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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의 꿈과 사이버세계 입력 : 2008-11-14 17:27:14ㅣ수정 : 2008-11-14 17:27:29 ‘아바타’라는 말이 대중화한 결정적 계기는 1992년 첫 출간된 닐 스티븐슨의 SF소설 다. 이 소설에 나오는 가상의 나라 ‘메타버스’에 들어가려면 누구나 ‘아바타’라는 가상의 신체를 빌려 활동을 해야 한다. 가상사회는 이 소설이 나온 뒤부터 웹상에서 몰라보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분신·화신을 뜻하는 산스크리트어 ‘avataara’에서 유래한 ‘아바타’는 사이버 공간에서 사용자의 역할을 대신하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다. ‘아바타’는 인터넷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가상현실게임, 웹 채팅 등에서 자신을 나타내는 그래픽 아이콘을 나타내게 됐다. 는 너무나 빨리 변하는 과학 현실에서 매력이 반감된 소설일지 모르나 2005년 .. 더보기
[여적]킹 목사의 꿈 입력 : 2008-11-07 18:03:27ㅣ수정 : 2008-11-07 18:03:30 1950년 일본 미야자키 현 동해안의 무인도 고지마에 일본원숭이가 집단서식하고 있었다. 교토대 영장류연구소 학자들은 이들에게 먹이를 주면서 길들이기에 성공했다. 먹이는 밭에서 자란 흙투성이 고구마였다. 어느 날부터 한 원숭이가 고구마를 강물에 씻어먹기 시작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다른 원숭이들이 따라했다. 고구마가 흙이 씹히던 때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맛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무리의 반 수 이상이 씻어 먹기에 이르렀다. 원숭이들은 강물이 마르게 되자 바닷가에 나가 고구마를 씻어 짭짤한 맛까지 즐겼다. 이 같은 집단 행위는 놀랍게도 이곳에서 멀리 떨어진 다카자키 산에 서식하던 원숭이 무리에서도 관찰됐다. 두 곳의.. 더보기
다름은 틀림이 아니다 입력 : 2008-11-07 17:25:23ㅣ수정 : 2008-11-07 17:25:32 결혼 이주민이나 외국인이 ‘다르다’와 ‘틀리다’는 말을 자신도 모르게 구별하지 않고 쓸 정도가 되면 “한국사람이 다 됐다”고 한다. 이방인들이 한국생활에서 처음 마주치는 어려움 가운데 하나가 ‘다른 사람’이 아닌 ‘틀린 사람’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다르다’와 ‘틀리다’가 혼용되는 까닭을 ‘다르다’는 것이 오류인 것처럼 사회적으로 인식되거나 개개인의 심층의식에 똬리를 틀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기도 한다. 머리로는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가슴으로는 그걸 받아들이지 않아서다. 또 다른 가설은 ‘틀리다’와 ‘다르다’를 별 구분 없이 사용하는 일본어가 일제시대를 관통해온 한국어에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다. 국어학자들이 입증하.. 더보기
[여적]청와대 도서목록 입력 : 2008-10-31 17:51:46ㅣ수정 : 2008-10-31 17:51:47 철학자이자 교육자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 편집위원장을 지낸 모티머 애들러는 독서의 수준을 4단계로 나눈다. 애들러가 이란 책에서 분류한 4단계는 초급 독서, 점검 독서, 분석 독서, 통합적인 신토피컬 독서 순이다. 초급 독서는 문장과 단어의 뜻을 아는 단계이다. 점검 독서는 어떤 종류의 책이며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가를 파악하는 수준이다. 일정한 시간 안에 할당된 분량을 읽도록 주문한다. 골라 읽기나 예비 독서라고 할 수 있겠다. 분석 독서는 피가 되고 살이 될 때까지 철저히 읽어내는 단계다. ‘깊이읽기’라 해도 좋을 듯하다. 신토피컬 독서는 한 주제로 몇 권의 책을 연관지어 읽는 단계다. 비교 독서법이라고도 하는 신토.. 더보기
[책과 삶]이게 바로 ‘중국스타일’이다 입력 : 2008-10-31 17:56:33ㅣ수정 : 2008-10-31 17:56:46 ㆍ중국인이면서 경계인으로 살아가는 패션디자이너의 객관적 감각 보고서 중국풍 비비안 탐 | 한길사 ‘중국적인 것이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은 일도양단할 수 있을 만큼 단순명쾌하지 않다. 중국 문화가 독창성을 지녔으나 워낙 혼융(hybrid)인데다 안과 바깥에서 보는 중국 스타일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투영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중국인이면서도 경계인으로 살아가는 세계적인 패션 디자이너 비비안 탐의 눈에는 중국적인 것이 한층 복잡미묘하다. 붉은색과 초록색으로 칠해진 촌스럽고 화려한 탑 지붕, 호화로운 빨강과 빛나는 금색으로 장식된 중국 식당, 소용돌이 문양의 대리석으로 상감된 무겁고 어두운 색조의 조각 나무.. 더보기
‘불안’ 극복의 길 있나 입력 : 2008-10-31 17:33:23ㅣ수정 : 2008-10-31 17:33:27 덴마크 철학자 쇠렌 키에르케고르는 네로 황제가 로마에 불을 지르고 대학살을 자행한 것과 희대의 바람둥이 돈 후안이 1500여명의 여성을 농락한 것도 불안에서 비롯됐다는 색다른 주장을 편다. 키에르케고르는 모든 인간이 아담으로부터 죄성(罪性)을 상속받았다는 기독교 교리에 대해서도 반기를 높이 들었다. 불안의 탈출구를 찾지 못할 때 죄를 범하게 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일생 동안 불안을 껴안고 더불어 살다시피한 그는 모든 존재가 자신을 불안하게 한다고 믿었다. 키에르케고르의 관점을 받아들인다면 도처에서 급증하는 불안도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불안은 인간 내면의 가장 본질적 요소인 셈이다. 하지만 요즘 들어 불안도 세계.. 더보기
[여적]탐욕의 굴레 입력 : 2008-10-24 17:59:06ㅣ수정 : 2008-10-24 17:59:24 부조리의 철학자이자 작가인 알베르 카뮈의 소설 는 인간의 탐욕이 낳은 비극을 살싸하게 그렸다. 여인숙을 운영하는 모녀는 너무나 가난한 나머지 끔찍한 범행을 은밀하게 저지르기 시작한다. 투숙 손님 가운데 부자처럼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음식에 독약을 타 먹여 죽인 뒤 시체를 강물에 버리곤 한다. 금품에 욕심을 품고 있음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던 어느 날 한 청년이 투숙객으로 들어온다. 이 청년은 어려서 객지에 나가 성공한 후 어머니와 누이를 행복하게 해주기 위해서 돌아온 것이다. 청년은 어머니와 누이가 어떻게 사는지 보고 싶어 신분을 숨기고 숙박을 신청한다. 투숙객이 오빠인 줄 모르는 누이는 음식에 독약을 타면서 .. 더보기
악은 과연 평범할까 입력 : 2008-10-24 17:37:55ㅣ수정 : 2008-10-24 17:38:09 Keyword Link | x 경악할 만한 범죄 사건을 접할 때마다 먼저 떠오르는 것은 정치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악의 평범성’이란 말이다. 지난 20일 새로운 한 주일의 출근 무렵 서울 논현동 고시원에서 불을 지르고 흉기를 마구 휘둘러 무고한 6명을 살해한 정 모씨의 끔찍한 범행도 예외는 아니다. 구속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잘못했습니다. 반성하고 있습니다”라고 되풀이한 정씨의 순간적 모습은 악한과 거리가 멀어보였다. 최근 암으로 투병 중인 이해인 수녀에게 쾌유를 기원하는 편지를 보냈다는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씨에게서도 흡사한 느낌을 받는다. 아렌트는 수백만 명의 유대인 학살을 지휘했던 아돌프 아이히만이 성격 파탄.. 더보기
[책과삶]‘칼’로 치유하는 미국의 아픈 꿈이다, 성형은 입력 : 2008-10-17 17:49:40ㅣ수정 : 2008-10-17 17:49:43 비너스의 유혹: 성형수술의 역사…엘리자베스 하이켄 | 문학과지성사 입학시험이나 사원채용 면접 때 잘 생긴 사람에게 더 좋은 점수를 주는 것은 공식적인 금기사항이다. 비민주적이고 평등권 침해로 지탄받아 마땅한 소송감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하게도 다르다. 키가 크고 잘 생겼으며 날씬한 사람일수록 돈을 더 많이 번다는 연구 결과가 2005년 미국에서 보도됐을 때 논란의 소지가 있으면서도 조금은 충격적이었다. 연예인같이 외모가 중요한 직업이 아닌 일자리에도 외모와 보수의 상관관계가 널리 적용되고 있음을 실제로 입증했기 때문이다. 미모가 계량화될 수 있는 상품이라는 사실은 막연하게나마 ‘설마’의 영역에 속했다. 외.. 더보기
[여적]증권가의 붉은 넥타이 입력 : 2008-10-17 17:54:24ㅣ수정 : 2008-10-17 17:54:31 넥타이는 오케스트라의 제1 바이올린에 비유되기도 한다. 무대 중앙에 배치돼 사소한 실수라도 금방 드러날 수밖에 없는 제1 바이올린처럼 주목받는 패션이기 때문이다. 작가 오스카 와일드는 “잘 맨 넥타이는 인생에 있어 성실성을 보여주는 최초의 행위”라고까지 했다. 이탈리아 작가 알베르토 마라비아도 “인간은 자신의 이상을 개성으로 표현하고 고유한 자기 존재를 증명하는 단 하나의 장식품을 소유한다. 이것이 바로 넥타이다”라고 예찬한다. 3대 이탈리아 명품 남성복으로 꼽히는 하이엔드 브랜드의 창시자인 스테파노 리치는 “남자가 아무리 제임스 본드 같은 얼굴에다 완벽하게 차려 입었다고 한들, 넥타이가 웃기면 스타일은 회복 불가능..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