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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스핀 닥터' 정치 2002-05-13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스핀 닥터(Spin Doctor) 정치의 귀재로 통한다. 그는 대중적 인기를 끌어올리고 유지하는 데 스핀 닥터의 효능을 누구보다 잘 활용할 줄 아는 정치지도자다. 그의 정적이었던 윌리엄 헤이그 전 보수당 당수가 "스핀으로 일어선 정권은 스핀으로 망한다"고 극언으로 비난할 만큼 블레어의 스핀 닥터 정치는 절묘하다. 헤이그의 비판은 본질(Substance)은 제쳐놓고 포장(Spin)만 요란하다는 게 요체이다.하지만 헤이그의 집요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블레어는 여전히 건재하다. 반면 헤이그는 집권은커녕 지난해 당수 자리마저 넘겨 줘야하는 쓴맛을 보아야 했다. 텔레비전을 비롯한 영상매체의 위력이 높아지면서 정보를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전파하거나 필요한 경우 조작까지 하.. 더보기
<데스크칼럼> 도라산역과 主敵논란 2002-04-15 '분단의 끝, 통일의 시작'. 이 감회어린 문구는 심장의 박동 속도를 높여주는 도라산역(都羅山驛)을 표징한다. 한.미 정상이 지난 2월20일 북한측에 지속적인 대화와 화해를 촉구했던 이 역사적인 장소는 지난 11일 정식으로 개통돼 일반인들에게 갓 선보였지만 더이상 한반도만의 공간은 아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다녀간 데 이어 앞으로도 외국의 수많은 저명인사들과 관광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을 분단과 통일의 상징물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개통 3일째이던 지난 주말 중견언론인들의 모임인 관훈클럽이 주관한 답사행사 일환으로 이곳을 방문했던 회원들과 그 가족들도 더이상 북쪽으로 달리지 못하는 열차에서 내려야 하는 안타까움과 멀지 않아 경의선이 완전하게 개통돼 시베리아와 유럽 횡단으.. 더보기
<데스크칼럼> 거꾸로 쓰는 핵무기 역사 2002-03-13 냉전의 막바지 숨이 끊기던 무렵인 11년 전, 워싱턴 특파원으로 일하던 기자는 난생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백악관 전세기를 타고 모스크바에 출장가는 행운을 얻었다. 1991년 7월31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이 전략무기감축협정(START)을 조인하는 현장을 취재하기 위해서였다. 두 나라의 장거리 핵무기를 30%씩 줄이기로 한 이 협정은 역사적 의미가 자못 심장(深長)했다. 초강대국이었던 양국이 군부 강경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핵동결 수준을 넘어 사상 처음으로 감축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핵미사일을 녹여 만든 펜으로 서명하면서 "다시는 냉전이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하던 두 정상의 모습은 정치적인 제스처를 감안하더라도 감동을 주기에 충분했다.그런 아버지 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