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북핵 해결사 2003-07-24 기상천외한 우화(寓話)로 필명을 날린 프랑스 작가 마르셀 엠므의 단편소설들 가운데 단연 압권은 '해결사'다. 제목에서 연상되듯 주인공 말리코르느는 남의 빚을 대신 받아 주는 일이 직업이다. 그는 어느날 밤에 잠을 자다가 느닷없이 천국에 불려간다. "저놈은 당장 지옥에 보내야 한다"는 베드로의 강력한 건의에도 불구하고 향후 선행을 맹세한 뒤 간신히 죽음을 면한다. 개과천선해 이 세상으로 돌아온 그는 치부책에 차변.대변 대신 선행과 악행란을 만들어 잘잘못을 빠짐없이 적는다.성당 문앞에 웅크리고 앉은 거지에게 몇 푼을 던져 준 일은 선행란에, 개를 발로 찬 날은 악행란에 기록한다. 훗날 천국에 갔을 때 그는 자신있게 선행을 많이 했다고 자랑한다. 그러자 베드로가 나서서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더보기 [여적] 경호원 2003-07-22 러시아 대통령 경호를 맡고 있는 특수 잠수부대는 일반인들에게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세계의 경호관계자들 사이에서는 명성이 자자하다. 1960년대 구소련 시절 창설된 이 정예부대는 모스크바의 강과 하수구 등 지하를 네트워크화해 대통령궁인 크렘린을 수중공격으로부터 보호하는 임무를 띠고 있다. 이 특수잠수부대가 동원되는 것은 크렘린이 강가에 자리한 지리적 특수성 때문이다. 이 부대원들의 경호기법이 철저히 비밀에 부쳐져 있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단편적으로 알려진 것으로는 이들이 사용하는 주무기가 특수 설계된 반자동 수중권총과 칼이라는 정도다.세계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미국 대통령 경호실의 경호방법이 대부분 베일에 가려져 있음은 물론이다. 경호본부에서 K-9으로 불리는 근접경호팀과 백악관.. 더보기 [여적] 생선회 특구 2003-07-09 지구촌 어딜 둘러 보아도 한국인처럼 너나없이 '특'자를 즐기는 국민도 드물다는 사실은 이제 우리 스스로가 인정할 정도다. 설렁탕 집 차림표에 '보통'과 '특'으로 구별짓는 것은 상식이다. 병원에서는 몇달, 심지어 몇년을 기다리더라도 특진을 받아야 직성이 풀린다. 얼마나 특별한지는 모르지만 의사의 몇마디 얘기를 듣는 게 고작 3∼4분에 불과한 데도 말이다. 열차를 타면 특급도 모자라 특실에 앉아서 가야 체면이 선다. 특실 가운데도 특석이 있다면 기를 쓰고 그곳에 가야 자존심을 세운다고 여긴다. 작은 부탁을 하나 하더라도 '특별히' 해야만 잘 먹혀든다.사는 곳은 서울특별시라야 한다. 그 중에서도 강남특구가 아니면 알아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강남은 인재특구로 불리기도 한다. 거기서도 대치동.. 더보기 이전 1 ··· 262 263 264 265 266 267 268 ··· 29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