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순 칼럼] 강과 바다의 ‘만리장성’ 입력 : 2006-08-29 18:49:35 일행 가운데 누군가가 중얼거리듯 한마디를 던졌다. “중국에는 지율스님이 안 계신가 보네.” 지난주 극히 짧은 답사기간 동안 양쯔강 중류의 3개 협곡 물줄기를 틀어막은 싼샤(三峽)댐을 통과할 때였다. 중국인들이 ‘새 만리장성’(新長城)이란 별명을 붙인 대역사(大役事)에 입을 다물지 못하다가 한국의 환경운동이 불현듯 떠올랐던 모양이다. 듣던 대로 수려무비한 풍광을 자랑하는 120㎞ 길이의 협곡을 ‘괴물’처럼 막아선 싼샤댐은 다목적이긴 하지만 개발지상주의를 고스란히 웅변하는 오늘의 중국을 상징하고 있었다. 만리장성 이래 최대 역사라는 싼샤댐은 사실상 서부대개발의 출발선이기도 하다. 지난 5월20일 완공된 싼샤댐은 중국 경제성장의 최대 기념물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 더보기 [여적] ‘기회의 언어’ 입력 : 2006-08-27 18:20:30 1848년 ‘아테네움’이란 영국 잡지에 이런 글이 실렸다. “영어는 문법 구조가 쉽고 변형이 거의 없다. 자연에 나타나는 성(性) 외에는 성의 구분도 별로 없다. 어미와 보조동사가 간단명료하면서도 장엄함이나 표현의 강도, 풍부함에서 어떤 언어에도 결코 뒤지지 않는 우리 모국어는 구조상 세계어가 될 자격이 충분하다.” 저명한 현대 영어학자 데이비드 크리스털은 이런 주장을 한마디로 일축한다. “애초부터 핵심을 잘못 짚었다.” 크리스털은 미적 가치, 효과적 표현력, 문학적인 힘, 종교적 의미 같은 거창한 것을 국제어의 본보기로 내세우는 다수의 단견을 꼬집는다. 영어에 관한 책만 60여 권을 쓴 그의 탁견(卓見)을 들어보면 고개가 끄덕여질 수밖에 없다. 역사상 특정 .. 더보기 [여적] 10원짜리 동전 입력 : 2006-08-15 18:23:33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한 아이작 뉴턴이 조폐국장으로 일한 것은 일견 부조화다. 천재 물리학자와 돈을 찍어내는 총책이 어울리지 않아서다. 당시 영국 왕립 조폐국은 게으름과 도박의 소굴이나 다름없었다. 시중에는 위조 화폐가 부지기수로 나돌았다. 총체적 개혁이 절실했다. 54살이던 1696년 우울증을 앓고 있던 뉴턴은 한 친구의 소개로 우연히 조폐국 개혁의 기수가 됐다. 그는 맨 처음 조폐국의 감사관으로 취직했다. 괴팍한 성격을 지닌 그였지만 일을 깔끔하게 매조졌다. 자연히 명성이 높아져 3년 뒤 조폐국장까지 승진한다. 화폐 개혁도 성공했다. 뉴턴이 화폐 위조범들을 잡아 사형에 처하는 것을 즐겼다는 소문까지 전해 내려온다. 위조하기 어려운 합금 동전을 만들어낸 것도.. 더보기 이전 1 ··· 245 246 247 248 249 250 251 ··· 29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