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 썸네일형 리스트형 나는 걷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걸어서 세계를 일주했다는 프랑스 생물학자 이브 파칼레의 걷기예찬은 문학이자 철학이기도 하다. “걷기, 그 속에는 인생이 들어 있고, 깨달음이 들어 있으며, 신과 조우할 수 있는 기회가 들어 있다. 걷기를 좋아하는 이에게는 현자의 지혜가 번득이고 그의 눈은 시적 통찰력으로 빛난다.” 그는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의 유명한 명제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를 빌려 “나는 걷는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말도 남겼다. 그는 이란 책에 ‘인간의 지성이 걸음에서 잉태됐다’고 썼다. 하긴 석가모니, 예수, 무함마드(마호메트) 같은 성인들도 생전에 가장 부지런히 걷는 사람이었다. 예수는 고독하게 홀로 걸으며 신과 대화하고, 제자들과 함께 걸으면서 가르침을 전했다. 석가모니도 평생을 걸었다. 전해지는 법어의 절.. 더보기 좋은 전쟁도 나쁜 평화도 없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정치철학자이자 자유주의자의 한 사람인 이사야 벌린은 레프 톨스토이의 걸작 를 독특한 시각으로 접근한다. 벌린은 톨스토이의 역사관을 이해하지 않고선 를 제대로 소화해 낼 수 없다고 주장한다. 그는 톨스토이의 역사관을 설명하기 위해 ‘고슴도치와 여우’라는 고대 그리스 우화를 빌려온다. “여우는 많은 것을 알고 있지만 고슴도치는 큰 것 하나를 알고 있다.” 희랍 시인 아르킬로코스의 말이다. 벌린이 쓴 는 여기서 영감을 얻었다. 고슴도치형 인간은 모든 일을 하나의 핵심적 비전으로 조망하려는 비전형이다. 본질적인 것을 보고 나머지는 모두 무시하는 스타일이다. 고슴도치가 몸을 동그랗게 말아 가시뭉치가 되는 것과 비슷하다. 여우형 인간은 여러 가지 목적을 동시에 추구하며 세상의 복잡한 면면들을 두.. 더보기 [책과 삶]아직도 청산 못한 ‘일제의 잔재’ 근현대 100년사에 ‘멍에’가 되다 입력 : 2010-06-18 17:35:40ㅣ수정 : 2010-06-18 17:35:47 올해가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기념비적 사건이 겹치는 해인 만큼 책동네의 눈길도 자연스레 그곳을 향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기억하고 성찰해야할 만한 중대사건이어서 한해 내내 화두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리라. 한국 근현대사 100년을 재조명한 역작, 월드컵 축구를 떠올리며 스포츠 민족주의와 일제 식민지 근대를 재발견할 수 있는 수작, 소외됐던 6·25 전쟁미망인 문제를 제기한 노작을 묶어 보았다. 세 책의 저자가 모두 성균관대 교수인 것은 순전히 우연의 일치다. ▲지배자의 국가 민중의 나라 서중석 | 돌베개 우리나라 현대 100년사에서 가장 부정적인 역할을 한, 암적인 내부 세력은 무엇이었을까. 거침없이 북한 김일성.. 더보기 월드컵과 축구의 정치학 축구소설이 아니면서도 이처럼 풍성하고 격조 높은 축구지식을 담은 소설이 있는지 들어본 적이 없다. 박현욱의 논쟁적 장편소설 말이다. 폴리아모리(비독점적 다자연애)가 소설의 주제지만 축구로 시작해 축구로 끝난다. 제목부터 발칙한 는 축구라면 질색하는 사람들조차 축구의 마력에 푹 빠지게 하지 않을까 싶다. 축구와 연애, 결혼, 인생의 공통점을 고비마다 절묘하게 연결고리 짓는 작가의 전개방식이 놀랍다. 책의 들머리를 장식하는, ‘인생 그 자체가 축구장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영국 시인 월터 스콧의 말이 이 소설의 모든 것을 말해주는 듯하다. 작가는 축구의 정치·사회학을 종종 유명인사들의 말로 대변한다. 작가 조지 오웰이 축구를 일컬어 “총성 없는 전쟁”이라고 했다면, 토털 사커의 창시자이자 네덜란드 국가대표팀 .. 더보기 [책과 삶]정선의 ‘진경산수화’ 실제 경치와 닮지 않았다 입력 : 2010-06-04 17:47:33ㅣ수정 : 2010-06-05 01:11:15 ㆍ김홍도 ‘카메라 옵스쿠라’와 달리 실제 경치에 ‘선경’ 의미 부여 과장 ㆍ조선후기 지도의 회화풍에 큰 영향 ▲옛 화가들은 우리 땅을 어떻게 그렸나…이태호 | 생각의나무 앙상한 가지만 남은 나무들이 듬성듬성 서 있는 성긴 숲 사이로 둥근 달이 소슬하게 떠 있다. 그 옆으로 개울물이 졸졸거리며 외려 적막감을 더해준다. 달밤이 주는 정취를 독특하게 담아낸 단원 김홍도의 ‘소림명월도’(疏林明月圖)는 시리도록 은은하다. 김홍도와 쌍벽을 이루는 겸재 정선의 금강산 비경 ‘금강전도’(金剛全圖)와 비 온 뒤의 인왕산을 그린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 역시 ‘진경산수화’의 진면목을 뽐낸다. 이렇듯 진경산수화는 성리학의 굴레와 중국.. 더보기 ‘천안함’에는 없는 설득의 리더십 리더십에 대한 정의는 리더와 연구자의 숫자만큼이나 많다고 한다. 리더십에 관한 방법론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리더십에 관한 책이 세상에 넘쳐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리더십=커뮤니케이션’이라는 정의는 갈수록 복잡다단하고 온갖 갈등으로 가득한 사회를 반영하고 있다. 인식의 차이를 줄이는 게 리더의 핵심 역량임을 강조한 것이다. 커뮤니케이션에 관한 일화 한 토막. 자녀와 제대로 된 대화가 한 번도 없었던 아버지가 있었다. 우연히 아버지 역할에 관한 책을 읽고 느낀 게 많았던 그는 그날 저녁 아들을 식탁에 불러 앉혔다. “야, 우리 이제부터 대화하자!” 당혹한 아들은 어쩔 줄 몰랐다. 한참동안 기다리던 아버지는 참다못해 한마디를 던졌다. “너, 요즘 몇 등 하냐?” 아버지는 인식의 차이를 극대화하는 미스커.. 더보기 [책과 삶]조선의 교수법·학원 자유는시대를 뛰어넘은 ‘문화유산’ 입력 : 2010-05-21 17:32:55ㅣ수정 : 2010-05-21 17:32:55 ㆍ한국 교육사의 원전 60년만에 재탄생 ㆍ민족·계급 관점 결합한 교육사관 눈길 다시 읽는 조선교육사…이만규 | 살림터 항일 민족주의 교육자이자 국어학자 이만규(李萬珪·1888~1978)는 남한에서 오랫동안 잊혀진 인물이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불온한 위험인물로 취급받았다. 월북학자였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교육계 인사가 아니라면 그의 이름을 아는 사람조차 드문 것도 어쩌면 자연스러울지 모른다. 연배가 높은 이들 가운데는 교육자이자 서예가였던 이철경의 아버지가 이만규라면 ‘아! 그랬던가’할 수도 있을 게다. 이철경이 중진가수 서유석의 어머니이니 이만규가 서유석에겐 외할아버지다. 이만규는 고려·조선시대 교육을 ‘계급 .. 더보기 참교육의 길 이오덕과 하이타니 겐지로는 닮은 점이 많다. 한국과 일본에서 빼놓을 수 없는, 진정한 교육자이자 문학가로 추앙받는 큰 나무라는 점이 같다. 동시대를 산 두 사람은 참교육의 표징이다. 어린이와 문학을 빼놓고선 얘기할 수 없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린이들의 생활 글을 높이 평가하고 확산시킨 것도 공통점의 하나다. 아이들을 가르친다기보다 함께 배운다는 교육철학도 흡사하다. 하이타니 겐지로의 첫 장편소설 (양철북)는 참스승이라면 어떠해야 하는지, 진정한 교육이란 무엇인지를 눈시울이 뜨겁고 콧날이 찡하게 보여준다. ‘교사의 바이블’이라고 해도 결코 과하지 않다. 17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일했던 작가의 체험과 따사로운 교육철학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명작이어서다. 이 작품은 아이들을 마음으로 이해하는 아름다운 선생님들과.. 더보기 [책과 삶]‘인문학 접시’에 풍성하게 담아낸 이탈리아 음식문화 입력 : 2010-05-07 17:19:15ㅣ수정 : 2010-05-07 23:57:26 왜 이탈리아 사람들은 음식 이야기를 좋아할까…엘레나 코스튜코비치 | 랜덤하우스코리아 세계 3대 음식으로 흔히 프랑스, 중국, 터키 요리를 꼽는다. 그렇다면 파스타와 피자의 나라, 이탈리아는 살짝 억울하지 않을까? 사실 이탈리아는 국가를 상징하는 세 가지 낱말이 사랑하다(Amare), 노래하다(Cantare), 먹다(mangiare)라고 할 만큼 음식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 그 옛날 로마의 미식가들은 강 하류에서 잡은 물고기와 상류에서 잡은 것을 맛으로 구별했다고 한다. 당시 정치가 세네카가 “먹기 위해 토하고, 토하기 위해 먹는다”고 비판했을 만큼 로마인들의 식탐도 유별났다. 1000만명이 각기 다른 요리를 해.. 더보기 히말라야 14좌의 ‘희망과 고독’ 폴란드의 저명한 산악인 보이테크 쿠르티카의 등반철학은 남다르다. 유명 산악인이 하나같이 히말라야 8000m급 정상에 도전하는 것과 달리 7925m의 가셔브룸 4봉에 오르면서 이렇게 반문한다. “단지 8000m급 산이라고 하여 오르고 싶어 한다는 것은 좀 이상하지 않은가?” 해발 8000m에서 불과 75m 모자라는 히말라야 봉우리라고 의미가 없느냐는 것이다. 히말라야는 8000m가 넘는 봉우리를 14개나 품고 있지만 7000m급 산도 350여개나 거느리고 있다. 기실 지구상에 7000m 이상 솟아 있는 산은 모두 히말라야에 모여 있는 셈이어서 희소성이 떨어질 법도 하다. 쿠르티카는 1985년 11일간의 사투 끝에 가셔브롬 4봉 정상 바로 앞에 다가섰음에도 나의 목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어려운 서쪽빙.. 더보기 이전 1 ··· 43 44 45 46 47 48 49 ··· 8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