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5)--<침묵의 봄> 레이첼 카슨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폭발이 일어나기 며칠 전, 저명한 과학저널 ‘네이처’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300년 안에 지구촌 생물 종의 75% 이상이 사라지는 ‘대멸종’을 맞을 수 있다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안토니 바르노스키 교수의 경고장이 담겨 있었다. 작년 6월에는 전 세계 바다 생태계가 전례 없는 대규모 멸종 단계에 진입할 위험이 커졌다는 국제해양생태계연구프로그램(IPSO)의 새로운 보고서가 유엔에 제출됐다. 이 보고서는 여러 요인이 한데 어우러져 바다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급격한 속도로 파괴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간의 무분별한 어류 남획과 농가에서 흘러나온 화학비료 등에 따른 오염, 이산화탄소 배출이 낳은 해양 산성화, 기후변화가 여기에 포함된다. 지구는 50억년.. 더보기 티핑 포인트가 절실한 탈북자 북송문제 중국의 탈북자 강제송환문제가 변곡점이 요긴한 시점에 이르렀다. 한동안 소강상태였던 강제북송 반대 움직임의 불씨가 나라 안팎에서 번져나갈 조짐이 보이고 있어서다. 어떤 일이든 성공궤도에 접어들기 위해선 급격하게 퍼지거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는 ‘티핑 포인트’가 긴요하다. 미국 언론인이자 저술가인 말콤 글래드웰의 책 때문에 널리 알려진 티핑 포인트는 본디 물리학에서 나온 말이다. 섭씨 99도의 물은 1도만 부족해도 끓지 못한다. 1도만 더 올라가면 물은 성격이 다른 기체로 변하기 시작한다. 이처럼 극적인 변화의 시발점이 바로 티핑 포인트다. 사회현상도 마찬가지다. 작은 변화로 말미암아 기대하기 어려웠던 일이 폭발적으로 일어나는 티핑 포인트가 절실할 때가 있다. 글래드웰은 티핑 포인트에 이르는 세 가지.. 더보기 파란 눈의 한국혼 헐버트 영미인들이 죽어서 런던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 묻힌다는 건 최고의 영예다. 그런 웨스트민스터 사원보다 한국 땅에 묻힌 걸 더 영광스럽게 여긴 미국인이 서울 마포구 합정동 양화진 외국인묘지에 잠들어 있는 호머 헐버트 박사(1863~1949)다.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하고, 자신의 조국보다 한국을 위해 더 헌신했던 인물’로 불리는 까닭이 그의 묘비명에 오롯이 담겼다. ‘뼛속까지’ 한국을 사랑한 그는 일제에 나라를 빼앗기자 독립운동에 앞장섰다. 이준 열사 등과 함께 헤이그 만국평화회의에 밀사로 참석하는가하면, 고종의 밀서를 지니고 미국 대통령 면담을 시도했다. 헐버트는 일제에 맞서다 사실상 추방당하고 말았지만, 3·1운동 이후 미국에서 한인 독립단체를 도우며 불꽃을 이어갔다. 그는 한국의 역사와 지리를 배.. 더보기 판검사 직급의 불편한 진실 사법시험 합격자가 발표되면 웬만한 대학교나 고등학교 교문에 경축 플래카드가 나부끼는 걸 아직도 어렵잖게 본다. 고향에선 그 옛날 과거에 급제한 것 마냥 펼침막을 내건다. 학교와 마을의 경사를 뽐내기 위해서다. 이름이 대학신문이나 동창회보에 실리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개중에는 사법연수원을 거쳐 판·검사로 임용될 성적으로 합격한 사람도 있지만, 다수의 합격자가 일자리 걱정부터 한지 오래다. 사법연수원 수료자들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판·검사로 임용되거나 로펌에 들어가지 못하면, 대기업의 상무나 부장급 대우를 받으며 당당하게 입사했다.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과장급으로 낮아지기 시작했고, 요즘엔 대리급으로 입사하는 경우도 흔하다. 아니, 일자리를 얻는 것만으로 감지덕지할 정도로 사정이 어려워진 게 ..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4)--<여성의 권리 옹호> 메리 울스턴크래프트 “여자란 머리카락은 길어도 사상은 짧은 동물이다.”(아르투르 쇼펜하우어) “여자는 깊이 있는 척하는 껍데기이다.”(프리드리히 니체) “여자가 위대한 업적을 이룬다면, 우리는 그녀를 어떤 남자보다 우러러볼 것이다. 왜냐하면 누구도 여자가 그런 업적을 이루리라 기대하지 않기 때문이다.”(쇠렌 키에르케고르) “여자는 죽고 나서 석 달 뒤에 철이 든다.”(라틴 아메리카 원주민 속담) “여자를 만든 것이 알라의 유일한 실수다.”(이슬람 속담) “여자와 북어는 사흘 걸러 때려야한다.”(한국 속담) “여자와 소인은 길들이기 힘들다.”(공자) 이처럼 여성에 대한 야박한 평가는 고금과 동서를 가리지 않는다. 이쯤 되면 중세 말기에 등장한 유럽 최초의 여성작가 크리스틴 드 피장이 한탄조로 던진 질문을 이해하고 남는다. “.. 더보기 ‘나꼼수’와 사회통념 논쟁 ‘사회통념’이란 말을 만들어낸 사람은 사회학자나 법학자가 아니라, 의외로 경제학자다. 걸작 ‘풍요한 사회’의 저자인 존 케네스 갤브레이스(1908~2006) 전 하버드대 교수다. 갤브레이스는 이 말에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다. ‘사회통념은 비록 진리가 아니더라도 반드시 간단하고 편리하며 편안하고 안정적이어야 한다’는 게 갤브레이스의 견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보면 이렇다. “우리는 진실을 편익과 연관시킨다. 진실을 이기심과 개인의 안녕, 혹은 미래와 결부시킴으로써 인생에서 자신 없는 일이나 원치 않는 일탈을 회피하려는 것이다. 우리는 또한 자존심을 만족시키는 데 기여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경제적인 행동과 사회적인 행동은 매우 복잡하고 그 특성을 이해하는 작업은 지적으로 .. 더보기 뮤지코필리아/올리버 색스·알마 지은이의 이름만 보고 책을 선택해도 실패하지 않을 확률이 높은 사람 가운데 하나가 올리버 색스다. 신경과 의사이자 작가인 색스의 글은 공감의 인간미가 넘친다. 그의 책 대부분은 인간의 뇌와 정신에 대한 이야기들을 글맛과 감흥을 함께 포장해 선물한다. 가 문학과 의학을 접목한 그를 ‘의학계의 계관시인’이라고 상찬한 게 명증하고 남는다. , 가 그렇듯이〈뮤지코필리아>도 예외가 아니다. ‘뮤지코필리아’는 지은이가 만들어낸 합성어다. ‘음악’(music)과 ‘필리아’(philia)를 결합해 ‘음악사랑’, ‘음악애호’란 뜻이 담겼다. 탁월한 절대음감을 지녀 2,000곡이나 되는 노래를 30개의 언어로 부를 수 있는 자폐증환자. 마흔 두 살에 번개를 맞고 느닷없이 피아니스트가 되려는 꿈을 키우는 의사. 치매로 모든.. 더보기 애정남이 애정남을 부른다면 판사야말로 진정한 ‘애정남’이다. 다툼과 갈등을 대화로 풀지 못하고 소송으로 비화하면 사법부가 ‘마지막 애정남’(물론 여성판사도 포함한다) 역할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그 콘서트의 ‘애매한 것을 정해주는 남자’(애정남)도 깔끔하게 정리하지 못하는 일까지 명쾌하게 판결해줘야하는 의무를 지닌 게 판사다. 그런 판사들의 판결에 의문을 제기하는 영화 ‘부러진 화살’이 폭발적인 인기를 구가하면서 ‘종결 애정남’의 권위와 신뢰가 화살처럼 부러지고 있다. ‘부러진 화살’의 실화인 ‘석궁 테러사건’뿐만 아니라 앞서 상영된 영화 ‘도가니’의 실제 사건, 일련의 최근 판결들이 겹쳐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는 실정이다. 다급해진 ‘부러진 화살’의 주심 판사가 위법을 무릅쓰고 선고 전 합의 내용을 공개하는가 하면, 지난..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3)--<시민의 불복종>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정신분석학자이자 사회심리학 개척자인 에리히 프롬은 인류 역사가 불복종 행위에서 시작됐다고 주장한다. 그는 한발 더 나아가 불복종하는 능력이야말로 인류 문명의 종말을 막을 수 있는 모든 것이라고 확언한다. 프롬은 란 역작에서 ‘신화’를 동원해 자신의 논리를 풀어나간다. “아담과 이브에 관한 히브리 신화와 마찬가지로 프로메테우스에 관한 그리스 신화는 인간의 모든 문명이 불복종의 행위에서 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프로메테우스는 신으로부터 불을 훔침으로써 인류의 진보를 위한 기초를 마련했다. 만약 프로메테우스의 범죄행위가 없었더라면 인류 역사 또한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아담과 이브와 마찬가지로 프로메테우스도 불복종으로 인해 벌을 받았다. 그러나 프로메테우스는 후회하지도 용서를 빌지도 않았다. 오히려 자신 있게.. 더보기 고려대장경의 비밀--초조대장경(初雕大藏經) 천년의 신비 도무지 믿어지지 않았다. 새 한지에다 불과 몇 달 전 인쇄한 것처럼 보이는 저 두루마리 책이 1천 년 전의 것이라니. 서울대학교 인근에 있는 호림박물관에서 100권에 가까운 초조대장경 인출본(印出本·인쇄본)을 본 첫 느낌은 경이로움 그 자체다. 게다가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한데 모은 불교 경전 총서이자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불교지식의 총람이라는 대장경의 1천 년 전 인출본이라는 점을 떠올리는 순간 주체할 수 없는 감격 때문에 가슴이 쿵쾅거렸다. 대부분 변색이나 훼손 없이 깨끗하고 아름다운 경전이었다. 훼손된 인출본도 더러 있긴 하지만 그건 여러 사람의 손을 거쳐 온 보관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 탓이다. 종이와 먹 1천 년의 세월을 견뎌내고 초조대장경 인출본이 지금까지도 마치 새 것처럼 생생하게 남아 있는 비.. 더보기 이전 1 ··· 40 41 42 43 44 45 46 ··· 9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