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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톺아보기-칼럼

채동욱과 윤석열의 ‘운명’ 채동욱 전 검찰총장과 윤석열 현 검찰총장은 운명처럼 맺어진다. 두 사람은 서울대 법대 선후배인데다 오랫동안 검찰 특수통의 상하관계로 일했다.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으로 표현하는 이들이 있을 정도다. 윤 총장이 박근혜 정권에서 핍박을 받은 것은 채 전 총장과의 이런 인연 때문이었다. 역설적이지만 윤 총장의 현직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이명박 정부의 국가정보원과 기무사 등의 조직적인 댓글공작 도움을 받아 대선에서 이겼다는 의혹을 받았다. 채동욱 검찰총장은 윤석열 여주지청장을 팀장으로 하는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수사팀은 경찰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사건을 송치 받아 속전속결의 자세로 임했다.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아 무소불위의 국정원을 압수수색하는 등 거침이 없었다. 국정원이 조직적으로 .. 더보기
촛불은 특권과 반칙을 규탄했다 “관행으로 여겨온 반칙과 특권이 청년들의 꿈을 포기하게 만들지 않도록 하겠습니다.”(2019년 6월20일 반부패정책협의회) “촛불 민심이 명한대로 국정농단, 반칙과 특권이라는 적폐 체제를 마감하고 새로운 시대,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향해 걸어가고 있습니다.”(2019년 5월9일 취임2주년 KBS 특집 대담) “국민의 평범한 삶에 좌절과 상처를 주는 특권과 반칙의 시대는 반드시 끝내야 합니다.”(2019년 4월9일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앞둔 국무회의) “오늘부터 나라를 나라답게 만드는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운 사회, 특권과 반칙이 없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2017년 5월10일 대통령 취임사) 이처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사부터 기회 있을 .. 더보기
‘임파서블 버거’가 주는 작은 극일 교훈 불가능한 음식으로 생각되던 ‘임파서블 버거’ 바람이 돌풍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쇠고기 맛과 같게는 낼 수 없을 것으로 여겼던 식물성 고기가 대중의 입맛 시험에 너끈히 통과해 글로벌 체인업체에서까지 본격 판매에 나섰기 때문이다. 미국 햄버거 체인점 버거킹은 식물성 패티로 만든 ‘임파서블 와퍼’ 판매를 지난 8일부터 미 전역 7000개 매장으로 확대했다. 이 회사는 지난 3월 세인트루이스에서 쇠고기 와퍼를 주문한 손님들에게 몰래 임파서블 와퍼를 제공하는 실험을 했다. 손님들은 진짜 쇠고기 버거를 먹은 것으로 감쪽같이 속았다. 눈치를 보던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업체 맥도날드도 내년 초부터 ‘임파서블 버거’를 출시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미국의 2만여 햄버거 식당들은 이미 임파서블 버거를 메뉴에 올려.. 더보기
일본이란 이름의 굴레와 멍에 ‘세계화 전도사’로 불리는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는 냉전시절 일본이 자본주의보다 공산주의 체제에 훨씬 더 가깝다고 평했다. 프리드먼은 명저 ‘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에서 자민당 치하의 일본이 엘리트 관료가 경제자원 배분문제까지 결정해 노멘클라투라 체제의 소련 공산주의나 다름없다고 했다. 실제로 소련 학자들이 일본을 둘러보고 “지구상에서 가장 완벽한 사회주의 국가”라고 감탄했다고 한다. 월스트리트저널 출신의 저명한 IT 칼럼니스트 월트 모스버그도 ‘일본이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공산주의 국가였다’는 말을 즐겨썼다. 프리드먼은 여기에다 일본 언론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온순해 본질적으로 정부 지침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았다. 그는 일본 국민 역시 지독하게 획일주의에 순응하고 이를 거부하는 사람들은 .. 더보기
부자 국회의원들의 서민 걱정 국회의원의 평균 재산은 일반 국민보다 10배가량 많다. 재산이 5억 원 이상인 국민은 10%에 불과하지만 국회의원은 80%가 넘는다. 19억 원 이상인 국회의원은 30%가 넘지만 국민은 1%밖에 안 된다. 국회 공직자윤리위원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대 국회의원의 지난해 평균 재산은 23억9767만원으로 나타났다. 500억 원 이상인 국회의원 3명을 제외하고도 그렇다. 정당별로는 자유한국당 의원이 31억7784만원으로 1위를 차지했다. 자영업자를 포함한 서민들의 삶은 더욱 핍진해졌으나, 국회의원들은 지난해 평균 1억1521만원의 재산을 늘렸다. 이런 부자 국회는 경제적으로 국민의 대표성을 지닌다고 보기 어렵다. 국회의원들은 서민을 대표한다면서 입만 열면 서민경제를 걱정한다. 말과는 달리 실제로는 서민경제.. 더보기
무명 선수의 명장 변신이 주는 메시지 스포츠계 명장(名將)들의 선수 시절 이력서를 보면 이름이 그리 알려지지 않은 사례가 유난히 많다. 축구 역사상 최고 명장으로 꼽히는 알렉스 퍼거슨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을 빼놓고 얘기할 수 없다. 박지성을 키운 퍼거슨은 맨유에서 프리미어리그 정상만 13번, 영국 프로축구팀 사상 최초의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한 것을 비롯해 손가락으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선수 퍼거슨은 감독 퍼거슨에 비해 보잘것없다. 스코틀랜드의 수준 낮은 퀸스파크팀에서 데뷔한 그는 글래스고 레인저스로 이적했으나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한 채 밀려났다. 끊임없는 공부와 특유의 지도력으로 세계적인 명장의 반열에 오른 그는 파리목숨 같다는 감독으로 맨유에서만 무려 27년 간 명성을 이어가다 72세에 용퇴했.. 더보기
문재인 정부 위기관리와 ‘우생마사’ 문재인 정부의 현 상황에는 ‘사면초가’라는 표현이 그리 무리하지 않다. 내우외환이 겹치는 정도를 넘어 더 높이 쌓여가는 형국이다. 한국 경제의 버팀목이던 수출의 둔화는 7년 만에 처음으로 경상수지 적자를 낳았다. 위기에 처한 경제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기업들이 선택을 강요받아 설상가상의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듯하다. 세계 교역랑의 감소 추세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불길한 조짐마저 어른거린다.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0.4% 감소세로 돌아서 10년 만에 최저수준으로 내려앉았다는 사실이 위기의식을 부추긴다. 설비투자가 21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통계는 낙관적이지 않은 경제의 미래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이 때문에 국내 시장은 최저임금인상, 근로시간 단축 같은 소득주소성장 정책의 수정을 끈질기.. 더보기
자원의 저주, 풍요의 역설 최선진국으로 손꼽히는 노르웨이와 싱가포르의 공통점은 독립할 때 국토 대부분이 쓸모없는 땅으로 여겨졌다는 사실이다. 노르웨이는 스웨덴으로부터 독립할 당시만 해도 북유럽에서 가장 살기 힘든 나라였다. 노르웨이 국가(國歌)에도 이를 상징하는 가사가 담겼다. ‘그래, 우리는 이 땅을 사랑한다, 앞으로 나아가는 이 땅을. 바위가 많고 파도 속에 깎여 나갔지만 수많은 사람들의 집이 되는 이곳을~’. 전 국토의 5%만이 경작할 수 있는 땅이어서 1905년 독립 직후엔 임업과 어업이 중심이었다. 지금이야 정보통신기술(IT), 종이, 가구, 실리콘 합금, 기술제품들이 주요 산업인데다 산유국을 자랑하게 됐지만, 지도자와 온 국민의 각고면려(刻苦勉勵)가 없었으면 불가능했다. 마침내 여러 면에서 스웨덴을 역전하기에 이르렀다... 더보기
통합적 사고가 아쉬운 문재인 정책 비둘기가 국민적 애물단지로 변한 일은 정부 정책의 낭만적 단견을 보여주는 상징의 하나다.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의 성공적 개최에 들뜬 정부는 평화와 희망의 의미를 가득 담아 외래종 비둘기를 전국으로 날려 보냈다.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올림픽 때 각각 3000마리의 비둘기가 방사됐다. 당시 삼천리 금수강산에서 숫자를 생각해냈다는 얘기도 들린다. 비둘기를 날리는 행사는 1985년부터 2000년 사이 모두 90차례나 열렸다. 그러자 비둘기의 개체 수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 도심 속은 물론 제주도까지 골칫거리가 된 지 오래다. 평화의 상징이던 비둘기는 급기야 2009년에는 ‘야생동물보호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유해야생동물로 낙인이 찍혔다. 이 같은 정책의 결과는 통합적 사고의 결여에서 비롯됐다. .. 더보기
‘솔로몬의 역설’과 조국 수석 고대 이스라엘의 솔로몬 왕은 ‘지혜의 표상’으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그의 실패는 학문적 연구대상으로 꼽힌다. 그의 성공은 번성기를 누렸던 외양만 보면 나무랄 데가 없다. 아이의 진짜 엄마 찾아주기 판결 일화에서 보듯이 그는 출중한 슬기로 나라의 기초 질서를 세웠다. 빼어난 경영 마인드로는 막대한 국부를 쌓았다. 전국을 요새화해 외침의 공포를 차단했다. 탁월한 외교적 수완과 리더십으로 국제 질서까지 다졌다. 이만하면 뭘 더 바랄 게 있을까 싶다. 하지만 강력한 중앙권력과 웅장하고 화려한 왕궁은 실패의 지름길이었다. 위대한 치적이 외려 나라를 두 쪽으로 갈라놓는 원흉이었기 때문이다. 기독교에서는 솔로몬의 실패 원인을 우상 숭배로 인한 하나님의 심판으로 지목하지만, 세속에서 보면 자기 문제에 대한 판단력 결..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