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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로봇 과외 2005-10-04 재야 철학자로 불리는 이진경의 책 '철학의 모험'에 이런 대화가 나온다. "인간과 똑같이 사고하는 로봇을 만들려면 인간이 어떻게 사고하고, 인식하는지를 알아야 했던 거지요. 그 때문에 큰 실험을 두 번 했는데 한 번은 데카르트의 모델에 따라 로봇을 만들었습니다. 저희들 중에는 데카르트 철학을 신봉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주도해서 인간이 사고하는 법칙인 논리 규칙을 기계의 머리에 집어 넣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데카르트와 달리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거예요. 새로운 정보가 없어서 그런가 싶어 정보를 잔뜩 입력해 보았죠. 그러나 이 놈은 '이 자료를 믿을 수 없음' 같은 대답만 내놓는 거예요. 확실한 건 오직 자기가 사고하고 있다는 점뿐이라나요?" "데카르트를 꼭 닮은 기계였군!" ".. 더보기
<김학순 칼럼> 6자회담 '트롤로프의 수' 2005-09-14 쿠바 미사일 사태는 인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기념비적 사건의 하나다. 국제정치학 교과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귀감이 담겼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1962년 10월15일 소련이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중거리 핵미사일 기지를 쿠바에 건설 중인 사실이 발각되고 나서 미사일 철수를 선언하기까지 13일 동안은 역사상 초강대국 간의 핵전쟁 확률이 가장 높았던 기간이었다.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한 영화 'D데이-13'에 극적으로 묘사된 적이 있는 당시 상황은 영화보다 더 전율을 느낄 정도로 긴박했다. 그런 만큼 미국과 소련의 수뇌부가 펼친 기대결과 수싸움은 아직도 학자들과 정치지도자들의 매력적인 연구대상이다. 쿠바 미사일 위기와 성격은 다소 다르지만 공통점도 적지 않은 북한 핵.. 더보기
[김학순 칼럼] '웰컴투 동막골'의 정치사회학 2005-09-05 '다 보고 나서 모두들 느낀 생각은 이건 반미영화였구나였다' '교묘한 이념영화다' '네거티브 전략의 친북영화다' '프로파간다의 정의를 본 듯하다' '휴머니즘으로 포장한 민족주의 정서의 상업영화' '젊은 세대들이 자기정체성을 부정하지 않을까'. 6.25전쟁을 소재로 한 대박영화 '웰컴투 동막골'은 인기몰이만큼이나 이념논란도 뜨겁고 격하다. 쟁론의 장이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음은 물론이다. '공동경비구역 JSA'나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블록버스터와는 또다른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특히 젊은 세대에 비해 반공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중년 이상의 세대들 가운데 혼란을 호소하거나 뜨악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이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더 과격한 어조를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