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책과 삶]언 땅을 뚫고 올라오는 ‘1%의 힘’ 입력 : 2008-01-04 17:39:49 ▲마이크로트렌드…마크 펜·키니 잴리슨/해냄 미국 어린이들이 엄마·아빠를 졸라 외식할 때면 맥도널드 햄버거나 켄터키 프라이드 치킨을 먼저 찾을 것이라고 지레 짐작하기 십상이다. 그런 선입견으론 여덟 살부터 열여덟 살까지의 미국 어린이·청소년 가운데 150만명 정도가 채식주의자라는 사실에 놀랄 게 틀림없다. 그것도 부모의 강요가 아니라 스스로 알아서 고기를 거부한다면 쉬이 납득이 가지 않을지도 모른다. 미국 언론에 등장하는 10대들은 90% 이상이 범죄, 폭력, 학대, 무관심 등 부정적인 낱말과 연관된다. 그중에서도 흑인 청소년은 악(惡)의 동의어나 다름없다. 하지만 실제로는 모범적 흑인 청소년들이 몰라보게 늘어났다. 흑인 청소년들은 자원봉사, 투표, 교회 예배 .. 더보기 [여적]흔적 지우기 입력 : 2008-01-04 18:26:10 불가나 도가에선 흔적을 남기는 걸 달갑게 여기지 않는다. 노자는 ‘도덕경’ 도편에서 ‘선행무철적(善行無轍迹)’을 권면한다. ‘흔적을 남기지 않는 게 잘 가는 것’이라는 뜻이다. 성철 스님 역시 어떤 흔적도 남기려 애쓰지 말라고 설법했다. 모든 건 이 순간이 지나고 나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것일 뿐이라며. 조각 마음의 티끌 같은 흔적이라도 흘리지 말라는 경구다. 흔적은 집착에서 생긴다고 한다. 집착은 분별심에서 비롯된다. 분별이 집착을 낳고, 집착은 흔적을 낳는 셈이다. 이같은 성현들의 충언은 속인들이 흔적 남기기에 애달캐달한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따지고 보면 인생이 곧 흔적이다. 태어나는 것 자체가 흔적이고, 살아가는 것도 흔적이다. 사랑도 이별도 흔적이다... 더보기 [여적]익명의 미학 입력 : 2007-12-28 17:59:42 인터넷이 지배하는 세상에서 ‘익명’은 긍정보다 부정의 상징어로 비중을 시나브로 높여간다. 웹 2.0이라는 선진 인터넷은 한층 급격한 익명의 다중 중심 시대를 예보한다. 익명성의 개념에 관한 진화는 7~8할이 인터넷에서 이뤄지고 있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제 익명성은 ‘가상’과 ‘가짜’의 구분도 모호하게 만든다. 그러잖아도 도회 문화는 익명의 외로움이 겨울 낙엽보다 더 쓸쓸하고 처량하게 보이는 세태다. 도시의 익명성은 범죄를 촉발하는 주원인의 하나이기도 하다. ‘영악한 익명의 시대’란 말도 그래서 나온다. 도시 환경은 필연적으로 익명의 타인들이 서로의 영역을 넘나들게도 한다. 현대인은 태양의 서커스 ‘퀴담’이 풍유하듯 길모퉁이를 서성.. 더보기 [여적] 따뜻한 시장경제 입력 : 2007-12-21 18:01:17 차가운 학문으로 인식되는 경제학에서 ‘따뜻한 경제학’이라는 조어가 유행하기 시작한 데는 199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아마르티아 센의 공이 지대하다. 아시아에서 첫번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가 된 인도 출신의 센은 기아와 빈곤 문제에 초점을 맞춘 경제학의 틀을 확립하는 데 공헌했다. 노벨상금 전액을 인도와 방글라데시의 빈민들을 위한 자선단체 설립기금으로 쾌척해 학문적 소신을 실천에 옮기기도 했다. 그러자 일부 언론은 그의 학문을 ‘따뜻한 경제학’이라고 명명했다. 휴머니스트 의사 노먼 베순의 말도 ‘따뜻한 경제학’의 긴요성을 웅변한다. “부자들의 결핵이 있고, 가난한 사람들의 결핵이 있다. 부자들은 회복되지만 가난뱅이들은 그렇지 못하다. 경제학과 병리학은 이처.. 더보기 [책과 삶]한국은 지금 올바로 가고 있는가 입력 : 2007-12-14 17:19:33 ▲만남…서경식·김상봉|돌베개 그들의 ‘만남’은 운명적인 것인지도 모른다. 아니 필연적이라는 편이 더 나을 듯하다. 두 지식인은 시대의 슬픔과 고통을 객관적으로 승화시켜가고 있는 ‘길벗’이 되어야 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일 조선인 지식인 서경식과 ‘서로주체성’의 철학자 김상봉은 같은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아나섰다 해도 좋을 것 같다. 두 사람은 ‘외로운 디아스포라’라는 공통분모를 지녔을지도 모른다. 서경식이 밖의 디아스포라라면 김상봉은 안의 디아스포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유대인의 민족적 이산(離散)을 뜻하는 디아스포라가 요즘 들어 전쟁·식민화의 역사나 경험과 깊이 결부된 난민·이민 상황을 의미하는 넓은 맥락으로 변용되고 있는 점에 비춰보면 더욱 그렇다. .. 더보기 [여적]육조 거리 입력 : 2007-12-14 18:19:28 중국 역대 왕조의 수도였던 곳에는 어김없이 주작대로(朱雀大路)가 존재한다. 남쪽으로 난 큰 도로다. 황제는 대로 양옆에 관아를 끼고 남면(南面)해 우주의 질서를 현세에 펼친다고 여겼다. 당나라 때 주작대로의 너비는 무려 155m 정도로 장안(長安)의 중축선이었다. 황궁으로 이어진 주작대로 좌우로 108개의 고루거각(高樓巨閣)이 도열하듯 했다. 발해의 수도 상경용천부(上京龍泉府)에도 장안을 본떠 주작대로를 만들었다. 지금 베이징의 가장 넓은 길 역시 주작대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수도나 주요 도시에는 형태가 다르고 연원도 다양하지만 그 나름의 주작대로가 만들어졌다. 파리의 샹젤리제, 워싱턴의 펜실베이니아 애비뉴, 뉴욕의 브로드웨이, 베를린의 운터 덴 린덴, 빈.. 더보기 [여적] 마지막 수업 입력 : 2007-12-07 18:27:45 세계의 명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마지막 수업은 색다른 전통을 이어온다. 이 시간에는 그럴 듯한 이론이나 비범한 사례 연구 같은 지식은 등장하지 않는다. 책을 펴지도 않는다. 뜨겁기 그지없는 특유의 토론도 없다. 학생들의 질문이 없는 것은 물론이다. 그렇다고 일류대의 자긍심을 역설하는 것도 아니다. 다만 지혜로운 스승의 혜안만 제자들의 가슴으로 퍼져나간다. 교수는 명문대 졸업생이라는 자부심보다 ‘내가 진정 원하는 나’로 살아가라는 따뜻한 충고를 한마디씩 던진다. 일정한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동창회에는 아예 나가지 말라는 작은 얘기 같은 것도 들려준다. 나무를 태워서 밭을 일구는 화전민처럼 종업원 해고로 수익을 올리는 경영자는 되지 말라고 주문하는 스승도 있다... 더보기 [책과 삶]안녕이라고 말하는 그 순간까지 진정으로 살아 있어라 입력 : 2007-11-30 15:54:07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이레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새벽빛 와 닿으면 스러지는/이슬 더불어 손에 손을 잡고/나 하늘로 돌아가리라/노을빛 함께 단 둘이서/기슭에서 놀다가/하늘로 돌아가리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내는 날/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 20세기 최고의 정신의학자로 불리는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책은 대부분 삶을 아름다운 소풍에 비유한 천상병의 시 ‘귀천(歸天)’을 떠올리게 한다. 지난해와 올 초에 걸쳐 국내 서점가를 지배했던 베스트셀러 ‘인생 수업’과 ‘상실 수업’이 우선 그렇다. 그에 앞서 나온 ‘죽음의 순간(인간의 죽음)’ ‘사후생’도 마찬가지다. 자서전 ‘생의 수레바퀴’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언젠가 죽음을 ‘은하수로 춤추러 가는 것.. 더보기 [여적]소극장 입력 : 2007-11-30 18:33:19 1969년 4월 극단 자유극장 대표이던 이병복은 서울 명동 사보이호텔 건너편 골목에 아담한 소극장을 지어 문을 연다. 서양화가이던 남편 권옥연과 의기투합해 손수 설계하고 만든 것이다. 객석이라야 80석이 고작이었지만 황무지에 한 그루의 소중한 묘목을 심은 것이나 다름없었다. 프랑스에 유학한 이들 부부는 비슷한 규모의 파리 소극장들이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에 무척이나 감명을 받았던 것이다. 프랑스는 A. 앙투안이 1887년 세계 최초의 소극장인 자유극장을 세운 나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 최초의 연극전용 소극장인 ‘까페 떼아뜨르’는 이렇게 탄생한다. 개막 작품은 유진 오닐의 전위극인 ‘대머리 여가수’. 박정자, 김무생, 최지숙, 고인이 된 추송웅 등이 .. 더보기 [여적] 명함 입력 : 2007-11-23 18:04:49 서양에서도 최근 들어 회사나 조직마다 명함의 크기와 디자인을 통일하는 경우가 흔하지만 여성용과 남성용이 다른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기이하게도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대륙쪽에서는 남성용 명함이 여성용보다 가로 길이가 더 긴 반면 영국과 미국에서는 그 반대였다. 뚜렷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명함조차 영·미식과 대륙식이 관행화된 것으로 보인다. ‘어디 가서 명함도 못 내민다’는 메타포는 역설적으로 명함의 중요성을 방증한다. 대통령처럼 명함이 필요없고 실제로 지니지도 않는 요인(要人)들도 있긴 하다. 하지만 명함의 요긴성은 이제 차별화를 위해 디자인 특허까지 낼 상황이 된 데서 엿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명함이 등장했던 중국에서는 공자 같은 성인(聖人)도 .. 더보기 이전 1 ··· 65 66 67 68 69 70 71 ··· 8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