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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순 칼럼> '밑빠진독' 賞과 황금양털賞 2005-10-05 뉴욕타임스 최고의 아시아통 기자로 퓰리처상 수상자이기도 한 니콜라스 크리스토프의 눈에는 일본에서 목도한 이해할 수 없는 정책들이 인상깊게 다가왔던 모양이다. 일본처럼 그럴 듯한 나라가 어마어마한 액수의 예산을 불합리하게 쓴 사례는 숱하지만 그 가운데 두 가지 경우에 더욱 놀랐다. 1천3백억원이라는 엄청난 돈을 들여 고작 350명이 살고 있는 조용한 작은 섬 이카라지마를 육지도 아닌 이웃 섬과 연결하는 다리를 건설한 것이 그 중 하나다. 15분이면 어렵잖게 오갈 수 있는 페리가 있었지만 정부는 이카라지마 사람들의 생활을 향상시킨다는 명분 아래 주민 1인당 약 3억7천만원에 해당하는 돈을, 없어도 그리 불편하지 않은 용도에 아낌없이 쏟아부었다. 그 정도의 거액이라면 차라리 다른 방법으로 .. 더보기
[여적] 로봇 과외 2005-10-04 재야 철학자로 불리는 이진경의 책 '철학의 모험'에 이런 대화가 나온다. "인간과 똑같이 사고하는 로봇을 만들려면 인간이 어떻게 사고하고, 인식하는지를 알아야 했던 거지요. 그 때문에 큰 실험을 두 번 했는데 한 번은 데카르트의 모델에 따라 로봇을 만들었습니다. 저희들 중에는 데카르트 철학을 신봉하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가 주도해서 인간이 사고하는 법칙인 논리 규칙을 기계의 머리에 집어 넣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데카르트와 달리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는 거예요. 새로운 정보가 없어서 그런가 싶어 정보를 잔뜩 입력해 보았죠. 그러나 이 놈은 '이 자료를 믿을 수 없음' 같은 대답만 내놓는 거예요. 확실한 건 오직 자기가 사고하고 있다는 점뿐이라나요?" "데카르트를 꼭 닮은 기계였군!" ".. 더보기
<김학순 칼럼> 6자회담 '트롤로프의 수' 2005-09-14 쿠바 미사일 사태는 인류 역사의 물줄기를 바꾼 기념비적 사건의 하나다. 국제정치학 교과서에서 빼놓을 수 없는 소중한 귀감이 담겼음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 1962년 10월15일 소련이 미국 본토를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중거리 핵미사일 기지를 쿠바에 건설 중인 사실이 발각되고 나서 미사일 철수를 선언하기까지 13일 동안은 역사상 초강대국 간의 핵전쟁 확률이 가장 높았던 기간이었다. 케빈 코스트너가 주연한 영화 'D데이-13'에 극적으로 묘사된 적이 있는 당시 상황은 영화보다 더 전율을 느낄 정도로 긴박했다. 그런 만큼 미국과 소련의 수뇌부가 펼친 기대결과 수싸움은 아직도 학자들과 정치지도자들의 매력적인 연구대상이다. 쿠바 미사일 위기와 성격은 다소 다르지만 공통점도 적지 않은 북한 핵..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