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도덕경’ 풀어 ‘생명’을 이야기 하다 입력 : 2008-02-22 16:42:21ㅣ수정 : 2008-02-22 16:42:26 일본의 인기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100년이 지나지 않은 책은 읽지 않는다고 했다던가. 예외 없이 실천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장구한 세월에 걸쳐 검증된 고전만 탐독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리라. 그렇다면 2500년 넘게 숙성된 노자(老子)의 ‘도덕경’은 무라카미의 마음을 얻고도 넘친다. 하지만 ‘도덕경’이야말로 주석과 해설이 올바르지 않으면 읽어내기 쉽지 않은 책이다. 게다가 ‘무위자연’에서 노니는 대범무쌍한 이야기여서 따분하리란 선입견이 지배하기 십상이다. 헤아리기 어려울 만큼 많은 주석서가 나오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겠다. 중국에서만 1500권이 넘는 주석서가 쓰였다니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다른 길을 따라 노자 곁으.. 더보기 [여적]숭례문 잔해 입력 : 2008-02-15 17:51:06ㅣ수정 : 2008-02-15 17:51:11 아프가니스탄이 자랑하는 세계 최대의 ‘바미안 석불’이 탈레반 군사정권에 의해 파괴된 직후 인근 주민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 잔해를 한두개씩 주워갔다. 그러자 일부 관광객들도 기념품으로 삼겠다며 가방에 챙겨 넣었다. 아프가니스탄에 인접한 파키스탄 페샤와르에는 트럭 여러대분의 석불 파편이 매물로 나오기도 했다. 문화재를 거래하는 상인들에게 매입 제의가 왔다는 소문까지 있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남태평양 조그만 섬나라인 팔라우공화국은 흔히들 문화재라고 여기지도 않는 하찮은 근세 유물조차 소중하게 보존하는 것으로 이름 나 있다. 이 섬나라는 일본이 태평양전쟁 동안 남긴 군 병영시설과 전투기 잔해 등을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 더보기 우리 문화재 보듬은 ‘사랑과 혜안’ 입력 : 2008-02-15 17:08:30ㅣ수정 : 2008-02-15 17:08:33 유홍준 문화재청장은 훗날 하늘나라에 가서 혜곡 최순우 선생(1916∼84)을 뵙기가 어찌나 면괴스러울까. 600년 역사가 숯덩이로 변해버려 절통할 숭례문을 선생께 무슨 말로 고변할까. 선생을 ‘한국미의 대변인’이라고 더없이 숭앙하는 유청장이기에 닭똥 같은 눈물을 쏟아내며 석고대죄해도 소용이 없겠지만, 애써 눈길을 피하고 싶은 심사가 굴뚝같을 게다. 선생의 아름다운 저작집 ‘무량수전 배흘림기둥에 기대서서’(학고재)의 보급판에서도 그를 한없는 존숭의 마음으로 기렸던 유청장이다. “나는 미술사를 전공한 이후 선생의 글에서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고백하건대 내가 한국 미술의 특질과 자존심에 대하여 주장한 바의 대부분은 선생.. 더보기 [책과 삶]‘위선의 손’…증오를 ‘증오’하다 입력 : 2008-02-01 17:20:24ㅣ수정 : 2008-02-01 17:20:29 ㆍKKK단·흑인린치·고문·강간·아동학대 ㆍ지구촌의 끔찍한 잔혹문화와 역사 헤집기 ▲거짓된 진실…데릭젠슨|아고라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증오의 종류는 사랑의 종류만큼이나 다양해진다고 한다. 권력을 과시하기 위한 증오가 있는가 하면, 권력이 없어서 생긴 증오도 있다. 복수심 때문에 생긴 증오와 부러움이 변한 증오가 교직된다. 공포 때문에 증오가 발생하는 한편, 그저 경멸 때문에 증오가 일어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하지만 이처럼 다양한 종류의 증오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인종차별주의, 성차별주의, 반유대주의, 동성애자 혐오증 같은 낱말들만으로는 증오의 다양성을 담아내지 못한다. 게다가 증오는 편견보다 훨씬 더 심각하고 암울.. 더보기 [여적]사랑 온도 입력 : 2008-02-01 17:36:49ㅣ수정 : 2008-02-01 17:36:54 프랑스의 거장 장자크 베넥스 감독의 영화 ‘베티 블루’의 원제목은 ‘37.2도의 아침’이다. 이 영화는 1986년 3시간5분짜리로 제작됐지만 프랑스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주로 120분짜리로 개봉됐다. 한국에서는 89년 외설적이고 너무 길다는 이유 등으로 100분짜리 영화로 상영됐다가 2000년 185분짜리로 재개봉되는 곡절을 겪어야 했다. 원제에 붙은 ‘37.2도’는 여자가 임신할 수 있는 최적의 온도로 알려져 있다. 가장 격정적인 사랑을 나눌 때의 남녀 체온이기도 하다. 보통 사람의 체온인 36.5도보다 0.7도 높은 수치다. 그래선지 국내 상영 때 ‘사랑의 온도’라는 부제가 붙었다. 작가 전경린씨는 ‘30도’를.. 더보기 차가운 경제학자의 세계화 성찰 입력 : 2008-02-01 17:02:21ㅣ수정 : 2008-02-01 17:02:25 지난주 막을 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을 지켜보면서 조지프 스티글리츠를 먼저 떠올린 건 순전히 그의 대표저서인 ‘세계화와 그 불만’(세종연구원) 때문이다. 세계화 전도사들의 모임에서 그의 성찰적 인식변화의 조짐이 조금이나마 엿보인 데는 ‘세계화와 그 불만’이 일말이라도 기여하지 않았을까 싶었던 게다.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는 세계화 관련 저작 중에서 하필이면 이 책일까. 한스 피터 마르틴의 ‘세계화의 덫’, 조지 몬비오의 ‘도둑맞은 세계화’, 헬레나 노르베리-호지의 ‘허울뿐인 세계화’, 피터 고완의 ‘세계 없는 세계화’, 로버트 아이작의 ‘세계화의 두 얼굴’, 다니엘 싱어의 ‘누구를 위한 세계화인가’처럼 같은 반열.. 더보기 [여적]중앙은행 총재 입력 : 2008-01-25 18:01:33 혁명의 풍운아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가 쿠바 중앙은행 총재로 일한 것은 한 편의 소극(笑劇)이다. 의사 출신인 그가 중앙은행 총재가 되는 과정에는 웃지 못할 일화가 있다. 피델 카스트로가 어느 날 회의 도중 이렇게 물었다. “여러분 중에 경제학자(economist)가 있는가?” 그러자 게바라가 손을 번쩍 들었다. 카스트로는 “자네가 경제학자였어?” 하고 되물었다. 잘못 알아들은 걸 알아차린 게바라는 “공산주의자(communist)가 있느냐고 묻는 줄 알았다”며 머쓱해 했다. 하지만 게바라는 쿠바 중앙은행 총재로 임명되고 말았다. 그가 가장 먼저 한 일은 자기 월급을 5000페소에서 1200페소로 깎는 것이었다. 밤을 지새우며 부지런히 일했으나 그의 경제정책이 실.. 더보기 [책과 삶]‘聖女’마더 테레사, 당신이 잡은 손은 惡입니다 입력 : 2008-01-18 17:25:50 ▲자비를 팔다…크리스토퍼 히친스/모멘토 ▲신은 위대하지 않다…크리스토퍼 히친스/알마 크리스토퍼 히친스만큼 논쟁적인 지식인도 흔치 않다. 그렇다고 기품 없는 논객은 아니다. 지식시장에서 히친스의 주가가 여전히 높게 형성되는 까닭도 여기에 있는 듯하다. 그는 2005년 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 폴리시’와 영국 정치평론지 ‘프로스펙트’가 공동으로 실시한 ‘100대 지식인’ 독자 투표에서 5위에 올랐다. 노엄 촘스키, 움베르토 에코, 리처드 도킨스, 바츨라프 하벨만이 그 앞에 놓인다. 진보적인 정치학자이자 언론인인 그가 펴내는 책과 출연하는 방송 프로그램마다 논쟁과 화제를 몰고 다닌다. 그가 9·11 테러 이후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을 둘러싸고 촘스키와 벌인 논쟁은.. 더보기 [여적]여류기사 9단 입력 : 2008-01-18 17:53:48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당위성을 홍보하면서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한국과 일본 바둑계의 자세를 실례로 든 것은 타당성 여부와 상관없이 그럴 듯해 보였다. 중국의 루이나이웨이 9단을 받아들인 한국은 이제 세계 여성 바둑계도 호령하고 있는 반면 반대 여론에 밀린 일본은 여전히 침체 국면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루이는 35세에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여류기사 9단이라는 입신의 경지에 오른 불세출의 철녀(鐵女)이다. 한 국제대회에서 ‘일본 남자 기사들 방에 들어가지 말라’는 훈령을 어긴 루이는 중국 국수전 출전정지라는 무거운 처벌을 받고 고심 끝에 바둑 유학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간다. 루이는 일본기원 소속으로 기사 생활을 하고 싶었지만 일본 바둑계는 .. 더보기 [여적]기밀 누설 입력 : 2008-01-11 18:34:40 모든 상황이 종료된 뒤 달빛이 교교한 밤이 찾아온다. 이오니아해에 떠있는 요트 위에서 제임스 본드는 본드 걸 멜리나의 가운을 벗기기 시작한다. 멜리나는 본드를 그윽한 눈초리로 쳐다보며 나지막하고 애교 섞인 목소리로 속삭인다. “For Your Eyes Only, Darling!” 그리고 나서 두 남녀는 달빛이 은은한 바닷속에서 더없이 달콤한 수영을 만끽한다. 007시리즈 열두 번째 영화 ‘유어 아이스 온리’의 마지막 장면이다. 영화 제목을 직역하면 ‘당신의 눈만을 위하여’다. 당신만 보라는 뜻이다. 본드에게 첫 임무가 주어진 기밀 서류에도 이와 똑같은 문구가 적혀 있다. 서류의 들머리나 봉투에 이렇게 쓰여 있으면 지정된 수신자가 직접 뜯어 혼자서만 보라는 의미.. 더보기 이전 1 ··· 64 65 66 67 68 69 70 ··· 8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