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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윈프리! 당신은 때를 잘 이용했을뿐이야 입력 : 2009-02-06 17:39:05ㅣ수정 : 2009-02-06 17:39:07 ▲오프라 윈프리의 시대…제니스 펙 | 황소자리 ‘지상에서 가장 유명한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에 대한 상찬은 한 두 마디로 불가능한가 보다. “오프라 윈프리는 아마도 정신적인 면에 있어서 교황을 제외하고는 어느 대학 총장이나 정치가, 종교적 지도자보다도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음에 틀림없다.” 미국 연예정보 월간지 배니티 페어의 평가다. 이도 성에 차지 않는지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의 미미 에빈스 기자는 한 발 더 나아간다. “윈프리는 최고의 인물들을 합쳐 놓은 듯한 존재다. 동서양 철학자와 뉴에이지 계몽운동 지도자들을 하나로 합친 것 같다.”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한 칼럼니스트는 언젠가 이렇게 썼다. “영국인.. 더보기
[여적]불신 사회의 그늘 입력 : 2009-02-06 17:54:24ㅣ수정 : 2009-02-06 17:54:26 다음주 탄생 200주년을 맞는 찰스 다윈의 자연진화론에서 파생된 사회진화론은 인류 사회의 본질을 애오라지 경쟁과 적자생존으로 인식한다. 허버트 스펜서, 월터 배젓 등이 대표하는 사회진화론은 강대국 논리와 식민 지배의 합리화 도구로 이용되는 바람에 강력한 역풍을 맞았다. 결정적으로는 협력과 선의가 존재하는 사회 앞에서 말문이 막혀 버리고 말았다. 최근 들어 학자들은 협력과 신뢰가 인류의 진화과정에서 한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 주목한다. 새로운 이론의 핵심은 경쟁이 아닌 사회적 상호작용이다. 상호작용은 잔혹한 양상을 띠거나 적대적일 때도 있지만 협력적이고 조정적인 사례가 더 많은 주장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사회를.. 더보기
한민족 기질과 닮은 ‘소나무’ 입력 : 2009-02-06 17:31:27ㅣ수정 : 2009-02-06 17:31:29 조선 세조 때 시서화 삼절로 칭송받은 강희안은 에서 꽃과 나무를 9품계로 나눴다. 그 가운데 소나무는 대나무, 국화, 연꽃과 더불어 제1품계에 올라 있다. 솔의 빼어난 운치와 절품의 풍치를 높이 산 것이다. 하긴 일찍이 사마천이 에서 송백을 일러 ‘백목지장(百木之長)’이라 했으니 이보다 극찬이 또 있을까. 송(松)이라는 한자에는 진시황과 얽힌 전설이 내려온다. 진시황이 길을 가다 소나기를 만나 소나무 아래서 비를 피할 수 있게 되자 이를 고맙게 여겨 공작의 벼슬을 내려주고 목공(木公)이라 불렀다. 나중에 두 글자가 합쳐져 송(松)자가 됐다는 후일담이 전해온다. 중국의 (幽夢影)에도 “하루의 계획으로 파초를 심고, 한.. 더보기
[여적]월가의 돈 잔치 입력 : 2009-01-30 17:39:11ㅣ수정 : 2009-01-30 17:39:14 한국경영자총협회가 주최한 조찬 강연회 때 오랫동안 서울에서 살아온 한 미국인사가 이런 질문을 받았다. “한국과 미국은 혈맹관계라는데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당시 런던 리보 금리보다 더 비싼 금리를 한국에 요구한 것을 어떻게 보십니까?” 그의 대답은 냉소적인 풍자로 돌아왔다. “시장은 시장일 뿐입니다. 월가엔 ‘도덕성 해이’라는 말이 진리로 통합니다.” 그 때만해도 그 말이 실감나지 않았다. ‘월가의 영웅’으로 불리던 리처드 그라소 뉴욕증권거래소회장이 2003년 9월 거액의 상여금 파동으로 사임했다는 뉴스를 접하면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었다. 9·11테러 사건 이후 미국언론에서는 영웅담을 쏟아냈다. 그라소.. 더보기
[여적]아바이마을 입력 : 2009-01-23 17:01:28ㅣ수정 : 2009-01-23 17:01:31 “아바이, 갯배 타고 으디 다녀옴메?” 구수한 함경도 사투리를 들을 수 있는 강원 속초시 청호동의 명물은 갯배다. 이 배는 돛대도 없고 삿대도 없다. 키도 동력도 없다. 사공이 따로 없음은 물론이다. 이 특이한 나룻배는 ‘아바이마을’로 더 잘 알려진 이곳 실향민 공동체의 상징이다. ‘우리는/ 우리들 떠도는 삶을 끌고/ 아침저녁 삐걱거리며/ 청호동과 중앙동 사이를 오간 게 아니고/ 마흔 몇 해 동안 정말은/ 이북과 이남 사이를 드나든 것이다/ 갈매기들은 슬픔 없이도 끼룩거리며 울고/ 아이들이 바다를 향해 오줌을 깔기며 크는 동안/ 세계의 시궁창 같은 청초호에 아랫도리를 적시며/ 우리는 우리들 피난의 나라를 끌고/ 마흔.. 더보기
[책과 삶]자본과 결탁한 과학의 기만행태 고발 입력 : 2009-01-16 17:36:17ㅣ수정 : 2009-01-16 17:36:19 ▲청부과학…데이비드 마이클스 | 이마고 “지난 20년간 소송과 정치, 여론에서의 전략은 영리하게 구상되고 실행됐으나 그것이 승리의 수단은 아니었다. 건강을 해친다는 비난을 부정하지 않으면서 그에 대한 의심을 만들어내는 것, 대중에게 담배를 피우도록 강요하지 않으면서 그들의 흡연권을 옹호하는 것, 건강 위험에 관한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으로서 객관적 과학연구를 독려하는 것에 기초한 지연전술이 핵심이었다.” 1972년 미국 담배연구소 직원이 동료에게 쓴 이 편지는 흡연 폐해론 방어에는 정책이 아닌 과학이 지름길이라는 것을 솔직하게 고백한 물증의 하나다. 어느 중역이 흡족해 하면서 남겼다는 메모는 훨씬 적나라하다. .. 더보기
[여적]국립현대미술관 입력 : 2009-01-16 18:09:12ㅣ수정 : 2009-01-16 18:09:15 세계적으로 유명한 파리의 오르세 미술관은 원래 1900년 만국 박람회 개최를 위해 오를레앙 철도가 건설한 철도역이었다. 1986년 개관한 이 현대미술관이 낡아 폐쇄된 기차역이 아니라 평범한 장소에 세워졌더라면 지금처럼 화젯거리가 많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덕분에 인상파 미술품을 전시하던 국립 주드폼 미술관 소장품을 모두 이곳으로 옮겨 전시할 수 있게 됐다. 런던의 템스 강 남쪽에 자리한 테이트 모던은 화력발전소가 현대미술관으로 탈바꿈한 참신한 사례다. 20년 동안 용도 폐기됐던 흉물 공간이 영국인들이 자랑하는 문화예술 공간으로 환골탈태한 것이다. 당시로서는 버려졌던 화력발전소 건물을 미술관으로 재활용한다는 발상부터 획.. 더보기
민주주의 추동력 ‘다원주의’ 입력 : 2009-01-16 17:34:38ㅣ수정 : 2009-01-16 17:34:40 나치의 이념적 기반을 제공했다고 자부하는 독일 정치학자 카를 슈미트는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국제전범재판소 심문과정에서 이렇게 털어놓았다. -아돌프 히틀러가 하나의 국가사회주의 사상을 갖고 있었고, 당신 역시 하나의 민족사회주의를 갖고 있었다는 말인가요. “히틀러보다 내가 우월하다고 느꼈습니다.” -당신이 진정 그렇게 느꼈다는 말인가요? “정신적으로 무한히 우월합니다.” 이런 슈미트가 학문적으로, 그것도 전 세계에서 부활하고 있다면 일단 의아해할 것이다. 하지만 현실 사회주의 체제 붕괴 이후 서구 정치사상 연구에서 슈미트의 지적 영향력은 가히 세계화 수준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 더보기
[여적]은행의 역설 입력 : 2009-01-09 17:54:24ㅣ수정 : 2009-01-09 17:54:27 ‘하나님이 자금을 조달해야 한다면 모건스탠리에 의뢰할 것이다.’ 1970년대에 들어서야 비로소 광고를 하기 시작했던 모건스탠리의 첫 카피 문구다. 세계 최고 금융업체의 하나인 모건스탠리의 자긍심이 하늘을 찌르는 듯하다. 모건스탠리의 경영진과 직원들은 이 광고 카피야말로 자신들의 위상을 제대로 보여준다고 여겼다고 한다. 실제로 모건스탠리는 어느 투자은행도 따라올 수 없는 윤리성과 영업 실적을 오랫동안 뽐냈다. 론 처노가 쓴 에는 이런 일화도 나온다. 모건이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인 1912년 75세의 노구를 이끌고 미 의회 청문회에 나와 증언한 내용이다. 새뮤얼 언터마이어: 빌리는 사람의 자금이나 재산을 바탕으로 대출.. 더보기
다시 읽는 세계최초 추리소설 입력 : 2009-01-09 17:49:29ㅣ수정 : 2009-01-09 17:49:31 생일인 1월19일이면 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웨스트민스터홀 교회에 있는 그의 무덤에 검은 옷을 입고 은장식 지팡이를 든 신비의 인물이 수십 년 동안 어김없이 나타나 반쯤 마신 코냑병과 세 송이의 붉은 장미를 헌정해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아 더욱 널리 알려진 작가 에드거 앨런 포. 전직 광고인인 90대 노옹이 그 옛날 교회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기획한 것이라고 2007년 여름에 고백하는 바람에 신비로움이 사라져 버렸지만 포의 탄생 200주년을 맞는 올해도 이 이벤트는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올해는 그의 사망 16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포는 보들레르를 낳고, 보들레르는 상징주의자들을 낳고, 상징주의자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