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톺아보기-칼럼 썸네일형 리스트형 코로나 전쟁의 스트롱맨과 여성 지도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근육질을 자랑하는 스트롱맨 지도자들에게 굴욕을 한 바가지씩 안겼다. 반면 침착하고 세심한 여성 지도자들에게는 비교적 다소곳했다. 한반도 주변 4대 강국 지도자들은 코로나19 때문에 하나같이 리더십에 균열이 생겼다. 이와 달리 코로나19를 상대적으로 잘 관리하는 나라의 지도자 가운데 여성이 많은 게 두드러진다.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5월 10일 존스홉킨스대 집계 기준으로 400만명을 넘어서고 사망자가 28만명에 육박한 가운데 미국은 213개 코로나19 발생국 중 압도적 1위를 지켰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진두지휘하는 미국은 확진자 130여만명에 사망자가 8만명에 근접했다. 세계 최강 미국의 불명예는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트럼프의 리더십을 소환한다. 코로나19 첫 발생국인 중.. 더보기 초행길 공수처에 대한 노파심 처음 가는 길은 설렘과 걱정을 함께 안고 떠난다. 이미 있는 길이 아니라 새로 만들어 가야 하는 길이라면 한결 그렇다. 건국 이래 처음 도입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꼭 그런 느낌을 준다. 공수처는 문재인 정부의 숙원이자 검찰 개혁의 핵심이다. 검찰이 독점하고 있는 고위공직자에 대한 수사권, 기소권, 공소유지권을 공수처가 넘겨받아 검찰의 정치 권력화를 막아보자는 게 도입 취지다. 4·15 총선 결과가 거대여당 탄생으로 끝나자마자 시선이 공수처로 쏠리는 일이 잇따른다. 더불어민주당과 비례 위성정당 당선자들 가운데 첫 소감으로 검찰개혁부터 선언한 이들이 적지 않았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비례대표 당선 일성으로 검찰을 겨냥해 “세상이 바뀌었다는 것을 확실히 느끼도록 갚아주겠다”라고 .. 더보기 코로나19 이후 재정의 발상 전환 스코틀랜드 정부가 의회 의사당을 새로 짓는데 2년간 4000만 파운드(약 600억원)를 들일 예정이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5년간 4억 파운드가 들어갔다. 시공회사는 돌발적인 일이 발생할 때마다 정부에 더 많은 비용과 시간을 요구했다. 그때마다 정부 결정권자들은 이렇게 의견을 모았다. “이 공사에 이미 수천만 파운드를 쏟아부었는데 공사를 그만두면 국민의 신임을 잃고 말 겁니다. 승인해 줍시다.” 얼마 후 비슷한 일이 다시 벌어졌다. 공사를 포기할 수 없었음은 물론이다. 같은 일이 여러 번 반복되자 최종 공사비는 애초 산정했던 것보다 10배로 늘었다. 용인 경전철은 ‘세금 먹는 하마’라는 별명이 붙은 대표적인 토목 행정실패 사례로 꼽힌다. 사업 초기에 수요를 뻥튀기한 데다 민간업자의 이윤 맞추기 사업으로 추.. 더보기 ‘맡겨둔 커피’와 1+1 나눔 운동 유명한 러시아 여행작가 엘레나 코스튜코비치가 이탈리아 나폴리의 작은 카페에 들러 아침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 중년 남성 둘이 석 잔의 커피값을 내고 “한 잔은 소스페소”라고 말한 뒤 두 잔만 마시고 나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곧이어 들어온 네 명의 여성도 다섯 잔의 커피를 주문하고선 “하나는 소스페소”라고 했다. 궁금증을 견디다 못한 작가가 카페 주인에게 물었다. “소스페소 커피가 뭐죠?” 주인은 잠깐 기다려 보라고만 했다. 어렵기로 소문난 움베르토 에코의 소설 ‘장미의 이름’을 러시아어로 옮겨 ‘올해의 번역상’을 받은 작가 코스튜코비치는 카페 주인이 답을 주기 전에 궁금증을 풀었다. 남루한 옷을 입은 한 남성이 들어와 “여기 나를 위한 커피가 있나요?” 하고 묻자 카페 주인은 “네!” 라는 대답과 함.. 더보기 정부와 시민 시험하는 코로나19 지구촌 전체로 번진 코로나19는 모든 나라의 정부와 시민의식을 시험대에 올려놓았다. 대중의 공포를 먹고 사는 코로나19는 자연스레 정부의 위기관리능력과 국민 수준을 저울질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한국에서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던 확진자가 주춤하기 시작한 것은 방역 당국의 눈물겨운 투쟁과 더불어 성숙한 시민의식 덕분이라고 해도 좋을 듯하다. 해외에서 한국의 발 빠른 방역작업과 시민사회의 자발적인 움직임에 한결같이 주목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해외 주요언론은 한국의 시민의식을 아낌없이 호평한다. 해외 주요언론은 최초 발병국이자 최다 발병국인 중국과 차별화한 한국의 대응을 롤모델로 꼽는다. 이들은 무자비할 정도로 강제적인 중국의 확산저지 작전과 달리 한국에선 민주적이고 효율적인 대응이 효험을 보고 있다는 점.. 더보기 편벽과 잘코사니를 넘어 천재(天災)는 단합을 불러오고 인재(人災)는 분란을 초래한다고 한다. 고금과 동서를 막론하고. 지진·홍수·가뭄 같은 자연현상으로 재해가 닥치면 우선 한마음으로 뭉쳐 재난에서 빠져나오려 하지만 사람이 낳은 재앙은 책임을 놓고 다투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확산을 놓고서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의 코로나19 슈퍼 전파자가 ‘중국이냐, 신천지교냐’의 논쟁으로 인해 화급한 방역전선에 힘이 집중되지 못하는 형국이다. 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을 넘어서 방역 당국의 사투조차 빛이 바랠 정도다. 보수 야당과 일부 언론은 여전히 중국인 입국금지가 근본대책이라고 줄기차게 주장한다. 전파 초기라면 몰라도 방역당국이 지역민에 의한 감염 확산 사실을 역학조사로 입증하고 있음에도 우기다시피 하는 것은 순수성을 의심받기 쉽다. .. 더보기 협량 정치에 광적 팬덤까지 오만과 편견은 바늘과 실처럼 따라 다닐 때가 많다. 영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 제인 오스틴은 대표작 ‘오만과 편견’에서 명문장으로 그 상징성을 보여준다. ‘편견은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하지 못하게 만들고, 오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사랑할 수 없게 만든다.’ 더불어민주당이 비판 칼럼 필자와 게재한 신문사를 검찰에 고발했다가 취하한 일은 오만과 편견이 교직된 사고의 발로로 보인다. 오스틴은 남녀 간의 애정에 대한 단상을 담았지만, 집권당의 행태는 민주주의에 대한 자기모순으로 읽힌다. 촛불혁명을 주도한 국민의 기대를 배신한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는 주장을 펼친 글의 맥락을 보면 쓴소리에 불과하다. 민주적 정당이 쓴소리를 좋은 약으로 받아들이지 못하고 법의 심판을 요구한 발상은 협량의 정치로밖에 보이지 .. 더보기 앞 정부 실패 답습하는 촛불 정부 미시간대학교가 있는 미국 앤아버에는 ‘실패박물관’이라는 이색적인 공간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정식 명칭이 ‘신제품 작업소(New Product Works)’인 이 박물관에 전시 중인 13만 점 이상의 실패 상품을 보러 기업경영인들이 비싼 입장료를 내고 찾아온다. 다양한 실패 사례에서 교훈을 얻기 위해서다. 1990년 설립된 이곳에는 마케팅 전문가이자 실패 연구의 세계적 권위자인 로버트 맥매스가 40년 넘게 수집한 소비자 외면 제품이 가득하다. 미국에는 해마다 3만 개 이상의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지만 80~90%가 곧 사라진다고 한다. 미국의 조직심리학자이자 혁신 연구가인 새뮤얼 웨스트는 2017년과 2018년에 스웨덴 남부도시 헬싱보리와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 실패박물관(Museum of Failure)을.. 더보기 호르무즈 파병과 광해군의 지혜 국가의 딜레마 가운데 가장 어려운 게 동맹안보 딜레마다. 최악의 경우 나라의 존망까지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동맹안보 딜레마는 동맹 의존성이 높은 나라가 처하게 되는 안보상의 딜레마를 일컫는다. 방기(放棄)와 연루(連累)라는 상반된 위험에 맞닥뜨려 한쪽 위험을 회피하기 위한 노력이 다른 위험을 불러오는 상황이다. 동맹을 맺지 않으면 동맹국의 도움이 절실할 때 방치될지 모른다는 것이 방기의 위험이고, 동맹국을 지원해 원하지 않는 분쟁에 휘말릴지도 모르는 게 연루의 위험이다. 대부분의 딜레마는 합리적 판단을 허용하지 않아 진퇴양난의 상황을 초래한다. 연초부터 한층 첨예해진 미국과 이란의 갈등 국면에서 미국이 한국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강하게, 그것도 공개적으로 요청하고 있는 모습이 예사로운 건 아니다. .. 더보기 새해 벽두부터 심상찮은 지구촌 전조 이란은 세계에서 마라톤 경기가 없는 유일한 나라다. 1974년 테헤란에서 아시안 게임이 열렸을 때 개최국 이란은 마라톤 종목을 제외해 버렸다. 이란이 마라톤을 금기시하는 데는 뼈저린 역사가 깔려 있다. 마라톤이 올림픽과 국제경기 종목으로 채택되는 연원에 아테네 마라톤 평원 전투에서 고대 이란의 페르시아 제국이 참패한 악몽이 서려 있기 때문이다. 아테네 병사가 약 40㎞를 달려가 승전보를 전하고 숨을 거뒀다는 일화는 피에르 드 쿠베르탱 남작이 근대 올림픽을 창설할 때 한 지인이 감동적인 이야기로 각색한 것이라는 설이 있긴 하다. 무적의 정예부대로 불리던 페르시아군이 치욕적인 첫 패배를 당한 마라톤 전투는 지금의 이란인들에게도 아픈 기억으로 고스란히 전해온다. 마라톤 전투는 동서양 간의 최초 전쟁에서 동양이.. 더보기 이전 1 ··· 10 11 12 13 14 15 16 ··· 4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