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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어떻게 독일 대중이 ‘히틀러 국민’이 돼갔나 입력 : 2008-04-04 17:34:38ㅣ수정 : 2008-04-04 17:35:55 ㆍ합창단·동호회 등 조직을 통한 국민의 ‘자발적 복종’과정 해부 ▲대중의 국민화…조지 L. 모스 | 소나무 “아돌프 히틀러 당신은 우리의 위대한 지도자이시니, 당신의 이름은 적들을 떨게 하나이다. 당신의 왕국에 임하옵시고, 당신의 뜻만이 이 땅 위에서 법칙이 되게 하소서. 우리로 하여금 날마다 당신의 음성을 듣게 하옵시며, 또한 우리의 삶을 투신하여 복종하길 원하옵는 당신. 지도자의 지위를 통해 우리에게 명령하소서. 구세주 히틀러여, 이를 언약하나이다.” ‘주기도문’을 본뜬 이 ‘히틀러를 위한 기도문’을 나치 지배하의 독일 국민들이 지극정성으로 외웠다는 사실은 놀랍기 그지없다. 광기어린 파시즘의 표상이 눈앞에 선연하.. 더보기
[여적]시 외우기 벌(罰) 입력 : 2008-04-04 17:50:41ㅣ수정 : 2008-04-04 17:51:59 조선시대 관리들은 지각과 결근이 잦았다. 1년에 쉬는 날도 기껏해야 보름에서 20일 정도에 불과했다. 당시엔 일요일이란 개념도 없었던 데다 격무에 시달리다 보니 근태(勤怠)를 제대로 지키지 않았던 것 같다. 조선왕조실록을 보면 성종 13년(1482) 1월4일 왕이 결근하는 관리들에 관한 대책을 신하들과 의논했다는 기록이 나온다. 조정과 관의 일에 지장이 많아지자 신료들과 협의한 것이다. 김승경(金升卿)이 이렇게 아뢰었다. “국법에 해가 길 때는 묘시(오전 7시쯤)에 출근해 유시(오후 7시쯤)에 퇴근하고, 해가 짧을 때에는 진시(오전 9시쯤)에 출근해 신시(오후 5시쯤)에 퇴근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관리들을 조사해 보.. 더보기
일관된 평화를 갈구하다 입력 : 2008-04-04 17:12:14ㅣ수정 : 2008-04-04 17:13:31 평화는 무조건 다 좋은 것인가? 이 물음이 한없이 절절할 때가 있다. 힘 센 ‘갑’은 총칼을 휘둘러 목숨을 앗아가는 일이 다반사인데도 약한 ‘을’은 언제나 말로만 억울함을 호소해야 하는 경우엔 심리적 유혹이 다가오곤 한다. 인도의 마하트마 간디나 미국 흑인 지도자 마틴 루터 킹 목사 같은 이는 죽는 순간까지 유혹을 뿌리쳤지만 장삼이사(張三李四)들에겐 쉬운 일이 아니다. 하긴 고대 로마의 정치가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는 정의로운 전쟁보다 나쁜 평화를 더 좋아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키케로의 명언은 오늘날 평화주의자들이 가장 즐기는 말의 하나가 됐다. 노르웨이의 평화학 창시자 요한 갈퉁도 평화를 위해 무력과 전.. 더보기
[여적]성화 봉송 입력 : 2008-03-28 17:39:34ㅣ수정 : 2008-03-28 17:40:38 서양 철학의 탄생지 그리스와 동양 철학의 발상지 중국은 공교로운 공통점을 지녔다. 고대 그리스 철학의 비조인 ‘소크라테스-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와 중국 철학의 거대한 뿌리인 ‘공자-맹자-순자’의 흐름이 빼닮았다. 당시로서는 학문적 교류의 흔적을 찾아보기 힘든 두 지역이 이처럼 흡사한 게 경이롭게 비친다. 김수중 경희대 철학과 교수의 분석은 한층 흥미롭다. 양대 산맥의 기둥인 소크라테스와 공자는 스승과 제자들이 나눈 대화 형태로 사상의 토대를 정립한 점이 꼭같다. 플라톤과 맹자는 각기 스승의 전통을 이어받아 이상적인 철학의 뼈대를 세운 게 흡사하다. 아리스토텔레스와 순자는 이상에 치우친 스승들의 생각을 나란히 현실 속.. 더보기
‘소명있는 직업정치인’ 보고싶다 입력 : 2008-03-28 17:05:38ㅣ수정 : 2008-03-28 17:06:42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에게도 어렵기 그지없는 물리학보다 더 어려운 게 있었나 보다. 정치가 바로 그것이다. 정치는 아인슈타인에게 적성이 맞지 않은 탓도 있겠지만 그가 실토했듯이 아무나 쉬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독일 통일의 첫 위업을 달성한 ‘철혈 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도 정치는 배울 수 있는 학문이 아니라 기술이라고 경험담을 털어놨다. 웬만한 각오가 없으면 멀찍이 떨어져 있는 편이 낫다는 충고를 잊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정치인이라는 직업이 대표적인 ‘비정규직’이라고 애교서린 엄살을 부리는 사람도 있지만, 겪어본 이들은 국회의원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직업이라고 한결같이 고백하는 걸 보면 마약성분이 들.. 더보기
[책과 삶]‘지성의 스펙트럼’ 합스부르크 왕조 입력 : 2008-03-21 16:49:25ㅣ수정 : 2008-03-21 16:50:16 ▲제국의 종말 지성의 탄생…윌리엄 존스턴 | 글항아리 600년을 이어온 합스부르크 제국이 마지막 호흡을 가쁘게 헐떡이고 있었다. 그러는 사이에서도 유례없이 웅숭깊고 다양한 문화와 지성의 스펙트럼을 배태하고 있었다. 시나브로 다음 세대의 정신사를 풍성하게 수놓을 채비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소설 ‘베르길리우스의 죽음’의 작가 헤르만 브로흐는 흔히 ‘세기말’로 일컫는 1848~1918년, 합스부르크 왕조의 문화 중심이었던 오스트리아 빈을 ‘즐거운 종말’이란 개념어로 규정한다. ‘즐거운 종말’은 종종 ‘벨 에포크(좋았던 시절)’로 부르는 시기다. 미국 문화사학자 칼 쇼르스케가 그의 퓰리처상 수상작 ‘세기말 비엔나’.. 더보기
[여적]석유 메이저 입력 : 2008-03-21 17:40:50ㅣ수정 : 2008-03-21 17:41:42 유명인의 갑작스러운 죽음에는 으레 음모론이 뒤따르곤 한다. 존 F. 케네디 대통령, 다이애나 왕세자비, 말콤 X, 아돌프 히틀러를 비롯해 하고많은 저명인사들의 자·타살이 그렇듯이 이탈리아의 실업가 엔리코 마테이(1906~1962)의 죽음도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문으로 남아 있다. 국영 에너지회사 ENI의 초대 총재이자 이탈리아 경제 기적에 가장 큰 공헌자이기도 했던 마테이는 1962년 10월27일 전용기를 타고 시실리를 떠나 밀라노로 가는 도중 비행기가 폭발하는 바람에 죽고 말았다. 정력적으로 일하던 쉰여섯 살의 마테이가 사망한 것은 우연한 사고로 보였지만 곧이곧대로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당시 석유 메이저 회사들.. 더보기
빼앗긴 티베트에 봄은 오는가 입력 : 2008-03-21 17:33:26ㅣ수정 : 2008-03-21 17:34:17 Keyword Link | x 티베트인들의 정신적 지주인 달라이라마는 1959년 노르불링카 궁을 버리고 험준한 히말라야 산맥을 넘어 망명길에 오르며 처절한 한마디를 토해냈다. “그릇은 깨질지 몰라도 거기에 담긴 정신은 결코 깨지지 않을 것이다.” 당시 민중 봉기가 실패로 끝난 뒤 인도의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 정부가 세워진 지 내년이면 어느덧 반세기를 맞는다. 티베트인들에게 조국 독립운동은 ‘지금은 남의 땅,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절규한 시인 이상화의 애원처럼 너무나 절절한 현재 진행형이다. 최근 끔찍한 유혈 사태까지 불러온 티베트인들의 시위가 처음엔 자유를 갈구하는 외침이었지만 베이징 올림픽을 기화로 짓밟.. 더보기
[여적]워비곤 호수 효과 입력 : 2008-03-14 17:37:16ㅣ수정 : 2008-03-14 17:37:54 미국의 풍자 작가이자 방송인 개리슨 케일러는 자신이 진행하는 라디오 버라이어티 쇼 ‘프레이리 홈 컴패니언’에서 ‘워비곤 호수’라는 가상 마을을 설정한다. 1974년부터 이어져온 이 프로그램에서 케일러는 언제나 ‘워비곤 호수’ 마을의 소식을 전하면서 시작한다. “레이크 워비곤에서 온 소식입니다. 시간도 잊어버린 마을, 세월도 바꾸지 못한 마을, 여자들은 모두 강인하고, 남자들은 한결같이 잘 생겼으며, 아이들은 모두 평균 이상인 이곳….” 여기서 ‘아이들이 모두 평균 이상인 곳’은 현실 세계에는 존재할 수 없다. 통계적으로 불가능하니 논리적 오류다. 2006년 타계한 로버트 알트만 감독이 같은 제목의 영화를 제작할 정도.. 더보기
평등한 자유 속에 약자 위한 차등을 입력 : 2008-03-14 16:35:20ㅣ수정 : 2008-03-14 16:35:57 사회 정의와 법질서의 관계는 평등과 자유의 관계만큼이나 논쟁적이다. 정의는 흔히 평등의 가치로 여겨진다. 해서 이념 논쟁을 즐기는 이들은 ‘진보·좌파=정의, 보수·우파=질서’라는 단순명쾌한 이분법적 잣대를 들이대곤 한다. 하지만 이항대립적 관계로만 인식하기엔 너무 복잡미묘하다. 정의와 질서는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병행한다고 해야겠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도 아니다. 때로는 충돌하고, 선후를 가려야 할 경우도 존재한다. 김용철 변호사와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삼성 떡값’ 로비 대상자 발표를 둘러싸고 갈등국면이 조성되는 것도 정의가 먼저냐 질서가 우선이냐의 논란이 본질이다. 사회정의를 위해서는 거쳐야 할 아픔과 통과의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