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톺아보기-칼럼 썸네일형 리스트형 앞 정부 실패 답습하는 촛불 정부 미시간대학교가 있는 미국 앤아버에는 ‘실패박물관’이라는 이색적인 공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정식 명칭이 ‘신제품 작업소(New Product Works)’인 이 박물관에 전시 중인 13만 점 이상의 실패 상품을 보러 기업경영인들이 비싼 입장료를 내고 찾아온다. 다양한 실패 사례에서 교훈을 얻기 위해서다. 1990년 설립된 이곳에는 마케팅 전문가이자 실패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로버트 맥매스가 40년 넘게 수집한 소비자 외면 제품이 가득하다. 미국에는 해마다 3만 개 이상의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지만 80~90%가 곧 사라진다고 한다. 미국의 조직심리학자이자 혁신 연구가인 새뮤얼 웨스트는 2017년과 2018년에 스웨덴 남부도시 헬싱보리와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 실패박물관(Museum of Failure)을.. 더보기 호르무즈 파병과 광해군의 지혜 국가의 딜레마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게 동맹안보 딜레마다. 최악의 경우 나라의 존망까지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동맹안보 딜레마는 동맹 의존성이 높은 나라가 처하게 되는 안보상의 딜레마를 일컫는다. 방기(放棄)와 연루(連累)라는 상반된 위험에 맞닥뜨려 한쪽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이 다른 위험을 불러오는 상황이다. 동맹을 맺지 않으면 동맹국의 도움이 절실할 때 방치될지 모른다는 것이 방기의 위험이고, 동맹국을 지원해 원하지 않는 분쟁에 휘말릴지도 모르는 게 연루의 위험이다. 대부분의 딜레마는 합리적 판단을 허용하지 않아 진퇴양난의 상황을 초래한다. 연초부터 한층 첨예해진 미국과 이란의 갈등 국면에서 미국이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강하게, 그것도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모습이 예사로운 건 아니다. .. 더보기 새해 벽두부터 심상찮은 지구촌 전조 이란은 세계에서 마라톤 경기가 없는 유일한 나라다. 1974년 테헤란에서 아시안 게임이 열렸을 때 개최국 이란은 마라톤 종목을 제외해 버렸다. 이란이 마라톤을 금기시하는 데는 뼈저린 역사가 깔려 있다. 마라톤이 올림픽과 국제경기 종목으로 채택되는 연원에 아테네 마라톤 평원 전투에서 고대 이란의 페르시아 제국이 참패한 악몽이 서려 있기 때문이다. 아테네 병사가 약 40㎞를 달려가 승전보를 전하고 숨을 거뒀다는 일화는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근대 올림픽을 창설할 때 한 지인이 감동적인 이야기로 각색한 것이라는 설이 있긴 하다. 무적의 정예부대로 불리던 페르시아군이 치욕적인 첫 패배를 당한 마라톤 전투는 지금의 이란인들에게도 아픈 기억으로 고스란히 전해온다. 마라톤 전투는 동서양 간의 최초 전쟁에서 동양이.. 더보기 세계 최초·최고를 썩힌 한국인의 역사 서양 역사학자들이 중국 역사에서 가장 궁금해하는 점 가운데 하나가 송나라의 쇠퇴와 멸망이다. 송나라는 당시 유럽 어느 나라도 감히 따라잡을 수 없는 수준의 문명과 산업 발전을 구가하고 있었다. 저명한 역사학자 아널드 토인비는 “송나라는 인류의 생활에 가장 적합한 왕조다. 만약 내게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중국 송나라 시절로 돌아가 살겠다.”라고 했을 정도다. 송은 나침반, 화약, 인쇄술을 세계 최초로 발명했다. 용광로, 수력방직기, 강노(剛弩), 물시계, 건축의 아치형 받침대 같은 것들도 송나라 때 처음 만들어졌다. 수력 터빈을 사용하는 조선업, 항해술 역시 탁월했다. 12만5000톤에 이르렀던 1078년 송나라 철강 생산량은 1788년 산업혁명 당시의 영국에 조금 못미쳤다고 한다. 이 정도면 영국보다 50.. 더보기 경기 도중 규칙 바꾼 트럼프 요즘 세계 젊은이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퍼즐 게임의 하나가 ‘바바 이즈 유(Baba is you)’다. ‘바바 이즈 유’의 인기는 ‘퍼즐 게임의 신기원’이라고 불릴 만큼 폭발적이다. 2017년 당시 23살이던 핀란드 대학생 아비 타케아리가 개발한 뒤 올해 초 완성도를 더욱 높여 극찬받는 분위기다. 인디 게임계를 강타한 비결은 플레이어가 경기 도중 규칙을 바꿀 수 있다는 묘미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난도가 급상승해 머리에 쥐가 날 정도라고 한다. 시대를 앞서간 천재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은 일찍이 “게임을 이길 수 없다면 규칙을 바꿀 수 있다고 세계의 역사가 우리에게 가르친다.”라고 했다. 불리하면 룰을 바꾸라는 역발상과 같다. 경기 규칙을 자기에게 유리하도록 바꾸면 승리는 떼놓은 당상이나.. 더보기 점입가경, 성소수자의 미국 대선 도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비주류 후보가 돌풍을 일으키며 백악관의 주인이 된 사례가 적지 않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모두 젊은 피가 끓는 비주류 40대였다. ‘앵글로색슨계 백인 신교도(WASP)’가 주류인 미국에서 비주류 가톨릭신자였던 존 F. 케네디가 40대 초반에 대통령이 된 것도 비슷한 예다. 내년 대선의 도널드 트럼프 현 대통령 대항마 선출 경선과정에서도 70대 민주당 후보 3강 구도를 깨트리고 돌풍을 예고한 30대 성소수자 후보가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내년 2월 초 공식적으로 막이 오르는 민주당 예비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77) 전 부통령, 버니 샌더스(78) 상원의원, 엘리자베스 워런(70) 상원의원의 3강 후보가 아성을 구축하고 있었다. 첫 .. 더보기 집단적 타성의 늪에 빠진 국회 통일 독일의 디딤돌을 놓은 철혈 재상 오토 폰 비스마르크에게 있었던 일화다. 러시아 주재 프로이센 대사로 간 비스마르크는 알렉산드르 2세 황제의 부름을 받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황제 여름 별장에서 산책을 하고 있었다. 환담을 나누며 한 초소를 지날 때였다. 총을 든 군인을 본 비스마르크는 왜 이곳에 경비가 있느냐고 황제에게 물었다. 황제와 경호원도 그 까닭을 몰라 그곳 경비 병사들에게 물었다. 경비병 역시 이유를 모르자, 황제가 알아오라고 명했다. 며칠 뒤 황제는 만찬 자리를 만들어 알아낸 사실을 비스마르크에게 한참 동안 설명했다. “최고 사령부를 방문해 서류를 검색한 결과, 어렵게 연유를 알아냈답니다. 예카테리나 여제가 어느 해 이른 봄 이곳을 산책하다가 눈 속에 핀 예쁜 꽃 갈란투스를 발견한 뒤 그 꽃.. 더보기 '조국 사태' 이전과 이후 우리 국민은 집권세력이 갖춰할 최우선 가치로 도덕성을 요구한다. 그것도 압도적인 비율이다. 한 언론의 새해 여론조사 결과다. 국정운영 집권세력이 갖춰야 할 자질로 무엇이 중요하냐는 질문에 ‘도덕성’이라는 응답이 ‘유능함’보다 월등히 높았다. 10명 가운데 6명꼴로 도덕성을 든 반면 유능함을 꼽은 사람은 3명 정도에 그쳤다. 이 의견은 성별·연령·지역·이념 성향과 상관없이 고르게 나타났다. 눈길을 끄는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층일수록 도덕성의 비중이 더 높다는 점이다. 경제만 잘 돌아가면 된다던 이명박·박근혜 정권의 비리와 국정농단의 후과로 받아들여진다. 문 대통령이 취임식 때부터 공정과 정의, 정부의 도덕성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적폐청산을 선결과제로 삼은 것도 국민의 여망이 어디에 있는지를 체.. 더보기 ‘적과의 포옹’에 준 노벨평화상 수십만 명의 목숨을 희생하며 싸운 적과 포옹하기란 생각만큼 녹록지 않다는 건 역사가 증언한다. 2019년 노벨평화상이 분리독립 세력과의 오랜 분쟁에 마침표를 찍은 아비 아머드 알리 에티오피아 총리에게 돌아간 것은 그만큼 값진 일이다. ‘에티오피아의 오바마’로 불릴 만큼 젊고 진취적인 그는 아프리카 55개국 지도자 가운데 최연소(43세) 정치인이다. 흔히 에티오피아를 아프리카 최빈국 그룹, 미개한 나라, 커피의 발상지 정도로 안다. 조금 더 나아가면 6·25 전쟁 당시 아프리카 유일의 지상군 파병국가, 아프리카 흑인 최초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맨발의 마라토너 아베베 비킬라로 인식된다. 에티오피아는 인류의 발상지이자 긴 역사를 지닌 나라라는 긍지가 대단하다. 최초의 인류로 여겨지는 ‘루시’가 에티오피아 .. 더보기 팬텀세대의 익명성 지금의 20대 별칭 가운데 하나는 ‘팬텀세대’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The Phantom of the Opera)’의 팬텀처럼 소통한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팬텀세대는 강한 목소리로 자기 의견을 드러내면서도 흔적을 남기지 않는 익명성을 선호한다. 시위 때 마스크나 선글라스를 끼고 얼굴을 노출하지 않는 게 이 때문이다. 최근 고려대 학생들이 조국 법무부 장관 딸의 입학과정 진상규명 촉구 촛불집회를 열었을 때 다수가 마스크를 쓰고 참가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촛불집회에 참여한 서울대 학생들의 상당수도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소통의 달인’으로 평가받는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은 팬텀세대인 대학생들의 시위 양태가 못마땅한 모양이다. ‘어용지식인’을 자처하는 유 이사장은 “조국 욕한다고, .. 더보기 이전 1 ··· 9 10 11 12 13 14 15 ··· 4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