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질적 산재 근원은 ‘위험의 외주화’ 참담하고 고질적인 산업현장의 참사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국정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이 나서 산업재해 근절 의지를 강력히 밝혔지만 그조차 무색하다. 극약처방이라 불리는 중대재해처벌법까지 제정됐으나 산업재해는 백약이 무효인가 싶다. 지난주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붕괴사고로 5명(추정 2명 포함)이 숨지고 2명이 매몰된 상태다. 후진국형 산재가 끊이질 않는 현실이 통탄스럽다. 아니나 다를까 사고는 하청업체가 맡은 일터에서 일어났다. 가동이 끝난 노후설비를 해체하는 과정에서 안전성을 치밀하게 검토하지 않았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산업재해 사망자 가운데 하청노동자 비율이 47%를 넘어선 것으로 9일 드러났다.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2022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치다. 국회 기후에너.. 더보기 무역전쟁 휴전 택한 트럼프 시진핑 정상회담 ‘실패한 정상회담은 없다’는 외교가의 속설 그대로였다. 세계의 눈과 귀를 모은 부산 미·중 정상회담은 각자의 공격 무기를 거둬들여 전략적 휴전 상태로 막을 내렸다. ‘세기의 담판’이라고까지 불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대좌는 서로 만족하는 양보 카드로 모양새 좋게 마무리됐다. 이로써 세계 경제를 불확실성의 경지로 몰아넣었던 미·중 무역전쟁은 봉합 국면에 들어섰다. 두 정상이 6년 4개월 만에 다시 만나 반년 넘게 이어진 갈등 상황을 정리했으나 급한 불만 끈 셈이다. 정상회담 결과, 미국은 중국에 부과한 합성마약 펜타닐 관세 20%를 10%로 낮추기로 하고, 중국은 희토류 수출통제 조치를 1년 유예하기로 했다. 일단 약속 기간은 1년이지만 유예가 해마다 연장되길 기대하는 게 .. 더보기 법이 많을수록 정의는 줄어든다 법 만능주의에 대한 경종은 일찍이 로마 시대부터 울렸다. 정치가이자 법률가인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는 “법이 많을수록 정의는 줄어든다”고 경계했다. 그의 명저 ‘의무론’에 오랜 격언이라고 쓴 걸 보면 당시 로마인 사이에서 널리 알려진 것으로 보인다. 원어(Summum ius, summa iniuria)를 직역하면 ‘극단적인 법 적용은 극단적인 불의가 된다’는 뜻이지만 의역으로 통용된다. 이 격언에는 법의 양적 팽창이 실질적 정의 실현보다는 처벌 위주의 형식적 적용, 자의적 해석, 법률가 중심 통치의 부작용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담겼다. 더불어민주당은 집권당이 된 후 내란청산과 개혁을 명분으로 입법 만능주의에 사로잡힌 느낌을 준다. 검찰청 폐지 법안 처리를 완료한 뒤 사법·언론개혁을 위한 입법에 속도.. 더보기 이전 1 2 3 4 ··· 29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