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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중국 권력투쟁 입력 : 2007-01-12 18:08:24 ‘타고난 책사’ ‘꾀주머니’ ‘공작정치의 달인’ ‘킹메이커’ ‘장쩌민(江澤民)의 오른팔’ ‘장쩌민의 손·귀·머리’. 쩡칭훙(曾慶紅) 중국 국가부주석에게 붙어다니는 별명만 들어도 그가 현기증 나는 권력게임에 어느 정도 달인인지 짐작하고 남는다. “루이싱원(芮杏文)은 중앙으로 올라갈 때 고급 가구를 갖고 갔지만 장쩌민은 쩡칭훙을 데려갔다.” 장쩌민이 상하이시 서기를 지낸 뒤 베이징의 중앙정치 무대로 진출할 때 화제가 되었던 이 일화도 쩡칭훙의 위상을 한마디로 표징한다. 쩡칭훙의 권력 요리솜씨를 보면 예술의 경지로 보인다. 지난해 후반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겸 공산당 총서기가 상하이방(上海幇) 축출에 나섰을 때 쩡칭훙은 자기 편에 사정의 칼날을 겨눈 것으로 유.. 더보기
[여적] 매파와 비둘기파 입력 : 2007-01-05 18:07:22 고대 이스라엘이 로마제국을 상대로 줄기차게 독립운동을 하다가 서기 60년대 후반 중과부적(衆寡不敵)의 상황에 빠지고 만다. 그러자 유대 독립군 안에서는 결사항전해야 한다는 매파와 더 이상 싸우면 민족까지 멸망한다는 비둘기파가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다. 마치 병자호란이 터졌을 때 조선의 조정이 주전론자(主戰論者)와 주화론자(主和論者)로 나뉘었던 상황과 흡사했다. 독립군이 연전연패하자 결사대의 비둘기파인 한 랍비가 로마군 사령관이던 베스파시아누스를 찾아간다. 이 랍비는 쇠사슬에 묶여 사령관 앞에 끌려갔다는 주장도 있긴 하다. 어쨌든 이 랍비는 사령관이 곧 황제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그의 예언이 맞아 떨어지자 사령관은 그에게 소원 한 가지를 들어주겠다고 선심을 썼.. 더보기
[여적] 한 해의 끝자락 입력 : 2006-12-29 17:08:39 세밑의 강추위가 손돌바람처럼 살천스럽다. 헌 달력은 ‘마지막 잎새’처럼 을씨년스럽다. 가년스러운 서민들의 애옥살이가 한층 힘겨워 보인다. 지도자와 정치인들은 앵돌아진 민초들의 마음을 보듬기보다 제 몸 챙기기에 더 부산하다. 본업은 뒷전인 채 여줄가리 말싸움에나 열을 올린다. 콩팔칠팔 지껄이는 정치의 언어가 콩켸팥켸 같은 상황을 연출한다. 끝이 없는 지청구에 기가 질린다. 정치판만 보면 시간의 경계를 가늠하기 어렵다. 시간은 ‘동작 그만’ 구령을 단 한번도 따라주지 않는다. 시간은 시나브로 걸음을 옮기면서 만물의 운명을 옥죈다. 시경(詩經)도 “시작을 잘하지 못하는 사람은 없어도 끝맺음을 잘하는 사람은 드물도다”라는 영탄조의 읊조림을 담고 있는 걸 보면 회한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