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순 칼럼>회색도 때론 정답이 된다 2005-11-23 남북한관계에서는 모호성이 늘 말썽을 빚곤 한다. 북한 인권문제도 그 가운데 하나다. 지난주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북한 인권결의안 표결 때 우리 정부가 기권한 것을 둘러싸고 날선 공방이 오가고 있다.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9.19 공동성명도 모호성투성이기는 마찬가지다. 경수로 제공 문제부터 한반도평화체제 구축 논의에 이르기까지 애매한 수사학으로 점철돼 있다. 극단적인 비판자들은 '지뢰밭'이라고 일컫는다. '적절한 시기에 경수로 공급을 논의한다' '각자 정책에 따라 관계 정상화 조치들을 취한다'는 표현 등은 벌써부터 북한과 미국간에 첨예하게 이견을 보이거나 갈등의 소지가 충분하다. '별도의 포럼에서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논의한다'는 조항은 양날의 칼과 같다. '한.미 동맹 .. 더보기 <김학순 칼럼> 싸움닭 정치 2005-10-26 세계 여러 나라 사람들의 특징을 흥미롭게 묘사한 촌평을 보면 단편적이고 선입견이 섞인 듯하지만 입가에 웃음이 배어나올 때가 많다. 그런 얘기 가운데 한 방에 둘이 같이 있을 때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을 엮은 것이 있다. "미국인은 상대방을 맞고소하고, 중국 사람은 장사를 트기 위해 흥정을 벌이며, 일본인은 의례적인 인사만 나눈다. 싱가포르 사람은 학교성적표를 보자고 하며, 대만인은 함께 해외이민 신청을 한다. 인도인은 이 세상의 모든 문제는 미국 탓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스웨덴 사람은 섹스에 열중한다." 그렇다면 한국인은? '싸운다'가 정답이다. 이 답은 우리 나라 사람들이 만들어낸 게 아니다. 저명한 외국 언론인의 눈에 비친 그대로다. 우리보다 후진국에 속하는 캄보디아 사람의 통찰도.. 더보기 [여적] 삼각산 2005-10-10 태조 이성계는 조선 건국의 창대한 포부를 삼각산과 한강에 비유해 시 한 수로 읊는다. "우뚝 솟은 높은 뫼는 하늘까지 닿았네/한양의 지세는 하늘을 열어 이룩한 땅/굳건한 큰 대륙은 삼각산을 떠받쳤고/넓은 바다 긴긴 강물은 오대산에서 흐르네." 조선을 억조창생과 더불어 만년세세 이어가겠다는 웅혼한 마음을 이 시에 담았던 것이다. 그에 앞서 풍수지리에 달통한 조선 개국 공신 정도전은 삼각산에 올라가 남녘을 바라보면서 이곳 한양을 새 도읍지로 정해 가슴깊이 새겨 두고 있었다. 오늘날에도 망경대(望京臺)로 불리는 봉우리 이름은 정도전이 도읍지를 바라보았다는 뜻에서 붙여진 것이다. 일제 때부터 북한산으로 이름이 바뀐 삼각산은 백제 건국과도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는 기록이 발견된다. 삼국사기 백제.. 더보기 이전 1 ··· 245 246 247 248 249 250 251 ··· 2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