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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위선의 손’…증오를 ‘증오’하다 입력 : 2008-02-01 17:20:24ㅣ수정 : 2008-02-01 17:20:29 ㆍKKK단·흑인린치·고문·강간·아동학대 ㆍ지구촌의 끔찍한 잔혹문화와 역사 헤집기 ▲거짓된 진실…데릭젠슨|아고라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증오의 종류는 사랑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해진다고 한다.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증오가 있는가 하면, 권력이 없어서 생긴 증오도 있다. 복수심 때문에 생긴 증오와 부러움이 변한 증오가 교직된다. 공포 때문에 증오가 발생하는 한편, 그저 경멸 때문에 증오가 일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증오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 반유대주의, 동성애자 혐오증 같은 낱말들만으로는 증오의 다양성을 담아내지 못한다. 게다가 증오는 편견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암울.. 더보기
[여적]사랑 온도 입력 : 2008-02-01 17:36:49ㅣ수정 : 2008-02-01 17:36:54 프랑스의 거장 장자크 베넥스 감독의 영화 ‘베티 블루’의 원제목은 ‘37.2도의 아침’이다. 이 영화는 1986년 3시간5분짜리로 제작됐지만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주로 120분짜리로 개봉됐다. 한국에서는 89년 외설적이고 너무 길다는 이유 등으로 100분짜리 영화로 상영됐다가 2000년 185분짜리로 재개봉되는 곡절을 겪어야 했다. 원제에 붙은 ‘37.2도’는 여자가 임신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로 알려져 있다. 가장 격정적인 사랑을 나눌 때의 남녀 체온이기도 하다. 보통 사람의 체온인 36.5도보다 0.7도 높은 수치다. 그래선지 국내 상영 때 ‘사랑의 온도’라는 부제가 붙었다. 작가 전경린씨는 ‘30도’를.. 더보기
차가운 경제학자의 세계화 성찰 입력 : 2008-02-01 17:02:21ㅣ수정 : 2008-02-01 17:02:25 지난주 막을 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을 지켜보면서 조지프 스티글리츠를 먼저 떠올린 건 순전히 그의 대표저서인 ‘세계화와 그 불만’(세종연구원) 때문이다. 세계화 전도사들의 모임에서 그의 성찰적 인식변화의 조짐이 조금이나마 엿보인 데는 ‘세계화와 그 불만’이 일말이라도 기여하지 않았을까 싶었던 게다.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세계화 관련 저작 중에서 하필이면 이 책일까. 한스 피터 마르틴의 ‘세계화의 덫’, 조지 몬비오의 ‘도둑맞은 세계화’,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허울뿐인 세계화’, 피터 고완의 ‘세계 없는 세계화’, 로버트 아이작의 ‘세계화의 두 얼굴’, 다니엘 싱어의 ‘누구를 위한 세계화인가’처럼 같은 반열.. 더보기
[여적]중앙은행 총재 입력 : 2008-01-25 18:01:33 혁명의 풍운아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가 쿠바 중앙은행 총재로 일한 것은 한 편의 소극(笑劇)이다. 의사 출신인 그가 중앙은행 총재가 되는 과정에는 웃지 못할 일화가 있다. 피델 카스트로가 어느 날 회의 도중 이렇게 물었다. “여러분 중에 경제학자(economist)가 있는가?” 그러자 게바라가 손을 번쩍 들었다. 카스트로는 “자네가 경제학자였어?” 하고 되물었다. 잘못 알아들은 걸 알아차린 게바라는 “공산주의자(communist)가 있느냐고 묻는 줄 알았다”며 머쓱해 했다. 하지만 게바라는 쿠바 중앙은행 총재로 임명되고 말았다.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자기 월급을 5000페소에서 1200페소로 깎는 것이었다. 밤을 지새우며 부지런히 일했으나 그의 경제정책이 실.. 더보기
[책과 삶]‘聖女’마더 테레사, 당신이 잡은 손은 惡입니다 입력 : 2008-01-18 17:25:50 ▲자비를 팔다…크리스토퍼 히친스/모멘토 ▲신은 위대하지 않다…크리스토퍼 히친스/알마 크리스토퍼 히친스만큼 논쟁적인 지식인도 흔치 않다. 그렇다고 기품 없는 논객은 아니다. 지식시장에서 히친스의 주가가 여전히 높게 형성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는 듯하다. 그는 2005년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와 영국 정치평론지 ‘프로스펙트’가 공동으로 실시한 ‘100대 지식인’ 독자 투표에서 5위에 올랐다. 노엄 촘스키, 움베르토 에코, 리처드 도킨스, 바츨라프 하벨만이 그 앞에 놓인다. 진보적인 정치학자이자 언론인인 그가 펴내는 책과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마다 논쟁과 화제를 몰고 다닌다. 그가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을 둘러싸고 촘스키와 벌인 논쟁은.. 더보기
[여적]여류기사 9단 입력 : 2008-01-18 17:53:48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당위성을 홍보하면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한국과 일본 바둑계의 자세를 실례로 든 것은 타당성 여부와 상관없이 그럴 듯해 보였다. 중국의 루이나이웨이 9단을 받아들인 한국은 이제 세계 여성 바둑계도 호령하고 있는 반면 반대 여론에 밀린 일본은 여전히 침체 국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루이는 35세에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여류기사 9단이라는 입신의 경지에 오른 불세출의 철녀(鐵女)이다. 한 국제대회에서 ‘일본 남자 기사들 방에 들어가지 말라’는 훈령을 어긴 루이는 중국 국수전 출전정지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고 고심 끝에 바둑 유학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다. 루이는 일본기원 소속으로 기사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일본 바둑계는 .. 더보기
[여적]기밀 누설 입력 : 2008-01-11 18:34:40 모든 상황이 종료된 뒤 달빛이 교교한 밤이 찾아온다. 이오니아해에 떠있는 요트 위에서 제임스 본드는 본드 걸 멜리나의 가운을 벗기기 시작한다. 멜리나는 본드를 그윽한 눈초리로 쳐다보며 나지막하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속삭인다. “For Your Eyes Only, Darling!” 그리고 나서 두 남녀는 달빛이 은은한 바닷속에서 더없이 달콤한 수영을 만끽한다. 007시리즈 열두 번째 영화 ‘유어 아이스 온리’의 마지막 장면이다. 영화 제목을 직역하면 ‘당신의 눈만을 위하여’다. 당신만 보라는 뜻이다. 본드에게 첫 임무가 주어진 기밀 서류에도 이와 똑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서류의 들머리나 봉투에 이렇게 쓰여 있으면 지정된 수신자가 직접 뜯어 혼자서만 보라는 의미.. 더보기
[책과 삶]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1%의 힘’ 입력 : 2008-01-04 17:39:49 ▲마이크로트렌드…마크 펜·키니 잴리슨/해냄 미국 어린이들이 엄마·아빠를 졸라 외식할 때면 맥도널드 햄버거나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을 먼저 찾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기 십상이다. 그런 선입견으론 여덟 살부터 열여덟 살까지의 미국 어린이·청소년 가운데 150만명 정도가 채식주의자라는 사실에 놀랄 게 틀림없다. 그것도 부모의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고기를 거부한다면 쉬이 납득이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미국 언론에 등장하는 10대들은 90% 이상이 범죄, 폭력, 학대, 무관심 등 부정적인 낱말과 연관된다. 그중에서도 흑인 청소년은 악(惡)의 동의어나 다름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범적 흑인 청소년들이 몰라보게 늘어났다. 흑인 청소년들은 자원봉사, 투표, 교회 예배 .. 더보기
[여적]흔적 지우기 입력 : 2008-01-04 18:26:10 불가나 도가에선 흔적을 남기는 걸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노자는 ‘도덕경’ 도편에서 ‘선행무철적(善行無轍迹)’을 권면한다.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게 잘 가는 것’이라는 뜻이다. 성철 스님 역시 어떤 흔적도 남기려 애쓰지 말라고 설법했다. 모든 건 이 순간이 지나고 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일 뿐이라며. 조각 마음의 티끌 같은 흔적이라도 흘리지 말라는 경구다. 흔적은 집착에서 생긴다고 한다. 집착은 분별심에서 비롯된다. 분별이 집착을 낳고, 집착은 흔적을 낳는 셈이다. 이같은 성현들의 충언은 속인들이 흔적 남기기에 애달캐달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인생이 곧 흔적이다. 태어나는 것 자체가 흔적이고, 살아가는 것도 흔적이다. 사랑도 이별도 흔적이다... 더보기
[여적]익명의 미학 입력 : 2007-12-28 17:59:42 인터넷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익명’은 긍정보다 부정의 상징어로 비중을 시나브로 높여간다. 웹 2.0이라는 선진 인터넷은 한층 급격한 익명의 다중 중심 시대를 예보한다. 익명성의 개념에 관한 진화는 7~8할이 인터넷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제 익명성은 ‘가상’과 ‘가짜’의 구분도 모호하게 만든다. 그러잖아도 도회 문화는 익명의 외로움이 겨울 낙엽보다 더 쓸쓸하고 처량하게 보이는 세태다. 도시의 익명성은 범죄를 촉발하는 주원인의 하나이기도 하다. ‘영악한 익명의 시대’란 말도 그래서 나온다. 도시 환경은 필연적으로 익명의 타인들이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게도 한다. 현대인은 태양의 서커스 ‘퀴담’이 풍유하듯 길모퉁이를 서성..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