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삼각산 2005-10-10 태조 이성계는 조선 건국의 창대한 포부를 삼각산과 한강에 비유해 시 한 수로 읊는다. "우뚝 솟은 높은 뫼는 하늘까지 닿았네/한양의 지세는 하늘을 열어 이룩한 땅/굳건한 큰 대륙은 삼각산을 떠받쳤고/넓은 바다 긴긴 강물은 오대산에서 흐르네." 조선을 억조창생과 더불어 만년세세 이어가겠다는 웅혼한 마음을 이 시에 담았던 것이다. 그에 앞서 풍수지리에 달통한 조선 개국 공신 정도전은 삼각산에 올라가 남녘을 바라보면서 이곳 한양을 새 도읍지로 정해 가슴깊이 새겨 두고 있었다. 오늘날에도 망경대(望京臺)로 불리는 봉우리 이름은 정도전이 도읍지를 바라보았다는 뜻에서 붙여진 것이다. 일제 때부터 북한산으로 이름이 바뀐 삼각산은 백제 건국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기록이 발견된다. 삼국사기 백제.. 더보기 <김학순 칼럼> '밑빠진독' 賞과 황금양털賞 2005-10-05 뉴욕타임스 최고의 아시아통 기자로 퓰리처상 수상자이기도 한 니콜라스 크리스토프의 눈에는 일본에서 목도한 이해할 수 없는 정책들이 인상깊게 다가왔던 모양이다. 일본처럼 그럴 듯한 나라가 어마어마한 액수의 예산을 불합리하게 쓴 사례는 숱하지만 그 가운데 두 가지 경우에 더욱 놀랐다. 1천3백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들여 고작 350명이 살고 있는 조용한 작은 섬 이카라지마를 육지도 아닌 이웃 섬과 연결하는 다리를 건설한 것이 그 중 하나다. 15분이면 어렵잖게 오갈 수 있는 페리가 있었지만 정부는 이카라지마 사람들의 생활을 향상시킨다는 명분 아래 주민 1인당 약 3억7천만원에 해당하는 돈을, 없어도 그리 불편하지 않은 용도에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그 정도의 거액이라면 차라리 다른 방법으로 .. 더보기 [여적] 로봇 과외 2005-10-04 재야 철학자로 불리는 이진경의 책 '철학의 모험'에 이런 대화가 나온다. "인간과 똑같이 사고하는 로봇을 만들려면 인간이 어떻게 사고하고, 인식하는지를 알아야 했던 거지요. 그 때문에 큰 실험을 두 번 했는데 한 번은 데카르트의 모델에 따라 로봇을 만들었습니다. 저희들 중에는 데카르트 철학을 신봉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주도해서 인간이 사고하는 법칙인 논리 규칙을 기계의 머리에 집어 넣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데카르트와 달리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거예요. 새로운 정보가 없어서 그런가 싶어 정보를 잔뜩 입력해 보았죠. 그러나 이 놈은 '이 자료를 믿을 수 없음' 같은 대답만 내놓는 거예요. 확실한 건 오직 자기가 사고하고 있다는 점뿐이라나요?" "데카르트를 꼭 닮은 기계였군!" ".. 더보기 이전 1 ··· 249 250 251 252 253 254 255 ··· 288 다음 목록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