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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순 칼럼] 공자와 마부, 그리고 평택기지 입력 : 2006-05-02 18:08:17 공자(孔子)가 타고 다니던 말이 어느날 한 농부의 밭으로 들어가 농작물을 망쳐 버렸다. 화가 머리끝까지 난 농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말을 끌고 가 버렸다. 공자가 제자들에게 물었다. “누가 가서 말을 찾아오겠느냐?” “제가 가서 찾아오겠습니다.” 말재주가 좋다고 소문난 제자 자공(子貢)이 선뜻 나섰다. 그러자 마부도 함께 나서서 말했다. “아닙니다. 제가 말을 잘 지키지 못해서 생긴 일이니 제가 찾아오겠습니다.” “그래도 자공이 가는 것이 좋겠다.” 공자의 말에 자공이 휘파람을 불며 농부에게 갔다. 하지만 자공이 손이 닳도록 빌고 설득해도 농부는 말을 돌려 주지 않았다. 그렇다고 농부의 손에 잡혀 있는 말고삐를 강제로 빼앗아 올 수도 없는 일이었다. 자.. 더보기
[김학순칼럼] 정주영과 신문대학 입력 : 2006-04-04 17:59:37 고인이 된 정주영 전 현대그룹 회장의 신문 사랑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남달랐다. 이런 일화를 들으면 금방 머리를 끄덕일 수밖에 없을 게다. 박정희 대통령이 경부고속도로 건설에 관한 의견을 듣기 위해 정회장을 청와대로 불렀을 때였다. “소(초등)학교밖에 안 나온 분이 어떻게 우리나라 최고 명문을 나온 직원들을 그렇게 잘 다루십니까?” “제가 왜 소학교밖에 안 나왔습니까? 저도 대학을 나왔습니다.” 정회장이 섭섭한 듯한 얼굴로 말했다. “저는 정회장께서 소학교만 졸업했다고 들었는데요. 그렇다면 대체 어느 대학을 나왔습니까?” “신문대학을 나왔지요.” “신문대학이라뇨?” 박대통령은 정회장의 입에서 예상하지 못한 대답이 나오자 약간 당혹스러운 얼굴로 되물었다. .. 더보기
[김학순 칼럼]‘제3의 길’은 대안인가 입력 : 2006-02-07 18:03:58 불안과 불만은 대안을 낳는가. 우리 사회의 진보와 보수 진영이 한결같이 대안찾기에 유행처럼 나선 느낌이다. 보수 우파 일부가 잰걸음으로 대안 모색에 나선 것은 집권대안세력에 대한 좌절과 불만이 도화선이 됐다. 그러자 불안과 위기감이라면 그에 못지 않은 진보 진영도 보고만 있기 어려웠던 듯하다. 원인제공자는 더 말할 나위 없이 정권담지자들이다. 한국 사회의 이념·정책적 대안모색이 독창적인 것은 물론 아니다. 유럽에선 전통적 사회민주주의와 신자유주의의 대안으로 ‘제3의 길’이 등장하자 반론과 더불어 이른바 ‘2와2분의1의 길’ 같은 또다른 대안이 제시되기도 했다. 영국에서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가 ‘제3의 길’을 이론화하고 토니 블레어 노동당 정부가 ‘신좌파노선’..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