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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빈곤에 맞선 분노, 서울서 만나다 입력 : 2009-05-01 17:40:10ㅣ수정 : 2009-05-01 17:40:11 ㆍ日 사회운동가가 목격한 ‘불안정계층의 실상과 절규’ 생생히 담아 성난 서울-미래를 잃어버린 젊은 세대에게 건네는 스무 살의 사회학 아마미야 카린, 우석훈 | 꾸리에 “만국의 프레카리아트여, 공모하라!” 이 구호를 들으면 누구나 “만국의 노동자여, 단결하라”고 외친 카를 마르크스와 프리드리히 엥겔스의 을 먼저 연상할 것이다. 책장 한 구석에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숨죽이고 있을 도발적인 선언의 ‘사촌’을 떠올리면 시대착오도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매도하기 십상일지도 모른다. 이 구호에 누구보다 목소리를 높이는 30대 중반의 일본 여성 아마미야 카린은 여간 특이한 인물이 아니다. 그는 스무살 때 펑크록 밴드를 결성해 보컬로.. 더보기
[책과 삶]꽉막힌 일상, 혁명이 필요해 아주 즐거운! 입력 : 2009-04-17 17:45:52ㅣ수정 : 2009-04-17 17:45:54 ▲혁명을 표절하라…트래피즈 컬렉티브 | 이후 당신이 지독한 보수 우파라면 이 책을 끝까지 읽어내기 쉽지 않을 것이다. 아니 이럴 수는 있겠다. ‘좌빨’들은 또 어떻게 ‘세상을 망쳐 놓으려 하는지’ 참을성 있게 독파해 보자. 어쨌거나 ‘불편한 진실’ 때문에 마음이 편치는 않을 듯하다. ‘촛불들’이 즐기는 행동양식도 적잖게 담겨 있어서다. 어떤 이는 ‘순진한 주장을 펴고 있네’라며 뜨악해 할 것 같기도 하다. 때로는 이런 생각이 들기도 할 게다. 너무 급진적인 게 아닐까. 유토피아, 아니면 최소한 최선진국에서나 가능하지 현실성 있는 얘기야?라는 상념이 떠오를 때가 있을지도 모른다. 쓰고 엮은이들이 걱정하듯 어떤 대목은 .. 더보기
[여적]집착과 무관심 입력 : 2009-04-17 18:02:25ㅣ수정 : 2009-04-17 18:02:27 ‘무관심을 파는 커피숍.’ 미국에서 스타벅스가 성공한 가장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로 ‘무관심’을 꼽는 흥미로운 분석이 있다. 커피를 건네준 뒤에는 고객을 완벽하게 무관심 속에 방치해 두는 전략이 손님을 끄는 요인의 하나라는 것이다. 물론 처음 고객을 맞이하고 주문대로 내줄 때까지는 최상의 친절과 정중함으로 대한다. 사람들은 시선을 적절하게 차단해주는 넓은 공간에서 책을 읽든, 글을 쓰든, 사색을 하든 혼자서도 여유롭게 즐길 수 있어서 스타벅스를 좋아한다. ‘친절한 무관심’을 산다고나 할까.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무관심만큼 무서운 것도 드물다. 상대방을 아프게 하는 가장 예의 바르고도 잔인한 방법이 무관심이라는 말에.. 더보기
[여적]패밀리즘 입력 : 2009-04-10 17:38:38ㅣ수정 : 2009-04-10 17:38:41 영화 에 관객들이 열광했던 요인 가운데 하나가 ‘가족’이다. 보는 이의 심장박동수를 급격히 높여주는 것은 가슴 속에 싸함이 밀려오는 ‘패밀리즘’의 강렬한 메시지였다. ‘가족을 지켜줄 사람은 가족 외에는 아무도 없다. 그래서 가족을 지키기 위한 싸움에 내가 직접 뛰어들 수밖에 없다.’ 경제위기 국면이나 위험사회일수록 가족에 대한 의존도는 한층 커진다. 힘든 시대일수록 가족만이 희망이기 때문이리라. 그래선지 삼성경제연구소는 올해 초 신가족주의 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등장할 것이라고 예상한 바 있다. 여가생활의 중심이 개인에서 가족으로 변하는 불황기 패밀리즘이 유행하는 것을 보면 전망은 빗나가지 않았다. 패밀리즘은 가족 .. 더보기
이번엔 ‘폴라니’일까 2009.04.10 17:37 숙명적인 맞수였던 미국의 존 애덤스 2대 대통령과 토머스 제퍼슨 3대 대통령처럼 특별한 인연도 드물다. 제퍼슨은 애덤스 밑에서 부통령으로 일했지만 도와주기는커녕 발목잡기 일쑤였다. 대통령 선거에서 2위를 한 후보가 부통령이 되는 제도였던 데다 애초부터 정책노선이 달랐기 때문이다. 다음 대선에선 애덤스와 대결해 당선됐다. 은퇴한 뒤에는 편지를 주고받는 사이였지만 애덤스는 죽는 순간에도 속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제퍼슨만 살아남는구먼.” 사실 제퍼슨은 이미 애덤스보다 몇 시간 전에 숨진 뒤였다. 독립 일등공신인 두 사람이 타계한 날은 공교롭게도 미국 독립선언 50주년이 되던 1826년 7월4일이었다. 세계적인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와 스페인 작가 미겔 데 세르반테스는 17세기 .. 더보기
[책과 삶]성격장애가 스타를 만든다? 입력 : 2009-04-03 17:37:14ㅣ수정 : 2009-04-03 17:37:16 ㆍ감정조절 불능·충동적인 행동 성향 ㆍ경쟁은 자극제…추진력이 되기도 ㆍ슈퍼스타 30인 심리 흥미롭게 접근 ▲스타는 미쳤다 …보르빈 반델로 | 지안 대중의 갈채와 환호작약을 먹고 사는 스타들에게는 화려한 조명이나 명성과는 달리 기구한 삶과 자살이 유독 어른거린다. 이들의 이면을 훔쳐보면 정상적인 모습을 찾아보는 것이 외려 어렵다. 대부분 약물·알코올 중독, 우울증, 불안증세에 시달리거나 섹스 스캔들, 폭력, 낭비벽 같은 기행으로 언론을 장식하는 게 당연한 것처럼 여겨지는 세태다. 실제로 미국 심리학자 아널드 루드빅의 연구에서 이 같은 현상이 입증된다. 루드빅은 각 예술 분야를 대표하는 유명인 1000여명의 전기를 정신.. 더보기
[여적]프랑스의 백기투항 입력 : 2009-04-03 17:53:54ㅣ수정 : 2009-04-03 17:53:56 중국인이 좋아하는 색깔의 서열은 황색, 자주색, 빨간색, 녹색, 파란색, 검은색, 흰색 순이다. 수·당나라 때에는 신분에 따라 이 순서대로 옷 색깔을 달리했다. 중국인들은 검은색과 함께 흰색을 가장 기피하는 편이다. 결혼 축의금이나 촌지를 흰 봉투에 넣어주면 한 번에 모든 관계가 끝장날 정도다. 대만 국민당 정권을 ‘백색정권’이라 부르고, 사상이 나쁜 사람을 ‘백전’(白顚·이마에 흰 점이 있는 말이라는 뜻)이라고 타매한다. 흰색을 싫어하는 것은 고대 전쟁터에서 사람을 죽이고 나서 흰색을 덮는 관행에다 투항의 의미로 백기를 든 관례 때문이다. 한나라 때부터 항복의 뜻으로 백기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양에서는 중국.. 더보기
[여적]‘G8시대의 종언’ 입력 : 2009-03-27 17:45:53ㅣ수정 : 2009-03-27 17:45:55 세계 경제상황의 변화는 거의 어김없이 경제질서의 권력 판도 재편을 불러온다. 1차 석유파동으로 세계 경제가 비틀거리자 다섯 손가락 안에 드는 선진국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달러 태환 규정 철폐에 이어 전 세계적 금융 불안정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 영국, 프랑스, 서독 4개국 재무장관이 1973년 첫 회의를 열었다. 미국의 발의가 있었음은 물론이다. 곧 4개국 정상이 참석하는 회의로 격상됐다. 75년 일본과 이탈리아가 참석하면서 G6이 됐다. 다음해 푸에르토리코에서 열린 모임에는 미국의 강력한 추천으로 캐나다가 승차해 마침내 한 시대를 구가하는 G7을 구성했다. 냉전 종식 후 97년 러시아가 역시 미국의 제안으로 이 .. 더보기
‘속물’ 권장하는 사회 2009-03-27 18:01:09 고승에게 한 비구니가 찾아왔다. 삶의 가장 근본적인 이치에 대한 가르침을 받기 위해서였다. 고승은 대답 대신 비구니의 어깨를 가볍게 건드렸다. 그러자 그녀는 놀라 소리쳤다. “스님에게 이런 속물근성이 있을 줄은 몰랐네요.” 고승이 미소를 지으며 되받았다. “비구니여, 속물근성은 그대가 가지고 있네.” 숱한 일화를 남긴 조주선사(趙州禪師)의 선 이야기 가운데 한 토막이다. 지레 이상한 눈으로 짐작하려는 것을 꼬집으며 순수하지 못한 사람은 가장 순수한 것까지 추하게 여기는 법이라는 깨달음을 전하려는 의도다. 채만식의 같은 작품들은 일제강점기를 살아가는 속물형 인간군상에 대한 풍자와 반어가 압권이다. 특히 에서 순천 영감 김상준은 ‘젊은 계집의 부드럽고 다스한 살’만 추구하.. 더보기
[책과 삶]아무도 그들을 기억해주지 않았다 입력 : 2009-03-20 17:45:18ㅣ수정 : 2009-03-20 17:45:20 ㆍ재일동포 1세의 초상 재일동포 1세, 기억의 저편…이붕언 | 동아시아 재일동포 3세 사진작가 이붕언의 뇌리에는 불혹의 나이를 지날 무렵부터 마치 선문답이나 철학적 근본 물음과 같은 의문부호들이 꼬리를 물었다. ‘나는 누구인가.’ ‘어디서 왔는가.’ ‘어디로 가는 걸까.’ ‘목적지는 어디일까.’ 그렇잖아도 야마무라 도미히코(山村朋彦)라는 일본 이름을 써오던 그는 24살 때 본명인 이붕언으로 살겠다고 선언한 터였다. 어떤 불이익이든 감수하겠다는 각오가 앞섰음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그 즈음 할아버지·할머니가 아버지에게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했던 말이 불쑥불쑥 떠올랐다. “조선인은 일본인보다 두세 배 열심히 일해야 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