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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순 칼럼] '웰컴투 동막골'의 정치사회학 2005-09-05 '다 보고 나서 모두들 느낀 생각은 이건 반미영화였구나였다' '교묘한 이념영화다' '네거티브 전략의 친북영화다' '프로파간다의 정의를 본 듯하다' '휴머니즘으로 포장한 민족주의 정서의 상업영화' '젊은 세대들이 자기정체성을 부정하지 않을까'. 6.25전쟁을 소재로 한 대박영화 '웰컴투 동막골'은 인기몰이만큼이나 이념논란도 뜨겁고 격하다. 쟁론의 장이 온.오프라인을 가리지 않음은 물론이다. '공동경비구역 JSA'나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같은 블록버스터와는 또다른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기 때문인 듯하다. 특히 젊은 세대에 비해 반공이데올로기에서 자유롭지 못한 중년 이상의 세대들 가운데 혼란을 호소하거나 뜨악하고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는 이들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더 과격한 어조를 .. 더보기
<아침을 열며> 미복잠행 한번 해보시죠, 대통령님! 2005-08-01 기자가 사는 곳은 지하철 역에서 내려 재래시장과 서민상가가 빼곡히 들어찬 길을 지나야 하는 아파트 단지다. 얼마 전까지 열린우리당 의장을 지낸 분의 지역구에 속하기도 한다. 그만큼 현 정부에 우호적이던 주민이 많이 산다고 해도 그리 틀린 말은 아니다. 서울 변두리에 자리한 이 곳의 민심은 요즘 형언하기 어려울 정도로 사납다. 지난 주말 이 곳 쉼터의 작은 화젯거리는 군 훈련소 중대장의 위장 훈련병 체험이었다. 태풍급 위력을 지닌 안기부 도청 X파일 사건에다 대통령의 느닷없는 연정 제의로 온통 뒤숭숭한 사회분위기 속에서 한줄기의 청량한 바람 같은 일화였기 때문인 듯하다.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누구나 군대 얘기만 나오면 한마디쯤은 거들어야지 뒷전에서 듣고만 있지 못하는 성정인 데다 최근 잦.. 더보기
<아침을 열며> 정치공학의 함정 2005-07-04 노무현 대통령이 싫어하는, 아니 최소한 좋아하지 않는 말 가운데 하나인 '정치공학'에 얽힌 조그만 일화가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있었다. 미국 남일리노이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은 뒤 모교인 연세대에서 교편을 잡고 있던 주관중(朱冠中) 교수가 1960년대 후반 '정치공학'이라는 책을 냈다. 서점에 깔려있던 이 책은 어느 날 청와대 지시로 모두 회수되고 만다. 그 뒤 주교수는 대통령 정무비서관에 임명된다. 박전대통령이 능수능란한 정치공학(political manipulation)적 수완을 발휘하게 된 데는 주비서관의 역할이 적지 않았다는 후일담이 전해 내려온다. 정치적 목적 달성을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는 것을 의미하는 그의 정치공학은 정치의 기능을 체계화하고 실증적으로 연구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