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열며...> 미국 시스템에 깃든 유럽정신 2004-02-04 청와대가 미국 백악관의 의자에 사람만 한국인이 앉아 있는 모양새와 크게 다를 바 없다고 하면 참여정부 사람들은 화부터 벌컥 낼지 모른다. 정부 전체의 시스템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조목조목 따지고 보면 그리 자신있는 반박이 나오기 어렵다.청와대 비서실의 직제와 시스템은 레이건 행정부 1기와 거의 빼닮았다. 노무현 정부의 말썽많은 국가안전보장회의(NSC)부터 백악관 따라잡기의 선두주자다. 분야별 보좌관 제도와 홍보 시스템은 '붕어빵' 수준이다. 브리핑 제도, 취재 시스템에서 케이블과 인터넷 방송 생중계 체제에 이르기까지 한결같이 미국 것을 베낀 것이다. 인사보좌관과 인사 파일은 백악관 인사실과 인재자료뱅크를 본떴다. 더 들어가면 미국 행정부의 업무 매뉴얼까지 같다. 비서관들의 업무 목표와.. 더보기 <아침을 열며...> 정치와 문학의 거리 2003-12-31 독일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귄터 그라스만큼 정치참여로 치열하게 사는 사람도 찾아보기 드물다. 정치참여에 관한 한 '못 말리는'이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그는 1961년 빌리 브란트 사회민주당 총리 후보 선거전 지원 이래 40여년을 줄기차게 현실정치에 일정 부분 발을 담가왔다. 지난해 9월 총선 때는 70대 중반의 고령임에도 좌파 여당인 사민당 지원유세에 발벗고 나선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독일사회의 정치적 쟁점이 있는 곳엔 어김없이 그라스가 등장한다고 봐도 그리 틀리지 않는다. 그는 황석영, 김지하 등 한국의 저항 문인들이 구속됐을 당시 국제연대를 통해 석방운동을 주도하기도 했다.그라스는 작가의 정치참여를 일관되게 몸소 실천하면서도 문학이 단순히 정치의 도구로 전락하는 .. 더보기 <아침을 열며...> '종남산 지름길'과 총선 2003-12-10 중국 고사 '종남산 지름길'은 출세와 영달의 첩경을 상징한다. 종남산은 당나라 수도였던 장안(長安) 남서쪽 교외에 자리잡고 있는 명산 중의 명산이다. 종남첩경(終南捷徑)은 깊디깊은 산중에 은거하면서 이름값을 올린 뒤 높은 벼슬자리를 차지하는 우회전술을 쓰는 선비들이 많았던 데서 유래한다. 종남산은 깎아지른 듯한 절벽이 비단병풍처럼 둘러싸 신비감을 자아내기에 안성맞춤이어서 은둔자들에게 자연스레 인기가 높았다. 중국에서는 은둔자가 현인으로 여겨졌고, 깊이 은거할수록 명성의 높이는 그에 비례하는 경향마저 있었다.종남산 지름길에 관해서는 재미있는 일화가 전해진다. 당나라 현종 때 노장용(盧藏用)은 진사 시험에 급제한 뒤에도 쉽게 임용되지 않아 초조한 나날을 보냈다. 당나라에서는 과거급제가 곧.. 더보기 이전 1 ··· 257 258 259 260 261 262 263 ··· 289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