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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삶]다음 세계 헤게모니를 장악할 곳은 동아시아? 입력 : 2009-01-02 17:41:50ㅣ수정 : 2009-01-02 17:41:52 ㆍ하지만 미국의 위기는 70년대 시작됐다 ▲장기 20세기…조반니 아리기 | 그린비 미국 진앙의 전세계적 금융위기는 자본주의 세계질서에서 미국 헤게모니의 필연적 쇠퇴를 의미하는가? 다수의 전문가들은 유보적인 입장에서 벗어나려 한다. 미국 쇠퇴론이나 몰락론은 대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금융위기와 이라크전쟁의 실패 같은 당면 현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하지만 이매뉴얼 월러스틴과 더불어 세계체계론을 주도하는 조반니 아리기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미국의 세계 헤게모니 위기는 1970년대에 벌써 시작됐다고 맥을 짚는다. 한때의 우발적인 것이 아닌 구조적인 위기라는 견해다. 미국의 금융적 팽창이 이 때부터 본격화.. 더보기
[여적]불확실성 입력 : 2009-01-02 17:46:59ㅣ수정 : 2009-01-02 17:47:01 유럽에서 가장 주목받는 사회학자들인 앤서니 기든스, 울리히 벡 같은 진보적 지식인들은 현대세계의 특징 가운데 하나로 ‘불확실성’을 든다. 냉전 종식 이후 격변한 지구촌을 성찰하기 위해 설정한 개념이 불확실성이다. 기든스는 더 이상 주인으로서의 인간이 소유하고 있는 세계가 아니라 불확실성의 영역에 들어섰다고 본다. 예측불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위험의 악순환은 늘어났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를테면 ‘사고를 없애자’가 아니라 ‘사고를 줄이자’라는 표현밖에 쓸 수 없는 현상이 이를 방증한다. 벡은 불확실성을 통제하기 위해 더 많은 합리적 통제와 제도를 동원하지만 불확실성만 더욱 증대되는 것이 바로 위험사회라고 정의한다. .. 더보기
희망, 믿는 사람의 몫 입력 : 2009-01-02 17:33:03ㅣ수정 : 2009-01-02 17:33:05 아버지와 아들이 사막 여행을 떠났다. 사막은 불 같이 뜨거웠고 떠나기 전에 가지고 갔던 물마저 어느새 다 떨어졌다. 먼저 지쳐버린 아들이 아버지에게 투덜거렸다. “아버지, 목이 마르고 모래가 뜨거워 죽을 지경이에요.” 아버지는 아들을 다독거렸다. “얘야, 그렇지만 우리는 이 사막의 끝까지 가야하지 않겠니? 조금만 참아라. 이제 얼마 가지 않으면 사람이 사는 마을이 나올 거야.” 두 사람은 다시 걸었다. 그러다가 그들은 사막 가운데 덩그러니 놓여 있는 무덤 하나를 발견했다. 무덤을 보자 아들이 또 푸념을 늘어놨다. “아버지 저 무덤을 좀 보세요. 저 사람도 우리처럼 목이 마르고 지쳐서 마침내 죽고 말았어요. 우리도 이.. 더보기
[여적]알로하 정신 입력 : 2008-12-26 17:53:10ㅣ수정 : 2008-12-26 17:53:13 하와이 민요 ‘알로하오에’를 작사·작곡한 것으로 알려진 하와이 왕국 마지막 여왕 릴리우오칼라니는 이런 말을 남겼다. “생명은 모든 곳에 있다. 나무에도, 꽃에도, 무지개에도, 바위에도. 그렇게 모든 존재는 태초에 신이 나눠준 생명의 숨결을 나누며 살고 있다.” ‘알로하’는 바로 그런 마음을 상징하는 말이다. 알로하는 하와이 원주민 말로 ‘안녕’이란 인사지만 특유의 관용 정신과 서로 인정하는 마음이 담겼다. 하와이는 원주민들의 문화와 밀접하게 연관된 ‘알로하 정신’이 있어 더욱 특별하다. 사실 알로하의 의미에 대한 일치된 정의는 없다. 피터 아들러 변호사는 사랑을 전하거나 측은한 마음을 표현할 때, 인정이나 동정을 보.. 더보기
20대는 20㎞, 60대는 60㎞? 행복한 사람은 시계를 보지 않는다고 했던가. 하지만 한 해의 끝자락에 서면 누구나 “시간은 인간이 소비하는 것 중에 가장 비싼 것”이라고 했던 소요학파 철학자 테오프라스토스의 말을 절감할 것이다. 해서 사람들은 쏜살같은 시간에 관해 한마디씩 남겼다. “시간을 지배할 줄 아는 사람은 인생을 지배할 줄 아는 사람이다”(에센 바흐), “시간을 최악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은 시간이 부족하다고 늘 불평하는 데 일인자다.”(장 드 라 브뤼에르) 시간을 낭비 없이 가장 효율적으로 썼다고 알려진 러시아 곤충분류학자 알렉산드르 알렉산드로비치 류비셰프라면 시간을 지배했다고 해도 과장은 아닐 듯하다. 주어진 모든 시간을 단 1분도 빠뜨리지 않고 시간통계를 기록한 노트를 남겼다니 징그러울 정도다. 그에게 문제는 시간의 양이 아니.. 더보기
[책과 삶]은유의 힘은 진실보다 강하다? 입력 : 2008-12-19 17:27:25ㅣ수정 : 2008-12-19 17:33:12 ㆍ간질 발작·뇌 수술·도벽 등 소설과 경계를 섞은 저자의 모호한 회고록 나는 왜 거짓말을 하는가 로렌 슬레이터 | 에코의서재 특이한 책이다. 회고록이긴 한데 마치 소설 같다. 경계가 모호해지는 느낌이 든다. 지은이도 소설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사실도 아니라고 알 듯 모를 듯한 한마디를 덧붙인다. 소설가가 인물을 창조하는 것과는 다른 진짜 모습을 드러내는 은유를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은유는 꾸미기 전략이 아닌 전달을 위한 필사적인 노력이라는 점을 역설한다. ‘삶의 이야기’인 회고록에서 은유는 결국 솔직함의 또 다른 표현이라는 설명을 듣고 보면 조금 더 이해가 간다. 그래선지 지은이는 원래 이라는 제목에다 이라는 .. 더보기
[여적]겨울나기 입력 : 2008-12-19 18:01:41ㅣ수정 : 2008-12-19 18:08:44 선인들은 계절에 맞춰 격조 있게 사는 슬기를 지녔던 것 같다. 청나라 초기에 살았던 장조(張潮)는 책도 철 따라 다르게 읽으면 좋다고 권면했다. 그는 이란 저서에 이렇게 썼다. ‘문집을 읽자면 봄이 제격이다. 그 기운이 화창하기 때문이다. 역사서 읽는 때는 여름이 적당하다. 그 날이 길기 때문이다. 제자백가 읽기에는 가을이 꼭 맞다. 그 운치가 남다른 까닭이다. 경서 읽기는 겨울이 좋다. 그 정신이 전일한 까닭이다.’ 그는 계절과 비도 품격을 나눴다. ‘봄비는 책읽기에 알맞고, 여름비는 바둑·장기 두기에 꼭 맞으며, 가을비는 점검하여 간수하기에 마침 맞고, 겨울비는 술 마시기에 적당하다.’ 우리네 서민들은 계절 비를.. 더보기
오해받는 ‘처음처럼’ 입력 : 2008-12-19 17:24:05ㅣ수정 : 2008-12-19 17:29:45 사실이 아니었으면 싶다. 이란 소주가 군 부대 일각에서 느닷없이 천대를 받기 시작했다는 풍문 말이다. 그동안 멀쩡하게 잘 나가던 이 소주가 최근 들어 병 글씨가 신영복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작품이라는 이유만으로 PX에 재고로 쌓여 자연히 주문이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20년 징역살이를 했던 신 교수의 이력에 대한 일부 군 장교들의 반감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잖아도 이란 신 교수의 글씨판을 새 정부 들어 경찰서 일선 지구대와 파출소에 내걸려다 일부 보수집단의 반발이 있자 경찰 지휘부가 철회했던 아픈 기억이 아물지 않은 터이다. 경찰의 행태는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조차 과잉 충성이라고 비판했던 우행.. 더보기
[여적]꽃놀이패 입력 : 2008-12-12 17:47:44ㅣ수정 : 2008-12-12 17:47:58 바둑에서 프로 기사들은 아마추어에 비해 치열하게 싸우지 않는다. 아마추어는 포석도 없이 전투를 벌이는 경우가 흔하지만 프로 바둑은 전투다운 전투 없이 끝나는 때도 적지 않다. 프로 기사는 쾌감보다 승부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바둑을 이기려면 강수보다 조금은 약한 수를 두는 것이 유리하다고 한다. 그래서 이기려고 기를 쓰는 프로 기사들은 조금은 약한 듯한 수를 둔다. 서로 타협하는 듯한 수를 두면 당연히 싸움이 벌어지기 힘들다. 비둘기파는 매파를 응징하기보다 주로 양보한다. 언뜻 보면 비둘기파가 질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양보해서 손해를 보는 집의 수와 무리수를 응징했을 때 이득을 얻는 집의 수가 다르기 때문이다.. 더보기
‘베트남적 근대성’ 입력 : 2008-12-12 17:17:17ㅣ수정 : 2008-12-12 17:17:30 “한국인 아버지와 베트남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가 언젠가 한국의 대통령이 될 날이 오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겁니다. 미국인 어머니와 케냐 출신의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었듯이. 그런 상황이 오면 베트남 기자들이 한국 대선 취재에 대거 나서지 않을까요?” 연례 기자교환방문 계획에 따라 최근 베트남에 가서 기자가 던진 이 말에 그곳 언론인이나 정부 관료들은 무척이나 진지하게 반응했다. 그 정도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던 듯하다. 한국과 베트남은 어느덧 혈연으로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음을 부인할 수 없게 됐다. 요즈음 우리 국민의 약 10%에 달하는 국제결혼인구 중 베트남 배우자가 가장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