스러운 월스트리트 금융귀족들의 실패를 왜 납세자의 돈으로 구제해야 하느냐. 월스트리트 스스로 구제금융 자금을 조성하라.” 부시 미 행정부가 마련한 7000억달러 구제금융안을 연방 하원에서 처음 표결할 당시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의 격앙된 주장이다. 표결 토론을 보면서 마이클 더글러스에게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가 먼저 떠올랐다. 이 영화에서 기업 사냥꾼인 주인공 고든 게코(더글러스)는 텔다 페이퍼 주주총회에서 소리 높여 연설한다. “탐욕은 좋은 것입니다. 탐욕은 옳은 것입니다. 탐욕은 효과가 납니다. 탐욕은 명료하게 하고, 헤치고 나가게 하며, 전진하는 정신의 진수(眞髓)를 북돋웁니다. 탐욕, 그 모든.. 더보기
[여적]악성 루머 입력 : 2008-10-03 17:58:03ㅣ수정 : 2008-10-03 17:58:18 터무니없는 루머가 낳은 가장 끔찍한 사건은 2005년 8월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일어난 일일 것 같다. 수십만명이 티그리스강 근처 사원을 향해 걸어가고 있을 때 느닷없이 자살특공대가 있다는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문은 걷잡을 수 없이 빠른 속도로 퍼져 나갔다. 서로 먼저 현장을 빠져나가려다 수백명이 인파에 짓밟히고 다리에서 떨어졌다. 당시 문제의 자살특공대는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끝내 1000여명이 떼죽음을 당했다는 황당한 소식이 전해졌던 기억이 아직 새삼스럽다. 루머는 흔히 공동체 안에서 불안이 가중되거나 이해가 첨예하게 대립되고, 전환기에 있을 때 가장 활성화된다고 한다. 상실에 대한 두려움, 편견,.. 더보기
무릇 글을 쓴다는 것은 입력 : 2008-10-03 16:42:34ㅣ수정 : 2008-10-03 16:42:37 서양문학을 공부하다 보면 반드시 만나게 되는 게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이듯이 동양문학의 숲에 들어서면 유협의 ‘문심조룡’(文心雕龍)을 지나칠 수 없다. 중국 근대문학의 큰 별 루쉰이 서양에 ‘시학’이 있다면 동양에는 ‘문심조룡’이 있다고 어깨를 으쓱한 것도 그 때문이리라. 중국에는 문장을 논하자면 ‘문심조룡’이고, 역사를 논하자면 ‘사통’(史通·당나라의 유지기가 지은 중국 최초의 사학 이론서)이라는 말도 있다. 소설가 이문열도 초년 시절 위진남북조 시대의 중국 문학 이론서 ‘문심조룡’을 자신의 문학 수원지(水源池)라고 소개한 적이 있을 정도다. 일반인들에게 다소 생소하지만 동양문학사에서 ‘문심조룡’의 위상을 상징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