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나는 아직 미숙하다" 2004-10-13 지난주 '말 속의 말'은 단연 일본이 낳은 야구 천재 스즈키 이치로(鈴木一郞)의 촌철살인이 아닐까 싶다. "나는 아직 미숙한 사람이다." 그 한마디는 모순형용의 수사학을 빌리면 '평범한 비범'이었기에 말도 많은 경제난에다 짜증스런 갈등과 분열로 열패감에 젖어있는 한국인들의 폐부를 찌르고 남았다.日 이치로 '국민영예상' 사양 무려 84년 동안 난공불락이던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의 한 시즌 최다 안타기록을 여봐란듯이 깨버린 이치로가 일본 정부의 '국민영예상' 제의를 두 번째 사양하면서 이처럼 겸손하다니. 미국 진출 첫해인 2001년 아메리칸 리그 신인왕 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된 직후 이미 한 차례 제의가 있었던 터라 웬만한 선수라면 "무한한 영광이다. 더욱 열심히 하라는 뜻으로.. 더보기 <아침을 열며...> 直指와 활자매체 성쇠 2004-09-01 중국이 왜곡하고 있는 것은 고구려 역사뿐만 아니다.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목판인쇄물로 자랑하는 '무구정광대다라니경'(無垢淨光大陀羅尼經)을 702년 낙양(洛陽)에서 인쇄된 것이라고 우긴다. 불국사 석가탑에서 발견된 것이지만 당나라에서 인쇄한 것을 들여왔다고 억지를 부린다. 현존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본도 1377년 고려 때 청주 흥덕사에서 만든 '직지심체요절'(直指心體要節)보다 40년 앞서 중국에서 제작된 '어시책'(御試策)이라고 주장한다.'다라니경'은 벌써 학계에서 공인되어 기네스북에 올라 있고 '직지' 또한 독일의 구텐베르크 금속활자본보다 반세기도 훨씬 더 앞선 것이라고 유네스코가 인정했음에도 중국은 원조(元祖)를 양보하기 싫다는 모양새다. '직지'는 구텐베르크의 '42행 .. 더보기 <아침을 열며...> 과거청산과 민생 함수관계 2004-07-28 스페인 영화 '까마귀 기르기'(원제 Cria Cuervos)는 프랑코 독재의 잔영을 그린 명작으로 꼽힌다. 이 영화는 한 부르주아 가정의 삶을 통해 프랑코 시대가 스페인 사회에 드리운 상흔을 오묘하게 교직해 냈다. 카를로스 사우라 감독이 1976년 칸 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받을 만큼 주목도가 높았던 까닭도 여기에 있는 듯하다. 독재를 상징하는 아버지의 죄는 물론 이모의 위압적 태도까지 심판하려는 주인공 아나의 행동은 스페인의 새로운 세대가 프랑코를 죽이고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려는 '신원(伸寃)의 알레고리'라는 평판을 얻는다.요즘 한국사회의 뜨거운 감자 가운데 하나인 과거 청산과 역사바로세우기 작업을 보면서 이 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다른 한편으론 지난날 리영희 선생의 마음을 .. 더보기 이전 1 ··· 257 258 259 260 261 262 263 ··· 29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