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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언과 함께 걷기/라셀 카르티에, 장피에르 카르티에 자신에게 일어나는 감정을 조절함으로써 배울 수 있는 또 다른 점은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이들에 대한 이해입니다. 나는 자주 이런 말을 합니다. 인생이라는 것은 주변에 네 개의 의자들이 놓인 네모난 탁자와 같습니다. 나는 책 하나를 집어 그것을 테이블 중심에 똑바로 세워놓습니다. 의자 위에는 네 명의 사람들이 앉아 있습니다. 나는 첫 번째 사람에게 그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말해 달라고 합니다. 그 사람은 책의 표지를 보고 말합니다...인생에 대한 당신의 시각은 당신이 앉아 있는 의자에 좌우됩니다. 왜냐하면 네 사람 모두 옳은 대답을 한 것이니까요. 여기서 책은 진실을 상징합니다. 내가 만약 그것에 대해 알고 싶다면 먼저 나는 네 개의 의자들에 모두 가 앉아봐야 합니다. 그러면 나는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 더보기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 국회의원들이 200여 가지에 이르는 특권 가운데 단 하나라도 18대 대통령 선거일까지 반납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 지난 5월30일 임기를 시작한 19대 국회는 국민의 추상같은 개혁압력에 쇄신안을 줄줄이 읊어댔다. 수십 년 동안 약속어음에 번번이 부도를 내 오던 터라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이번만은 특권 내려놓기가 하나쯤은 가시화할 것으로 착각했다. 그것도 최단시일 안에. 그 뒤 다섯 달이나 지났지만 아무 것도 바뀐 게 없다. 속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늘 그래왔으니까 말이다. 다섯 달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되짚어 보자. 새누리당이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폐지, 연금제도 개선, 겸직 금지, 무노동 무임금 적용, 윤리위 기능 강화, 국회 폭력 처벌 강화 등 6대 쇄신안과 결의문을 내놓은 게 6월8..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12)--<종의 기원> 찰스 다윈 1859년 11월22일 영국에서 504쪽짜리 두꺼운 책 한권이 나오자마자 초판 1,250부가 하루 만에 다 팔려나갔다. 녹색 헝겊표지로 장정한 이 책은 학술서적임에도 당일 매진의 진기록을 남겼다. 2차 세계대전 이전 독일에서만 500만 부가 팔렸다는 히틀러의 ‘나의 투쟁’과 더불어 오랫동안 깨지지 않는 판매기록으로 남은 이 책은 곧바로 유럽 지식인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놨다. ‘스펙테이터’ 신문은 “인류 역사가 글로 기록된 이래 인간을 이처럼 하찮은 존재로 전락시킨 예가 없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많은 지식인들은 이 책이 대중에게 파고들어 워털루 역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에게까지 팔리고 있다며 태산이 무너질 듯 걱정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은 이 책을 도서관에 소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은이는 “당신의 어머니.. 더보기
세상은 정말 바꾸기 어려운가 망명생활 때문에 ‘구두보다 더 자주 나라를 바꿨다’는 베르톨트 브레히트는 세상을 변화시키기 위해선 수많은 게 필요하다고 했다. 이를테면 이런 것들이다. ‘분노와 불굴의 의지, 학문과 불타는 열정, 민첩하고 주도적인 행동, 오랜 심사숙고, 냉정한 절제, 무한한 인내, 특수한 경우와 조화에 대한 이해.’ 시인이자 극작가인 브레히트가 열거한 게 필요충분조건이라면 세상을 결코 바꿀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을 잔뜩 받는다. ‘글로 세상을 바꿀 수 없을 것 같다’며 최근 절필을 선언한 작가이자 언론인 고종석의 고뇌도 어쩌면 브레히트와 맞닿아 있지 않을까 싶다. 그처럼 어렵다는 세상 바꾸기에 대통령 후보들이 분연한 어조로 나섰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정치에 나선 것이 권력을 원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바꾸기 위해 권.. 더보기
호모 심비우스/최재천 호모 심비우스/최재천·이음 “우리는 우리 자신을 ‘호모 사피엔스’라고 추켜세운다. ‘현명한 인류’라고 말이다. 나는 우리가 두뇌회전이 빠른, 대단히 똑똑한 동물이라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현명하다는 데에는 결코 동의할 수 없다. 우리가 진정 현명한 인류라면 스스로 자기 집을 불태우는 우는 범하지 말았어야 한다. 우리가 이 지구에 더 오래 살아남고 싶다면 나는 이제 우리가 호모 심비우스로 겸허하게 거듭나야 한다고 생각한다. 호모 심비우스는 동료 인간들은 물론 다른 생물 종들과도 밀접한 관계를 유지한다. 호모 심비우스의 개념은 환경적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이기도 하다. 호모 심비우스는 다른 생물들과 공존하기를 열망하는 한편 지구촌 모든 사람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기를 원한다...설령 과학이 개인들 간의 차이, 그리고..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11)--<꿈의 해석> 지그문트 프로이트 서양에서는 오랫동안 인간의 정신을 이성의 산물로 믿어왔다. 적어도 19세기까지는 과학과 합리성으로 세계를 인식하려했다. 서양철학은 인간의 가장 탁월한 특성으로 성찰하는 능력과 사고, 합리성을 꼽았다. 지식과 판단의 주인은 명징한 ‘의식’이라고 계몽철학자들은 설파했다. 꿈에 대한 생각도 이런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다. 꿈은 신비한 예언의 영역에 속하는 문제로 이해했다. 꿈을 꾼 사람의 정념이나 미래에 일어날 일을 미리 보여주는 하나의 이야기로 여겼다.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는 “꿈은 기껏해야 꿈을 꾼 이에게 그가 지은 죄를 보여줄 뿐”이라고 가르쳤다. 19세기 말 혜성처럼 등장한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이런 서구 지성계를 단숨에 뒤집어놓았다. 프로이트가 20세기의 문을 여는 순간 세상에 던진 .. 더보기
일본의 자충수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 덩샤오핑은 1984년 10월22일 공산당 원로들의 모임인 중앙고문위원회 제3차 회의에서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내가 일본을 방문했을 때 기자들이 댜오위다오(釣魚島) 문제에 대해 물었다. 나는 이렇게 답했다. ‘이 문제는 일본과 분쟁 중인 사항이다. 댜오위다오는 일본에서 센카쿠열도(尖閣列島)라고 부르고 있어 이름도 우리와 다르다. 우선 그대로 놓아두면 다음 세대에 가서 더 현명하게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시 나의 머릿속에서는 두 나라의 주권 다툼과 관계없이 공동개발은 가능하지 않겠는가라는 생각이 떠올랐다. 도서 주변의 해저 석유 등을 공동 개발해 공동이익을 얻자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싸울 필요도 없고 많은 담판도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난사군도(南沙群島·Spr.. 더보기
상식의 역사/소피아 로젠펠드 “민주주의가 성공하려면, 공통가치들의 촉진도 필요하고 동시에 정치생활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상식’이라 불리는 무엇인가가 있다는 인식도 필요하다. 자유주의적 입헌주의와 전문적 지식과 긴장관계에 있는 상식은 민주주의라는 동전의 집단적인 다른 한 면이다. 동시에 상식은 비공식적인 규제 시스템과 정치적 권위로서 언제나 민주주의의 이상들을 훼손시키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진정으로 새로운 사상들을 차단하고, 토론을 중단시키고, 또 일상의 보통사람들이 제시하는 소박한 해결책이 복잡하거나 전문적이거나 과학적인 해결책보다 반드시 더 훌륭하다는 확신을 사람들에게 심어줄 수도 있는 것이다. 아렌트가 칸트를 연구하면서 인정한 것처럼, ‘어떤 사람의 취향이 덜 기이할수록, 그 취향을 둘러싼 커뮤니케이션이 더 훌륭해질 수 있다... 더보기
중산층의 기준과 대선후보 몇 년 전 미국 교육전문가 루비 페인 박사는 빈곤층·중산층·부유층을 흥미로운 질문으로 분류했다. 방금 끝낸 저녁식사를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자신의 사회적 계급이 드러난다. “배부르게 먹었니”하고 묻는다면 빈곤층, “맛있게 먹었니”라고 물으면 중산층, “차려진 음식이 보기 좋게 나왔니”하면 부유층이라는 것이다. 미국 워싱턴 타임스는 중산층을 ‘소득은 먹고 살아가기에 충분하지만 퇴근길에 피자 한판을 사거나, 영화를 보거나, 국제전화를 걸기 위해 돈을 쓸 때 아무 생각 없이 소비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한 적이 있다. ‘먹고 살 걱정은 하지 않을 만큼 여유가 있으나 작은 씀씀이라도 함부로 하지는 않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최근에는 한국, 영국, 미국, 프랑스의 중산층 기준을 비교하는 인터넷 사이트 글이..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이야기(10)--<톰 아저씨의 오두막> 해리엇 비처 스토 인간이 만든 가장 나쁜 제도 가운데 하나가 노예제다. 노예제도는 역사발전 단계에서 원시공동체가 해체되면서부터 나타났다. 성경에서도 노예제를 확립된 제도라고 언급하고 있으며,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대철학자들조차 선천적 노예 제도를 인정했던 사실은 슬픈 역사를 웅변한다.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 인구 가운데 5분의 2가 노예였고, 고대 로마 인구 가운데 4분의 1이 노예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중세 유럽인구 10명 중 1명이 노예로 살았다. 우리나라를 포함해 동양도 예외가 아니었다. 노예제도 중에서도 역사상 최악의 오점으로 꼽히는 건 대서양을 넘나들며 이루어지던 아프리카 노예무역이다. 16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는 동안 무려 1200만 명의 노예가 배에 실려 아프리카에서 아메리카로 팔려갔다. 노예제도가 공식적으로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