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김학순 칼럼] 스웨덴 복지모델의 앞날 입력 : 2006-09-19 17:57:21 지리적으로나 이해관계로도 그리 가깝지 않은 나라의 일이지만 스웨덴의 총선 결과가 한국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낳고 있다. 줄잡아도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은 넘어 보인다. 정치권은 물론 재계와 시민사회에 이르기까지 이해득실을 저울질하는 모습이 잡히기도 한다. 공고한 위상을 자랑하던 스웨덴 중도좌파 정권이 총선에서 우파연합에 진 것은 하나의 모델이 언제까지나 지지받기 쉽지 않음을 입증한다. 지난 12년간, 그것도 과거 74년 가운데 65년간이나 굳건하게 집권해 온 좌파 정권의 수명이 다했다는 사실은 지구촌 사람들의 눈길을 잡기에 충분한 뉴스다. 스웨덴이 복지국가 모델 중의 모델로 손꼽히며 요즘 들어 찬반 양론이 극명한 한국에서는 여느 외국 선거 못지 않은 관심사가.. 더보기 [여적] 첫 인상의 허실 입력 : 2006-09-10 18:06:17 리처드 닉슨 전 미국 대통령은 젊은 시절 연방수사국(FBI) 직원 채용시험 때 낙방의 쓴 잔을 들어야 했다. 최종 면접 시험관은 29살때 국장이 된 뒤 무려 48년간 닉슨을 포함해 8명의 대통령을 보좌한 신화를 남긴 에드거 후버였다. 낙방 이유는 첫인상이 음울해 보인다는 것이었다. 닉슨이 그때 합격했더라면 훗날 대통령이 되지 못했을 개연성이 높지만 시험에 떨어져 기분 좋을 리 없었다. 세상을 유혹한 세기의 스타 마릴린 먼로에게서도 흡사한 예화가 전해진다. 먼로는 18살 때 사진모델을 지망했다. 하지만 당시 캐스팅 전문가들은 먼로의 첫인상에 한결같이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한 모델 에이전시는 “당신은 실무를 배워 비서가 되거나 아니면 결혼하는 편이 낫겠다”고 .. 더보기 [김학순 칼럼] 강과 바다의 ‘만리장성’ 입력 : 2006-08-29 18:49:35 일행 가운데 누군가가 중얼거리듯 한마디를 던졌다. “중국에는 지율스님이 안 계신가 보네.” 지난주 극히 짧은 답사기간 동안 양쯔강 중류의 3개 협곡 물줄기를 틀어막은 싼샤(三峽)댐을 통과할 때였다. 중국인들이 ‘새 만리장성’(新長城)이란 별명을 붙인 대역사(大役事)에 입을 다물지 못하다가 한국의 환경운동이 불현듯 떠올랐던 모양이다. 듣던 대로 수려무비한 풍광을 자랑하는 120㎞ 길이의 협곡을 ‘괴물’처럼 막아선 싼샤댐은 다목적이긴 하지만 개발지상주의를 고스란히 웅변하는 오늘의 중국을 상징하고 있었다. 만리장성 이래 최대 역사라는 싼샤댐은 사실상 서부대개발의 출발선이기도 하다. 지난 5월20일 완공된 싼샤댐은 중국 경제성장의 최대 기념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 더보기 [여적] ‘기회의 언어’ 입력 : 2006-08-27 18:20:30 1848년 ‘아테네움’이란 영국 잡지에 이런 글이 실렸다. “영어는 문법 구조가 쉽고 변형이 거의 없다. 자연에 나타나는 성(性) 외에는 성의 구분도 별로 없다. 어미와 보조동사가 간단명료하면서도 장엄함이나 표현의 강도, 풍부함에서 어떤 언어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 우리 모국어는 구조상 세계어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저명한 현대 영어학자 데이비드 크리스털은 이런 주장을 한마디로 일축한다. “애초부터 핵심을 잘못 짚었다.” 크리스털은 미적 가치, 효과적 표현력, 문학적인 힘, 종교적 의미 같은 거창한 것을 국제어의 본보기로 내세우는 다수의 단견을 꼬집는다. 영어에 관한 책만 60여 권을 쓴 그의 탁견(卓見)을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다. 역사상 특정 .. 더보기 [여적] 10원짜리 동전 입력 : 2006-08-15 18:23:33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이 조폐국장으로 일한 것은 일견 부조화다. 천재 물리학자와 돈을 찍어내는 총책이 어울리지 않아서다. 당시 영국 왕립 조폐국은 게으름과 도박의 소굴이나 다름없었다. 시중에는 위조 화폐가 부지기수로 나돌았다. 총체적 개혁이 절실했다. 54살이던 1696년 우울증을 앓고 있던 뉴턴은 한 친구의 소개로 우연히 조폐국 개혁의 기수가 됐다. 그는 맨 처음 조폐국의 감사관으로 취직했다. 괴팍한 성격을 지닌 그였지만 일을 깔끔하게 매조졌다. 자연히 명성이 높아져 3년 뒤 조폐국장까지 승진한다. 화폐 개혁도 성공했다. 뉴턴이 화폐 위조범들을 잡아 사형에 처하는 것을 즐겼다는 소문까지 전해 내려온다. 위조하기 어려운 합금 동전을 만들어낸 것도.. 더보기 [여적] 수소 자동차 입력 : 2006-08-06 18:14:45 2003년 6월 유럽연합(EU)은 이번 세기 중반까지 청정 수소경제체제를 확립하겠다는 담대한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은 이를 미국의 아폴로 우주계획에 비유할 정도였다. 그러자 미국 산업계는 자신들도 유사한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유럽에 결정적으로 뒤질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사실 부시 대통령은 유럽보다 몇 개월 앞선 2003년 1월 연두 국정연설에서 미국이 수소경제 분야에서도 세계를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이미 천명하고 나섰다. 하지만 부시 행정부의 수소에 대한 접근법은 유럽과 차이가 크다. 유럽이 환경친화적인 ‘푸른 수소’의 미래를 지향하는 것이라면, 백악관은 환경에 유해한 ‘검은 수소’를 꿈꾸고 있는 것이다. 수소는 천연가스나 석탄 같은.. 더보기 [김학순 칼럼] ‘물폭탄’ 맞은 한나라당 입력 : 2006-07-25 18:19:36 나라와 물은 자주 같은 반열에 놓이곤 한다. 사람들이 일찍부터 물을 나라처럼 다스리는 것(治水)으로 인식할 만큼 무겁게 여겼기 때문이리라. 거기에 그치지 않고 무섭게 받아들였다. 하나같이 거대한 강을 끼고 있는 세계 4대 문명 발상지에서는 홍수를 막기 위해 둑을 쌓고 저수지와 운하를 만드는 치수사업이야말로 최우선·최대 과제였음을 역사가 증언하고 있다. 나라의 지도자와 목민관에게 주는 물의 첫번째 교훈은 바로 치수의 긴요성이 동서와 고금을 따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중국 최초 왕조로 알려진 하(夏)나라의 시조 우(禹) 왕도 치수의 전설로 시작된다. 우왕은 아버지 곤이 9년간이나 황허(黃河)의 홍수를 제대로 다스리지 못해 왕위에 오르지 못한 채 벌을 받는 것을 지.. 더보기 [여적] 두바이油 입력 : 2006-07-16 18:14:28 폭우로 온 나라가 물난리를 겪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런 얘기부터 꺼내기가 민망하지만 두바이에서는 비구경을 일년에 기껏해야 서너번 하면 잘한다. 사막이라 연간 강수량이 130㎜에 불과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석유보다 물이 더 비싸다는 두바이에서 한국의 두산그룹이 바닷물을 정수(淨水)하는 대규모 첨단시설을 만들어 자부심을 드높인 적이 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렇게 만든 물 소비량의 70% 이상을 골프장, 낙타경주장에 사용한다는 사실이다. 두바이는 석유의 대명사처럼 돼 있지만 지금은 석유생산량이 그리 많지 않다. 하루 생산량이 15만 배럴 안팎이다. 우리나라 하루 석유소비량의 6%에 겨우 미치는 수준이다. 그것도 2010년쯤이면 고갈되고 만다는 예측이 나왔다. 이.. 더보기 [김학순 칼럼] 北 미사일과 ‘죄수의 딜레마’ 입력 : 2006-06-27 18:16:59 남북한관계나 북·미관계에서는 ‘죄수의 딜레마’라는 게임이론이 곧잘 부상한다. 주로 북한의 전략적 국면전환 카드로 시작되는 게임에서 미국이나 남한이 약속위반에 대한 ‘되갚기’ 여부를 고민해야할 경우가 잦기 때문이다. 미국 수학자 존 폰 노이만이 이론화한 ‘죄수의 딜레마’는 간결하게 풀이하면 이렇다. 범죄를 함께 저지른 두 사람이 경찰에 체포된다. 두 사람은 각기 다른 방에 갇혀 사전에 입을 맞출 수 없다. 경찰은 두 혐의자에게 각각 이런 제의를 한다. 먼저 공범을 배신하고 자백을 하는 사람은 바로 풀려나겠지만 상대방은 15년 징역형을 받는다. 그렇지 않고 두 명 다 자백하면 나란히 10년 형을 선고받게 될 것이다. 만약 둘 다 자백을 거부하면 불법무기 소지만 문.. 더보기 [여적] 앨버트로스 입력 : 2006-06-06 18:15:40 씨알 사상을 주창한 함석헌은 ‘바보새’를 자처했다. 그는 스승인 남강 이승훈에게 이렇게 털어놓은 적이 있을 정도다. “선생님, 저는 신천옹(信天翁)이라는 바보새가 좋습니다. 신천옹이라 이름한 이유는 이 놈이 날기는 잘해 태평양의 제왕이라는 말을 들으면서도 고기를 잡을 줄 몰라서 갈매기란 놈이 잡아먹다 이따금 흘리는 것을 얻어먹고 살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새를 좋아하는 이유는 바보새라는 이름 때문입니다. 어쩌면 제가 사는 꼴도 바보새 같다 할 수 있습니다.” 바보새는 나는 새 중에선 따를 자가 없을 만큼 커 ‘전설의 새’로 불리는 앨버트로스의 별명이다. 앨버트로스의 이런 별명은 무료한 선원들이 놀림감 삼아 붙여준 것이다. 90㎏가량의 거구와 2~3m에 달하는 .. 더보기 이전 1 ··· 71 72 73 74 75 76 77 ··· 8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