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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가 고민해야할 ‘상식’ 정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세계적인 사회학자이자 네크워크과학 전문가인 던컨 J. 와츠의 명저 ‘상식의 배반’(생각연구소) 추천사에서 이렇게 썼다. “돌이켜보면, 나는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상식’을 배반하며 살아온 것 같다. 의사에서 프로그래머로, 프로그래머에서 경영자로, 그리고 다시 교수로… 효율성과는 거리가 먼 삶이지만, 의미 있고, 재미있고,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해왔다는 점에서 만족한다. 이 책은 우리 사회의 보편적 진리인 ‘상식’을 왜 비판적 시각으로 음미해야 하는지 과학적으로 파헤친다. 경제, 문화, 정치, 심리, 경영 등 다양한 분야의 흥미로운 사례를 읽다 보면 ‘의외로 해답은 상식 밖에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언뜻 보면 자신이 보수도, 진보도 아닌 ‘상식파’라고 일.. 더보기
권태:그 창조적인 역사/피터 투이 권태:그 창조적인 역사/피터 투이·미다스북스 “권태는 대개 어떤 새로움을 시도하는 걸로 충분하다. 그러나 만성적 권태의 경우는 종종 어떤 관습을 깨는 행위가 필요하다. 여기서 관습이란 낡고 진부하고 권태로운 것, 이를테면 굴곡 없이 무기력한 중산층의 삶 따위를 말한다. 이 관습 깨기는 가끔 의도적인 충격요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대중문화를 들여다보면, 현대의 만성적 권태에서 탈출하기 위한 관습 타파를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그런데 관습 타파의 한 가지 문제는 그 역시 금세 식상하고 뻔해진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예로, 아방가르드 예술과 로큰롤은 강렬하고 매혹적인 신선함으로 현 시대에 정면으로 맞섰지만, 어느새 하나같이 흔해 빠진 존재가 되어 버렸다. 또 한때 거친 노동 계급의 상징이었던 청바지도 이.. 더보기
‘서민 코스프레’와 진짜 서민의 삶 요즘 들어 정치권에서 ‘서민 코스프레’란 낯선 조어가 부쩍 뜨기 시작했다. ‘친서민 이벤트’ 정치를 비판하는 말로 주로 사용되곤 한다. 최저임금도 모르고 고용복지를 운운 하는 새누리당 대선후보 박근혜 의원을 겨냥한 민주통합당의 논평에 등장한다. 이언주 원내 대변인은 지난주 현안브리핑에서 “최저임금은 학비와 생활비를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는 청년세대와 비정규직 노동자가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노력하는 서민들의 노력과 일치하는 문제”라는 전제 아래 “박 후보의 서민 코스프레는 우리 국민들의 눈높이에서 보면 매우 분노할 일”이라고 일침을 놨다. 김두관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 캠프가 이명박 대통령의 독도 방문을 앞두고 한 브리핑에서도 ‘서민 코스프레’가 동원됐다. 김 후보 캠프의 전현희 대변인은 “그동.. 더보기
중국과거문화사:중국 인문주의 형성의 역사 송대(宋代)에는 황제로부터 대신과 문사에 이르기까지 모두 ‘권학문’(勸學文)이니 ‘권학가’(勸學歌)니 하는 것들을 많이 썼다. 송진종이 쓴 ‘권학문’을 보면 이러하다. “집을 부유하게 하려고 좋은 밭을 살 필요가 없다. 책 속에 자연 엄청난 곡식이 있기 마련이니, 편안히 거하려고 고대광실을 지을 필요가 없다. 책 속에 황금집이 있기 마련이다. 문을 나설 때 따르는 사람이 없음을 한탄해 마라. 책 속에 거마가 가득하다. 처를 들임에 좋은 매파가 없음을 탓하지 말라. 책 속에 얼굴이 옥 같이 예쁜 미인이 있다. 남아로서 평생의 뜻을 이루고자 하거든, 창문 아래서 부지런히 육경을 읽으라.” 또 사마광의 ‘권학가’를 보면 “어느 날이고 출셋길에 오르기만 하면 이름 높아져 선배라 불리리. 집안에서 아직 혼인 맺지..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9)--<과학혁명의 구조> 토머스 쿤 여성해방의 공신은 페미니스트들이 아니라 세탁기, 냉장고, 가스레인지, 진공청소기를 발명한 과학자들에게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때로는 더 솔깃하게 들린다. 4대 가사 발명품 덕분에 여성들이 손일을 몰라보게 덜었음은 물론 남성들이 이를 대신하는 시대를 맞았다. 불과 몇 십년 전까지만 해도 단지 상상만 할 수 있었던 현상이다. 본격적인 자동차 시대가 온 뒤 사람들은 마차나 인력거 시대가 있었는지 궁금해 하지도 않는다. 20년 전만 해도 잘 모르는 것이 있으면 만물박사인 백과사전을 들춰봤다. 이젠 백과사전을 출판해봐야 아무도 사지 않는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를 검색하면 돈 한 푼들이지 않고도 무슨 정보든 알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런 인식을 너무나 당연하게 받아들인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전개되고 .. 더보기
두만강엔 푸른 물이 없다 김정구의 눈물 젖은 두만강은 푸르지 않고, 이미륵의 압록강은 오늘도 말없이 한恨)을 껴안고 흐른다. 한반도에서 가장 긴 압록강 2000리, 두 번째로 긴 두만강 1500리를 지난 일주일동안 답사한 소회의 편린이다. “나는 죄인처럼 숙으리고/나는 코끼리처럼 말이 없다/두만강 너 우리의 강아/너의 언덕을 달리는 찻간에/조그마한 자랑도 자유도 없이 앉았다/아무것도 바라볼 수 없다만/너의 가슴은 얼었으리라/그러나/나는 안다/다른 한줄 너의 흐름이 쉬지 않고/바다로 가야 할 곳으로 흘러 내리고 있음을. /…잠들지 말라 우리의 강아/오늘밤도/너의 가슴을 밟는 듯 슬픔이 목마르고/얼음길은 거칠다 길은 멀다/기리 마음의 눈을 덮어줄/검은 날개는 없나냐/두만강 너 우리의 강아/북간도로 간다는 강원도치와 마조 앉은/나는 .. 더보기
외길 인생(2)-매실전도사 홍쌍리 명인 한국인에게 매화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 꽃이다. 불의에 굴하지 않고 고고하게 살아가는 선비의 대명사다. 여성의 절개를 상징하기도 한다. 꽃말까지 ‘고결한 마음’과 ‘인내’이다. 자연스레 시와 그림의 단골 소재가 된다. 조선시대 문인 신흠(申欽)의 시는 한국인들이 가장 자주 떠올리는 매화찬가 가운데 하나다. ‘오동나무는 천 년을 묵어도 변함없이 제 곡조를 간직하고, 매화는 일생 동안 추위의 고통 속에서도 향기를 팔지 않는다’(桐千年老恒藏曲 梅一生寒不賣香). 매난국죽(梅蘭菊竹)을 일컫는 사군자(四君子) 중에서도 매화가 맨 앞자리에 있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매화는 추위가 채 가시지 않았을 때 가장 먼저 꽃을 피워 봄을 알리는 전령사이기 때문이다. 한국의 봄은 섬진강변의 매화에서 시작된다. 봄날 전남 광양시 다.. 더보기
개미보다 생각 짧은 공직자들 환경건축가 믹 피어스는 아프리카 짐바브웨의 수도 하라레에 에어컨 시설이 없는 쇼핑센터를 지어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건축주는 에너지 비용을 아끼기 위해 이같이 주문했다. 짐바브웨에서 태어나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자란 피어스는 연평균 섭씨 40도를 오르내리는 아프리카에서 불가능한 아이디어라고 여겨 망설였다. 하지만 그는 고심 끝에 이 주문을 받아들였다. 일교차가 30도에 달하는 상황에서도 개미집 안에서 끄떡없이 생활하는 아프리카 흰개미의 지혜가 불현듯 떠올랐기 때문이다. 피어스는 흰개미집을 본따 뜨거운 공기를 배출할 수 있는 원리를 이용했다. 10층 건물 옥상에 63개의 통풍 구멍을 뚫었다. 지표 아래도 구멍을 내 찬 공기를 건물로 끌어들이도록 설계했다. 1층엔 공기유입이 쉽도록 여러 개의 출입구를 냈다. 필..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8)--<해양력이 역사에 미치는 영향> 알프레드 세이어 마한 중국의 첫 항공모함 ‘바랴크’가 오는 8월1일 인민해방군 창군기념일에 정식 취역한다. 6만7000톤급의 바랴크는 작전반경이 1000㎞에 달한다. 바랴크호는 황해는 물론 동중국해, 남중국해 등 서태평양 지역을 누빈다. 중국은 2020년까지 최대 5척의 항공모함을 포함해 400척의 함정을 보유할 것이라는 보도가 잇따른다. 후진타오 국가주석은 이미 2006년 ‘중국의 대양해군’을 선언했다. 중국의 국가해양국도 2010년 ‘중국해양발전보고’에서 해양파워의 구축은 21세기 중국의 역사적 책무이며, 향후 10년은 이 임무를 실현하는 역사적 단계가 될 것이라고 천명했다. 인도는 지난 4월4일 러시아제 신형 핵잠수함 INS ‘차크라’를 진수해 핵잠수함을 운용하는 6번째 나라가 됐다. 기존의 해양 초강대국인 미국은 이에.. 더보기
독일과 일본, 왜 이리 딴판일까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가 공동 개최하는 ‘유로 2012’ 축구대회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축구팬들의 여름을 더욱 달군다. ‘유로 2012’는 남미의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정도가 빠진 월드컵축구대회나 다름없다. 유일하게 전승으로 8강에 올라 4강에 안착한 독일은 세계 랭킹 1위 스페인과 맞먹는 막강한 화력을 과시하고 있다. 독일대표팀의 경외감은 단지 축구실력 뿐만 아니다. 그들이 대회 개막 직전 폴란드의 오시비엥침을 찾아가 유대인 희생자를 기리며 헌화하고 묵념하는 장면은 한층 뭉클하게 다가온다. 오시비엥침은 히틀러의 나치 독일이 유대인을 학살하기 위해 만들었던 ‘아우슈비츠 강제 수용소’로 더 널리 알려진 곳이다. 8강전을 앞둔 지난 20일에는 독일축구연맹 회장단이 폴란드의 베스테르플라테 전적지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