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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격적인 드림팀을 짜라 1584년 4월 소나기가 내리는 밤이었다. 훗날 청나라를 세운 누르하치는 침소로 잠입하는 발걸음 소리를 들었다. 그는 잠자리에서 소리 없이 일어나 무기를 챙겨들었다. 문 밖으로 나간 그는 굴뚝 옆에 몸을 숨겼다. 번갯불이 번쩍이는 순간 침소를 들여다보고 있는 자객을 발견했다. 누르하치는 벼락처럼 빠른 동작으로 자객을 넘어뜨린 뒤 시위병을 불러 묶게 했다. 시위병들은 그 자리에서 자객을 찔러 죽이려 했다. 누르하치는 순간적으로 자객을 살려주고 그의 마음을 얻어야겠다고 판단했다. 자객에게 “소를 훔치러 왔느냐”고 물었다. 누르하치의 의도를 눈치 챈 자객도 그렇다고 대답했다. 시위병들은 죽여 없애야 한다고 고집했다. 누르하치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소도둑이 맞는 것 같다”며 자객을 풀어주라고 했다. 그 해 .. 더보기
불안, 그 두 얼굴의 심리학/보르빈 반델로브 불안은 탁월한 업적을 이루는 데 필요한 무한한 에너지를 제공한다. 유명한 음악가 중에는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그들은 최고가 아니면 견딜 수 없다. 호평을 들으면 불안이 좀 줄어들고, 혹평을 들으면 불안이 심해진다. 그래서 그들은 더 뛰어난 음악가가 되기 위해 더 많이 연습하고, 더 독창적인 음악을 생각해낸다. 실패하는 것, 인기가 떨어지는 것, 평범해지는 것에 대한 불안이, 사람들에게 인정받는 배우, 작가, 화가, 스포츠 선수, 정치인, 학자를 만드는 원동력인 것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로버트 여키스와 그의 제자 존 도슨은 너무 심한 불안은 수행능력을 떨어뜨리지만, 적당한 불안은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게 만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여키스-도슨 법칙에 따르면, 시험이나 강연을 앞두.. 더보기
개성을 시안, 교토처럼 개성(開城), 시안(西安), 교토(京都)의 공통점 가운데 하나는 고대국가의 수도였다는 사실이다. 개성은 474년 동안 고려의 수도였고, 시안은 중국 역사상 최전성기를 구가한 당나라를 비롯해 13개 왕조가 수도로 삼았던 곳이다. 교토는 헤이안시대가 열린 794년부터 메이지 유신을 계기로 도쿄(東京)로 천도한 1869년까지 고대 일본의 수도였다. 동아시아 3국의 장구한 역사의 흔적이 켜켜이 쌓인 이들 고도(古都)는 찬란한 전통과 문화유적으로 먹고 산다. 관광객들에겐 단연 인기도시다. 개성은 상대적으로 덜 개방되긴 했지만 말이다. 이런 세 도시가 최근 들어 첨단공업도시로도 부상하고 있는 또 다른 공통점이 시야에 들어온다. 선두주자는 일본의 교토다. 일반인들은 그리 주목하고 있지 않지만 교토는 독창적인 경영모델.. 더보기
포르노그라피는 정치적이다 포르노그라피의 발명/린 헌트 엮음 조한욱 옮김 책세상 (1996년) 잘 하는 것도 많지만 달갑잖은 세계 1위를 많이 보유한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자살률, 저출산율, 고령화진행률, 이혼율, 10만 명당 교통사고 사망자수에서 모두 세계 정상을 달린다. 여기에 추가해야 할 게 ‘포르노그라피에 가장 많은 돈을 쓰는 나라’라는 불명예다. 2년여 전의 보도이지만 영국 BBC방송이 발행하는 잡지 는 한국을 1인당 포르노그라피에 지출하는 비용이 가장 많은 국가 1위에 올려놓았다. 단테의 에 나오는 7가지 죄악을 얼마나 많이 저지르고 있는지 국가별 순위를 매긴 결과다. 한국은 색욕, 식욕, 탐욕, 나태, 분노, 시기, 오만 가운데 색욕 부분 1위에 등극한 것이다. 포르노그라피는 인간 본능 속에 똬리를 틀고 있는 관음의 .. 더보기
문재인의 숙제 ‘천만다행이다 싶으면서도 당혹스럽다.’ ‘말투는 물론 얼굴 표정 하나도 조심스럽기 짝이 없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전격 사퇴 이후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그 선거캠프에서 복합적인 분위기가 진하게 느껴진다. 영화배우 한 사람이 트위터에 남긴 말 한 마디에도 “무거운 마음으로 경청하겠다”는 공식논평을 내놓을 만큼 예민한 촉각을 한껏 곤두세우고 있는 게 민주당 대선 캠프다. 배우 유아인이 일갈한 글은 안철수 지지자들의 심경을 정제하지 않은 채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 “안철수 비난한 것들 부끄러운 줄 알아라. 만족스럽냐. 권력을 내려놓지 않은 것은 야권 또한 마찬가지다...” 지금까지 문재인 진영의 인식은 문 후보 등록 기자회견에 그대로 반영돼 있는 듯하다. 관건은 문재인 쪽이 모색하고 있는 안철수 쪽과의..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13)--<군주론> 니콜로 마키아벨리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눈을 뜨고 이 세상에 태어났다. 소크라테스처럼, 볼테르처럼, 갈릴레오처럼, 칸트처럼...” 100살을 맞을 때까지 명석한 두뇌를 잃지 않았던 이탈리아 작가 주세페 프레촐리니는 그의 저서 ‘니콜로 마키아벨리의 생애’를 이렇게 시작한다. 500여 년 전의 마키아벨리를 서슴없이 ‘나의 친구’라고 부르는 베스트셀러 작가 시오노 나나미는 여기에다 한마디 덧붙인다. “그러나 그 당시 눈을 뜨고 태어난 것은 마키아벨리 한 사람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후세는 그 시대 유럽의 다른 나라들을 중세라고 부르는 것과 구별해 같은 시대의 이탈리아를 르네상스라고 부르게 된다.” 걸출한 정치사상가 마키아벨리(1469~1527)가 정치를 윤리와 도덕에서 분리한 혁명적 사색은 르네상스가 신에서 인간을 독립시킨 일과.. 더보기
중국은 통일장애국가? 얼마 전 짧은 기사 하나에 잠시 눈길이 머물렀다. 우리 국민은 10년 뒤 남북 평화통일에 가장 큰 장애가 될 나라로 중국을 첫 손가락에 꼽았다는 내용이다. 10년 뒤 한국의 국가안보를 가장 위협하는 나라로도 중국을 먼저 들었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소속 인재근 민주통합당 의원이 더플랜코리아를 통해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1032명을 대상으로 ‘통일 및 외교안보 관련 국민 의식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현재 최대의 안보위협국가가 북한이라는 응답이 다수인데 비해 평화적 남북통일에 가장 장애되는 나라는 미래나 현재 모두 중국을 꼽는 게 특징이다. 그것도 과반이거나 이에 가까운 숫자다. 10년 전 대통령선거 무렵이나 진보정권 당시 미국이 몰매를 맞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 더보기
인디언과 함께 걷기/라셀 카르티에, 장피에르 카르티에 자신에게 일어나는 감정을 조절함으로써 배울 수 있는 또 다른 점은 자신과 의견을 달리하는 이들에 대한 이해입니다. 나는 자주 이런 말을 합니다. 인생이라는 것은 주변에 네 개의 의자들이 놓인 네모난 탁자와 같습니다. 나는 책 하나를 집어 그것을 테이블 중심에 똑바로 세워놓습니다. 의자 위에는 네 명의 사람들이 앉아 있습니다. 나는 첫 번째 사람에게 그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말해 달라고 합니다. 그 사람은 책의 표지를 보고 말합니다...인생에 대한 당신의 시각은 당신이 앉아 있는 의자에 좌우됩니다. 왜냐하면 네 사람 모두 옳은 대답을 한 것이니까요. 여기서 책은 진실을 상징합니다. 내가 만약 그것에 대해 알고 싶다면 먼저 나는 네 개의 의자들에 모두 가 앉아봐야 합니다. 그러면 나는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 더보기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 국회의원들이 200여 가지에 이르는 특권 가운데 단 하나라도 18대 대통령 선거일까지 반납하면 내 손에 장을 지지겠다. 지난 5월30일 임기를 시작한 19대 국회는 국민의 추상같은 개혁압력에 쇄신안을 줄줄이 읊어댔다. 수십 년 동안 약속어음에 번번이 부도를 내 오던 터라 아무도 믿지 않았지만 이번만은 특권 내려놓기가 하나쯤은 가시화할 것으로 착각했다. 그것도 최단시일 안에. 그 뒤 다섯 달이나 지났지만 아무 것도 바뀐 게 없다. 속았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늘 그래왔으니까 말이다. 다섯 달 동안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되짚어 보자. 새누리당이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폐지, 연금제도 개선, 겸직 금지, 무노동 무임금 적용, 윤리위 기능 강화, 국회 폭력 처벌 강화 등 6대 쇄신안과 결의문을 내놓은 게 6월8..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12)--<종의 기원> 찰스 다윈 1859년 11월22일 영국에서 504쪽짜리 두꺼운 책 한권이 나오자마자 초판 1,250부가 하루 만에 다 팔려나갔다. 녹색 헝겊표지로 장정한 이 책은 학술서적임에도 당일 매진의 진기록을 남겼다. 2차 세계대전 이전 독일에서만 500만 부가 팔렸다는 히틀러의 ‘나의 투쟁’과 더불어 오랫동안 깨지지 않는 판매기록으로 남은 이 책은 곧바로 유럽 지식인 사회를 발칵 뒤집어 놨다. ‘스펙테이터’ 신문은 “인류 역사가 글로 기록된 이래 인간을 이처럼 하찮은 존재로 전락시킨 예가 없다”고 맹렬히 비난했다. 많은 지식인들은 이 책이 대중에게 파고들어 워털루 역에서 출퇴근하는 사람들에게까지 팔리고 있다며 태산이 무너질 듯 걱정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은 이 책을 도서관에 소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지은이는 “당신의 어머니..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