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톺아보기-칼럼 썸네일형 리스트형 시기와 순서가 중요한 정상외교 박근혜 대통령의 애국심은 남다르다. 그의 지지자들도 그것만큼은 추호의 의심을 품지 않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4·29 재보궐선거운동을 하면서 박 대통령의 애국심을 믿어달라고 할 정도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 속에서도 선거 세일즈 포인트의 하나로 여긴다는 뜻이 담겼다. 김 대표는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에도 “지금 정치인 중에서 박근혜만큼 애국심이 깊은 사람은 없다. MB(이명박 전 대통령)는 한참 뒤떨어진다”고 비교했다. 박 대통령은 기회만 있으면 국민에게도 애국심을 다그치듯 당부한다. 사관학교 졸업식 때는 더 말할 것도 없고 청와대에서 열리는 각종 회의 때면 ‘불타는 애국심’까지 주문하곤 한다. 블록버스터 영화 ‘국제시장’에서 부부싸움 도중 애국가가 울려 퍼지자 ‘국기에 대한 경례.. 더보기 성완종, 박근혜, 리콴유 검찰 수사를 받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남긴 메모와 인터뷰 육성녹음을 보고 박근혜 대통령이 가장 먼저 떠올려야할 사람은 리콴유 전 싱가포르 총리다. 최근 타계한 리콴유야말로 박 대통령이 가장 존경하는 인물 가운데 한 사람이다. 박 대통령이 외국 지도자의 장례식에 참석한 첫 사례로 리콴유를 선택한 것도 그런 상징성이 크다. 리콴유의 가장 탁월한 업적이 부정부패를 서릿발같이 다스려 싱가포르를 세계에서 가장 청렴한 나라 가운데 하나로 만든 일이다. 싱가포르가 세계 최상위권 부자국가로 우뚝 선 것은 부패 정치인과 공무원을 일벌백계로 척결한 덕이 첫 손가락에 꼽힌다. 그 비결은 자신과 최측근에게 한층 더 엄격한 법의 잣대를 적용해 국민의 신뢰를 이끌어낸 데 있다. 1995년 리콴유의 부.. 더보기 거꾸로 가는 언론·표현의 자유 18세기 초반까지만 하더라도 영국에선 정부를 비판하는 일은 무엇이든 범죄행위였다. 말이든 문서로든 정부를 비판하면 모두 처벌 대상이 됐다. 국왕의 권위를 하늘처럼 여기는 ‘보통법’(Common Law)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진실이 더 클수록 명예훼손도 그만큼 커진다’는 발상까지 담고 있었다. 진실할수록 더 큰 피해를 주기 때문이라는 억지스러운 주장이다. 여기에 도전한 이들은 ‘케이토’라는 필명으로 편지 형식의 연재 에세이를 쓴 정치철학자 존 트렌처드와 토머스 고든이었다. ‘정부가 국민을 위해 운영되려면 국민에게 언론의 자유가 있어야 하고 정부정책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게 핵심 사상이다. 두 사람은 1720년 ‘진실이 명예훼손의 방어기제가 돼야 한다’는 혁명적인 생각을 처음 전파했다. .. 더보기 '가장 안전한 서울 한복판 미국 대사 테러’ 테러 행위는 당초 목적과 다른 방향으로 불똥이 튀기 일쑤다. 모든 테러리즘은 정치적 목적과 동기, 폭력 사용과 위협, 심리적 충격과 공포심 유발, 소기의 목표나 요구 관철 같은 4가지 공통점을 지닌다.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대사에 대한 무모한 극단주의자의 테러도 미국에 대한 충격보다 외려 부머랭이 되어 한국으로 돌아올 개연성이 더 크다. “전쟁 훈련 때문에 남북 이산가족이 못 만나지 않느냐. 키리졸브 훈련에 반대한다.” 미국 대사에게 겁만 주기 위해 칼을 휘둘렀다는 김기종 우리마당독도지킴이 대표의 주장과는 달리 테러의 파문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우려로 퍼져 나갔다. “가장 안전하다고 알려진 동맹국 서울 한복판에서 미국 대사 테러가 있었다.” “어떻게 서울 같은 대도시에서 괴한이 대사의 얼굴에 칼로.. 더보기 이완구 이전과 이후 “이완구도 인사청문회 통과하고 국무총리가 됐는데 나는 왜 안 되느냐.” 앞으로 국무총리는 물론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할 고위공직자 후보들 가운데 이렇게 하소연하면 국회의원들은 할 말이 없게 됐다. 후보자의 도덕적 흠결 수위가 이완구 총리보다 조금이라도 낮으면 말이다. 대통령이 흠집투성이 후보자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수첩인사’로 밀어붙일 경우 대책이 없다. 천신만고 끝에 인준을 통과하고 취임해 광폭행보를 이어가고 있지만, 이완구 총리는 고위공직자가 되려는 사람이 본받지 말아야할 대표적인 인물이다. ‘길어봤자 49일’이라는 일본속담처럼 얼마 지나지 않아 이완구의 만신창이 전력(前歷)도 잊힐 게다. 그럼에도 선진국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대한민국에서 이완구처럼 잔꾀로 출세하고 재산을 모아야 떵떵거리고 .. 더보기 박근혜 대통령은 왜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외면할까?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후 2년 동안 ‘노블레스 오블리주’라는 단어를 직접 언급한 적이 없는 것 같다. 적어도 공개적인 자리에서 이 말을 했다는 기록이 드러나지 않는다. 그가 대통령이 되기 전에도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좋아하는 말에 속하지 않았음이 분명하다.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 직전 이명박 후보를 공격했을 때 외에는 이 낱말을 거의 쓰지 않았다. ‘지도층의 도덕적 의무’라는 뜻을 지닌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보수와 기득권층이 가장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열쇳말(키워드)이다. 그럼에도 박대통령은 물론 우리나라 보수진영은 이 말을 그리 탐탁지 않게 생각한다. 그럴 수 밖에 없다. 마음속에 켕기는 바가 많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발탁하는 고위 인사들은 대부분 노블레스 오블리주 덕목과 거리가 멀다. 그.. 더보기 대통령과 국민의 소통인식 간극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최저로 떨어진 원인 가운데 가장 먼저 꼽히는 것이 ‘소통미흡’이다. 취임 초 첫 손가락에 오르던 인사실패와 순서가 바뀌었지만, 불통(不通)과 인사실패는 무관하지 않다. 지난 2년간 박 대통령의 국정운영 스타일을 보면 불통 기조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란 예감이 스멀스멀 나온다. 소통에 대한 인식부터 대통령과 국민이 천양지차라는 게 확연해졌기 때문이다. 소통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공감임에도 인식의 기본부터 아귀가 서로 맞지 않는다. 생각의 괴리는 신년 기자회견에 이어 지난 주말 서둘러 발표한 국무총리 교체와 청와대 인사 개편내용에서도 새삼 드러난다. 국민은 대통령이 직접 다방면에 걸쳐 적극적인 소통에 나서기를 원하지만 대통령은 내각이나 청와대 특보(특별보좌관)를 통해 ‘대리소통’.. 더보기 ‘국제시장’ 세대의 추억 vs ‘미생’ 세대의 절망 연말연시를 달구고 있는 영화 ‘국제시장’과 드라마 ‘미생’은 한국 사회의 세대 정서를 표징하는 문화콘텐츠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이념이나 갈등요소를 빼놓고 즐기자는 주문이 많지만, 정치와 사회는 그냥 두지 않는다. 나무가 조용히 있고 싶어도 바람이 멎지 않는 것과 다름없다. 진영논리나 세대갈등을 부추기지 말자면서 은근히 싸움을 붙이는 시누이 같은 이들도 적지 않다. ‘국제시장’이 격동의 현대사를 관통해 온 장년들에게 최루성 회억으로 다가가는 것은 분명하다. “영화 ‘국제시장’의 한국인 세대는 위대했다.” 보수 진영의 대표 논객이라고 자부하는 한 원로언론인은 이처럼 강렬하게 표현했다. “오랜만에 꼭 보고 싶은 영화가 나왔다”고 분위기를 띄운 언론인도 있다. 정치권은 한술 더 떴다. 박근혜 대통령은 “최근에 .. 더보기 적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 미국 언론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붙여준 별명은 ‘검은 링컨’이다. 오바마는 21세기 ‘링컨의 부활’이라고 할 정도로 에이브러햄 링컨의 길을 좇는다. ‘노예해방’을 단행한 링컨이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가 탄생하는 시발점이 된 사실을 떠올리면 너무나 당연한 듯싶다. 하지만 반드시 그 때문만은 아니다. 통합과 관용의 정치철학을 지녔던 링컨의 리더십이 안성맞춤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게 더 큰 요인이다. 오바마는 링컨의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 주 스프링필드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오바마가 일리노이 주에서 정치에 입문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취임식 때 링컨처럼 필라델피아에서 ‘통합의 열차’를 타고 워싱턴에 입성했다. 그는 취임선서 때도 링컨이 사용했던 성경에 손을 얹었다. 역대 대.. 더보기 ‘내적 소모효과’의 최적 모델, 정윤회 사건 정윤회 씨 국정개입의혹 사건의 전개 양상을 보노라면 게잡이 어부의 바구니 속에 담긴 게들을 연상하게 된다. 게가 한 마리일 때는 쉽게 기어 나온다. 이때는 반드시 바구니 뚜껑을 덮어야 한다. 하지만 두 마리 이상 잡아넣으면 뚜껑이 필요 없다. 서로 엉켜 절대로 기어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 한마리가 바깥으로 나가려 하면 나머지 게가 집게발을 이용해 밑으로 끌어내린다. ‘게가 엄지발을 떨구고 살랴’는 속담이 있을 만큼 게의 집게발은 강력하다. 다른 게가 출구에 다다를 때쯤이면 또 다른 게가 끌어내린다. 자기만 올라가 살려는 본성이 나타나서다. 이런 일이 거듭되면 모든 게가 기진맥진해 거품을 내뿜으며 포기할 수밖에 없다. 구성원이 장기적인 공동 이익을 도외시하고 눈앞의 자기이익에만 급급하면 모두가 죽는다.. 더보기 이전 1 ··· 21 22 23 24 25 26 27 ··· 4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