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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톺아보기-칼럼

권력 해바라기 친일파 후손들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늑약 이후 일제로부터 귀족작위를 받고 떵떵거리며 살았던 인물 가운데 대부분이 노론파라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한일강제병합의 공로로 일본 귀족작위를 얻은 76명 중 조선 왕실 인사 등을 제외하고, 소속 당파를 알 수 있는 인물은 64명이다. 이 가운데 북인이 2명, 소론 6명, 나머지 56명은 이완용을 비롯해 모두 노론파다. 주로 퇴계 이황의 학맥을 잇는 남인은 한 사람도 없다. 노론파는 일제 강점기에 발행된 ‘조선귀족열전’에서 이 같은 사실을 자랑까지 한다. 조선 후기 내내 집권세력이었던 노론파는 권력의 끈을 놓치기 싫어 매국도 서슴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훗날 독립운동에서도 남인 학맥의 중심지였던 안동지역 인물들과 소론파가 많았던 반면, 노론파에서는 항일운동가가 단 한명도 배출.. 더보기
야릇한 그림과 간첩 혐의 탈북자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는 야릇한 그림 한 폭이 관람객을 맞는다. 한 노인이 젊은 여성의 젖가슴을 빨고 있는 모습은 언뜻 외설적으로 보인다. 이 그림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낯 뜨거운 장면에 눈살을 찌푸린다. 하지만 이 그림의 진실을 알고 나면 다르게 보인다. ‘로마식 자비심’(Roman Charity·부제 Cimon and Pero)이란 제목의 이 그림에는 눈물겨운 효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고대 로마시대에 ‘페로’라는 효녀가 있었다. 늙은 아버지 ‘키몬’이 애지중지 키운 외동딸이다. 죄를 지은 키몬에게 청천벽력 같은 판결이 내려졌다. 아무 것도 주지 말고 굶겨 죽이라는 잔혹한 형벌이었다. 딸은 서슬 퍼런 감옥의 간수 때문에 물 한 모금도 아버지에게 들여보낼 수 없었다. 페로는 나날이 쇠약.. 더보기
‘물타기’란 이름의 마약 권력은 궁지에 몰리는 사건이 터지면 으레 물타기수법으로 국면전환을 시도한다.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가 브레이크도 없이 질주하듯 ‘물타기’는 권력게임에서 제어하기 어려운 유혹이다. 물타기 전략은 습관성을 지닌 마약 같다. 손쉽고 효험이 큰 묘약이 될 것이라는 계산 때문에 잘 떨쳐버리지 못한다. 사안의 본질을 희석시키는 물타기 수법은 틈새를 파고든다. 시간이 흘러 대중이 피로감을 느낄 것이라고 여길 무렵이면 어김없이 등장한다. 악역을 자임해 권력의 눈에 들려는 용사가 여론의 화살을 감수하면서 맑은 물에 흙탕물을 뿌린다. 고급 정보를 쥔 검찰, 국가정보원, 경찰, 국세청 같은 핵심권력기관도 적시안타를 한두 개씩 때려준다. 여기에다 권력에 우호적인 언론매체가 시누이처럼 거든다. 필요하면 관변어용단체들까지 나서.. 더보기
대통령의 홍보부족 타령 박근혜 대통령의 정부 홍보부족 타령은 조금 유별나다. 언론이 크게 부각하지 않아 일반 국민의 체감온도는 낮지만, 박 대통령은 기회 있을 때마다 홍보 불만을 쏟아놓는다. 공직사회는 홍보 노이로제가 걸려 있을 정도다. 지난달 중순 출범한 2기 내각에 박 대통령이 특별히 주문한 것도 바로 ‘정책 홍보에 각별히 신경을 써 달라’는 것이다. “정책을 만드는 데 10%의 힘을 기울였다면 나머지 90%는 홍보와 점검에 쏟아주길 바란다.” 임명장을 준 뒤 비공개로 진행된 환담 때도 홍보의 중요성을 몇 번이나 역설했다고 한다. ‘90% 가운데 홍보가 40%, 점검이 50%’라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덧붙였다는 뒷얘기도 들린다. 새 경제팀의 경제정책 방향을 논의하기 위해 지난달 24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확대경제관계장관회의.. 더보기
불신의 늪에 빠진 대한민국 끝내 낙마한 김명수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무신불립’(無信不立)의 뜻을 몰라 쩔쩔매던 모습은 박근혜 정부의 현주소를 간접적으로 상징하는 듯하다. 배석한 교육부 공무원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답변하자, 한 국회의원은 “무신불립의 뜻까지 직원들로부터 답을 얻어야 하느냐”고 힐난했다. 직역하면 ‘믿음이 없으면 설수 없다’는 의미인 이 말은 ‘논어’ 가운데서도 유명한 구절이다.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이냐”는 제자 자공의 물음에 공자는 “식량을 풍족하게 하고, 국방을 튼튼히 하며, 백성의 믿음을 얻는 일”이라고 대답한다. 이에 자공이 그 가운데 하나를 버린다면 무엇이냐고 하자 공자는 군대라 했고, 또 하나를 버린다면 뭐냐고 묻자 식량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공자는 “백성의 믿음이 없으면 .. 더보기
박근혜 대통령에게 지금 가장 필요한 것 저명한 심리학자 로버트 차알디니는 사람들이 승패를 받아들이는 방식에 관해 흥미로운 실험을 했다. 실험대상은 대학생들이었다. 그는 미식축구 경기를 보고 나온 학생들에게 경기 결과를 설명해 보라고 주문했다. 절반의 학생들에게는 자기 대학이 승리했던 경기에 대해, 나머지 절반에게는 패배한 경기에 관해 설명하도록 했다. 이긴 경기를 설명하는 학생들은 “우리가 이겼어요!”라는 등의 표현으로 ‘우리’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다. 이와는 달리 진 경기를 얘기하는 학생들은 “그들(선수들)이 졌습니다”는 표현을 주로 썼다. 차알디니는 사람들이 승자와는 자신을 연결시키려 하고 패자와는 거리를 두려고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렇듯 사람들은 ‘패배’를 받아들이기 싫어하고 자기 잘못도 인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주식투자자들이 주.. 더보기
선거민심 오독이 낳은 치명상 민심에 격랑이 일고 있는 까닭은 지도자가 선거 결과를 잘못 읽은 탓이 크다. 박근혜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지지율이 40%대 초반으로 급락한 것은 직접적으론 최근 인사실패의 귀결이다. 하지만 이는 궁극적으로 박 대통령이 6·4 지방선거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이 나름대로 선전했다는 데 방점을 찍었기 때문이다. 자신이 흘린 눈물이 통했다고 여긴 것이다. 기존의 인사 철학을 바꾸지 않은 것도 이런 안이함에서 비롯됐다. 박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이후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심정으로 ‘국가개조’를 다짐했다. 적폐 타파와 국정 혁신은 민심의 지지 없이 불가능하다. 전문가들은 개혁 추진을 위한 지지율의 심리적 방어선이 40%라고 본다. 그 방어선 붕괴가 눈앞에 다가왔다. 가장 최근인 지난 18일 여론조사결과, 박 대통령.. 더보기
공직사회의 여의봉 “현행법상 문제없다” 국회의원이 지방의회의원 등으로부터 고액의 후원금을 받는 것은 부적절하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여기에 동의한다. 국회의원은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기 때문에 공직 후보자들로부터 많은 액수의 후원금을 받는 건 윤리와 대가 논란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현행법상 문제없다”는 한마디로 논란은 ‘끝’이다. 국무총리 후보자에서 낙마한 안대희 전 대법관이 변호사 개업 5개월 만에 16억 원을 벌어들인 것도 ‘전관예우 금지법’을 교묘하게 피해간 결과다. 역시 “현행법상 문제가 없다”는 말로 끝난다. ‘5개월 16억 수임료’는 전관예우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게 법조계의 이구동성이다. 세월호 사건 이후엔 여론도 이를 용납하지 않는다. 2011년 정규섭 마산회원구청장이 임기 도중 사임 후 엿새 만에 ㈜.. 더보기
'작은 영웅들의 전당’을 세우자 살만한 세상은 정치 지도자나 고관대작들이 아니라 평소엔 드러나지 않는 장삼이사(張三李四)들이 만든다는 게 세월호 참사에서도 명징해졌다. “너희들 다 구하고 난 나중에 나갈 게, 선원은 맨 마지막이야”라고 말했던 아르바이트 승무원 박지영 씨. 결혼을 앞두고서도 자신들의 생명을 돌보지 않고 승객들의 탈출을 도운 동갑내기 커플 김기웅·정현선 씨. “통장에 돈이 좀 있으니 큰아들 학비 내라. 지금 아이들 구하러 가야 해”라고 했던 세월호 사무장 양대홍 씨. 더 많은 제자를 구하려다 목숨을 잃은 남윤철·최혜정 교사를 비롯한 단원고 선생님들. 친구에게 구명조끼를 벗어주고 다른 친구를 구하려다 숨진 정차웅 군. 이 작은 영웅들의 고귀한 희생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군상(群像)은 염치와 책임을 바닷물에 던져버린 이들이다... 더보기
미래세대가 원하는 국정개혁을! 박근혜 대통령은 ‘미래’라는 낱말을 유난히 좋아한다. 그가 이끄는 조직에는 어김없이 ‘미래’란 단어가 들어간다. 2002년 이회창 총재의 한나라당을 탈당해 만든 당부터 ‘한국미래연합’이다. 2010년에 띄운 대통령선거용 싱크탱크 이름은 ‘국가미래연구원’이다. 박근혜 정부의 핵심부처도 ‘미래창조과학부’다. 청와대에도 ‘미래정책수석비서관’ 자리를 신설했다. 현실은 이런 명분적 의지와 정반대다. 박 대통령은 유독 미래세대로부터 매우 부정적인 평가를 받아왔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그 폭은 훨씬 확장됐다. 가장 최근의 갤럽 여론조사 결과, 박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전반적인 긍정 평가도 46%로 급락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처음 50% 이하로 추락한 것이다. 특히 20대와 30대의 부정 평가는 각각 53%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