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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사과법 입력 : 2007-04-13 17:56:39 사과(謝過)만큼 잘하기 어려운 것도 드물다. 자존심을 꺾고 자기 잘못을 솔직하게 인정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아서다. 그래선지 학자들은 사과를 ‘무너져가는 커뮤니케이션을 회복하기 위한 고등기술’이라고 조금 유식하게 일컫는다. 사과는 ‘난 사람’이나 ‘든 사람’보다 ‘된 사람’일수록 잘한다는 것이 정설이다. 진정성이 사과의 요체이기 때문이리라. 진정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고단위 처방인 몸을 던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일본에선 몸을 던지는 사과로 할복이라는 극단적인 방법까지 동원되곤 했다. 땅바닥에 넙죽 엎드려 사죄하는 것도 몸을 던져 사과하는 범주에 포함된다. 사실 바닥에 엎드려 사과하는 것은 누구나 선뜻 내키지 않는다. 그렇지만 땅바닥에서 조아리는 모습처럼 효험.. 더보기
[여적] 역설의 정치 입력 : 2007-04-06 18:07:36 1999년 미국 콜로라도주 리틀턴의 콜럼바인 고교에서 벌어진 총기난사사건은 전세계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왔다. 12명의 무고한 생명이 희생된 이 사건은 다큐멘터리 감독 마이클 무어가 영화 ‘볼링 포 콜럼바인’을 만들어 한층 더 유명세를 치렀다. 이 영화는 2003년 아카데미상 다큐멘터리 부문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구스 반 산트 감독은 같은 소재로 극영화 ‘엘리펀트’를 제작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았다. 파장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 사건을 접한 호주 콴타스항공의 최고경영자 제프 딕슨이 쓴 시는 인터넷에서 네티즌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며 덧붙여 가는 기(奇)현상까지 낳았다. 댓글이 아니라 시 자체를 이어가는 것이었다. ‘우리 시대의 역설(逆說)’이라.. 더보기
[여적] 역발상 시계 입력 : 2007-03-30 18:23:31 “가장 낭비하는 시간은 방황하는 시간이고, 가장 교만한 시간은 남을 깔보는 시간이다. 가장 자유로운 시간은 규칙적인 시간이며, 가장 통쾌한 시간은 승리하는 시간이다. 가장 지루한 시간은 기다리는 시간이며, 가장 서운한 시간은 이별하는 시간이다. 가장 겸손한 시간은 자기 분수에 맞게 행동하는 시간이고, 가장 비굴한 시간은 자기 변명을 늘어놓는 시간이다. 가장 불쌍한 시간은 구걸하는 시간이며, 가장 가치 있는 시간은 최선을 다한 시간이다. 가장 현명한 시간은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시간이고, 가장 분한 시간은 모욕을 당한 시간이다. 가장 뿌듯한 시간은 성공한 시간이며, 가장 달콤한 시간은 일한 뒤의 휴식 시간이다. 가장 즐거운 시간은 노래를 부르는 시간이고, 가장..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