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숲이 아닌 나무만 보는 정부고위인사들 고위 정무직 인사에게 필수불가결한 자질과 덕목은 리더십, 종합적인 상황판단력, 도덕성, 전문성이 포함된다. 박근혜정부의 고위 각료와 핵심기관장 가운데는 냉철한 상황판단력과 리더십이 부족한 인사가 적지 않게 드러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은 새삼스러운 게 아니다. 인사청문회과정에서 집권여당조차 우려했던 일이 현실화하고 있을 뿐이다. 내각을 통할하는 정홍원 국무총리는 우선 존재감이 적어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했던 ‘책임총리’는 아니더라도 첨예한 사회갈등이 수없이 불거지는 상황에서 총리의 역할이 눈에 띄지 않는다. 진주의료원 폐쇄사건이나 밀양송전탑 문제처럼 국민의 삶과 밀접하면서도 민감한 현안에 총리가 주도적으로 나서 조정하거나 해법을 모색했다는 얘기가 없다. 그저 해당부처 장관과 공무원들에게 하는 의례..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20)--<상대성이론> 알베르트 아인슈타인 서기 2146년, 한 우주비행사가 광속으로 우주여행을 떠나 10분을 머물다 지구로 돌아온다. 그 동안 지구에서는 무려 80년이란 시간이 흘러갔다. 그에겐 지구가 낯설 수밖에 없다. 그가 살던 곳이 엄청나게 변했기 때문이다. 그는 옛날 걸어본 듯한 길을 되짚어 간다. 그가 도착한 집에는 한 여성이 기다리고 있다. 그녀는 이 비행사를 2층으로 안내한다. 거기엔 몸도 잘 가누지 못하는 백발노인이 누워 있다. 노인은 비행사를 오랫동안 기다렸다는 듯 그윽한 눈초리로 바라보다 뜨겁게 포옹한다. 백발노인은 우주비행사의 아들이다. 젊은 비행사는 자신보다 훨씬 늙어버린 아들을 보고 어쩔 줄 모른다. 곧 세상을 떠날 것 같은 아들은 아버지를 간절히 기다렸다고 말한다. 시간을 테마로 한 옴니버스 영화 ‘텐 미니츠 첼로’(T.. 더보기 정부는 진정 필요악인가? 미국 독립운동의 아버지 토머스 페인은 “정부는 최상의 상태에서도 필요악일 뿐이며 최악의 상태에서는 견딜 수 없는 악”이라고 주장한다. 보통사람은 정부가 없어도 행복하게 잘 살수 있다는 게 페인의 생각이다. 미국인의 80퍼센트 정도가 연방 정부를 필요악으로 생각한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이 1981년 후보 시절에 한 얘기는 한층 강렬하다. “정부는 문제를 푸는 주체가 아니라 정부 자체가 문제다.” 인간의 본성은 이기적이어서 정부가 없으면 정치사상가 토머스 홉스의 말처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는 약육강식의 사회가 될 개연성이 높아 정부를 필요악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견해가 적지 않다. 정부가 필요한 까닭은 약하고 상처 받기 쉬운 사람들을 보살피고 모든 사람에게 정의를 베.. 더보기 신도 악마도 디테일에 있다 “신은 디테일에 있다.(God is in the details.)” 20세기 세계 최고 건축가 가운데 한 사람인 루트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가 성공 비결에 관한 질문을 받을 때마다 빼놓지 않고 하는 대답이다. 발터 그로피우스, 르 코르뷔지에와 더불어 근대 건축의 개척자로 꼽히는 로에는 볼트와 너트 하나까지 꼼꼼히 챙기는 설계로 명성이 자자했다. 아무리 거대한 규모의 아름다운 건축물이라도 사소한 부분까지 최고의 품격을 지니지 않으면 결코 명작이 될 수 없다는 게 그의 신념이다. 르네상스 시대의 거장 미켈란젤로도 흡사한 일화를 남겼다. “이 부분을 손 보았고, 저 부분도 약간 다듬었으며, 여여기는 약간 부드럽게 만들어 근육이 잘 드러나게 했습니다. 입 모양에 약간 표정을 살렸고, 갈빗대는 좀 더 힘이 느껴지..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19)--<전쟁론>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 ‘저 묘지에서 우는 사람은 누구입니까/저 파괴된 건물에서 나오는 사람은 누구입니까/검은 바다에서 연기처럼 꺼진 것은 무엇입니까/인간의 내부에서 사멸된 것은 무엇입니까/일년이 끝나고 그 다음에 시작되는 것은 무엇입니까/전쟁이 뺏어간 나의 친우는 어데서 만날 수 있습니까/슬픔 대신에 나에게 죽음을 주시오/인간을 대신하여 세상을 풍설(風雪)로 뒤덮어 주시오/건물과 창백한 묘지 있던 자리에/꽃이 피지 않도록/하루의 일년의 전쟁의 처참한 추억은/검은 신이여/당신의 주제일 것입니다.’ 대표적 모더니스트인 박인환 시인은 ‘검은 신(神)이여’에서 6·25전쟁이 남긴 절망감을 절규하듯 토한다. ‘인류가 존재하는 한 전쟁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갈파했던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명언을 입증이라도 하듯 전쟁의 검은 신은 지구촌에.. 더보기 더 큰 문제는 인사철학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도 추락은 인사 실패에서 비롯됐다. 여론조사 때마다 유권자들은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이유로 사람을 잘 못쓰는 것을 첫 손가락에 꼽는다. 인사청문회 단계에서 역대 최다 낙마를 기록한 일과 더불어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워싱턴 스캔들이 이를 상징적으로 웅변한다. 박대통령은 대다수가 기용에 반대한 윤 전대변인의 참담한 말로를 겪고 난 뒤에야 간접적으로나마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다. “열길 물속은 알아도 한길 사람 속은 모른다. 엉뚱한 결과가 나오고 저 자신도 굉장히 실망스럽고 생각을 많이 한다.” 하지만 나라를 진정으로 걱정하는 여론주도층은 박 대통령이 흔쾌하게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걸 여전히 미심쩍게 지켜본다. 새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과 대변인 임명부터 시험무대가 될 게 틀림없다... 더보기 개성공단, 대화의 끈은 남아 있다 개성공단의 주춧돌은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소떼몰이 방북’이 놓았다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정 회장은 1998년 초여름과 가을, 두 차례에 걸쳐 소 1,001마리를 직접 몰고 북한을 방문했다. 이 ‘기상천외한 사건’에는 세계가 주목했다. 미국 뉴스 전문 채널 CNN은 트럭에 실려 휴전선을 넘는 소떼 모습을 생중계했다. 프랑스의 문명비평가이자 미래학자인 기 소르망은 이 장관을 보고 ‘20세기 최후의 전위예술’이라고 격찬했다. 영국의 권위지 인디펜던트는 “미국과 중국 간 핑퐁외교가 세계 최초의 스포츠 외교였다면 정 회장의 소떼몰이 방북은 세계 최초의 민간 황소 외교”라고 호평했다. 정 회장과 소떼 방북은 외환위기 직후 남북 경제협력과 교류에 ‘희망’을 안겨줬다. 그 해 11월 금강산 관광사업이 시작..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18)--<동방견문록> 마르코 폴로 13세기 유럽인들에게 ‘세계’는 자신들이 살고 있던 유럽과, 종교적 대립관계이던 이슬람 문화권이 사실상 전부였다. 베들레헴에서 예수가 탄생했을 때 별을 보고 찾아와 세 가지 예물을 바치며 경배했다고 성경에 기록된 동방박사도 오늘날의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이란지역 쯤에서 왔다고 그들은 인식했다. 아랍권을 넘어선 ‘동방’은 단지 구전으로 들려오는 상상의 땅일 뿐이었다. 당시 아시아에서는 세계 역사상 가장 강력한 정복왕조인 몽골제국이 엄존했음에도 그렇다. 부유한 베네치아 보석상인 니콜로 폴로와 동생 마테오 폴로는 1260년 다른 상인들과 함께 동방을 찾아 떠났다. 이들은 콘스탄티노플과 투르키스탄의 부하라 등을 거쳐 중국에 들어가 베이징 근처에 자리한 쿠빌라이 칸의 왕궁에도 초대받았다. 9년 만에 베네치아로.. 더보기 박 대통령, 클린턴을 닮아라 불통·고집·독선 논란을 빚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 초반은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때와 닮은 점이 공교로울 정도로 많다. 필자가 워싱턴 특파원으로 일할 당시 백악관을 출입하면서 20년전 이 무렵에 썼던 기사와 취재노트를 들춰보면 박 대통령이 벤치마킹할만한 게 적지 않다. 클린턴 대통령은 1993년 1월20일 취임하자마자 연이은 두 명의 법무장관 지명자 낙마, 백악관 여행담당 직원교체 번복 파문을 일으킨다. 클린턴은 자신의 호화 이발 추문, 동성애자 군입대 허용 논란 같은 개인 스캔들과 정책적 반발을 거의 동시에 불러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인사실패 사례만 보면 박 대통령은 클린턴과 비교조차할 수 없을 만큼 사상 최대의 낙마 사고를 겪었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새 대통령과 언론 간의 전.. 더보기 외길 인생(4)-추억을 파는 서점 주인 80대 권오남 할머니 추억을 파는 서점 주인 80대 권오남 할머니 25만 명이 사는 미국 남부 텍사스 주 러레이도(Laredo) 시에는 서점이 없다. 2010년 초 미국에서 가장 큰 서점체인인 반스앤노블이 이 도시에서 하나밖에 없던 서점을 폐쇄했기 때문이다.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게 문을 닫은 이유다. 서점이 있는, 가장 가까운 샌안토니오 시까지 가려면 무려 246㎞를 달려야 한다. 주민들이 서점을 부활시켜달라는 서명 운동을 하고 있지만 성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 서점과 전자책 공세로 말미암아 지구촌의 동네서점들이 사라져간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시인 조지훈과 소설가 이문열을 낳은 문학의 고장 영양군은 2009년부터 ‘서점 없는 불명예 군(郡)’이 됐다. 최근 한국출판연구소 조사결과, 전국 24.. 더보기 이전 1 ··· 30 31 32 33 34 35 36 ··· 8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