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과 진실보다 더 큰 국익은 없다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이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의 대명사처럼 됐지만,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조작의혹도 드레퓌스 사건과 닮은 점이 적지 않다. 간첩혐의라는 본질적 성격은 물론 집권세력의 행태와 사회분위기가 모두 흡사하다. 우선 피고인인 유우성 씨가 한국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탈북자다. 게다가 그는 화교출신이다. 군사 기밀을 독일에 넘긴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알프레드 드레퓌스 대위가 당시 프랑스 사회에서 기피대상인 유대인이었던 점과 비슷하다. 단순히 간첩을 잡으려는 의도를 넘어 고도의 정치적 목적이 개입됐을 개연성이 높다는 사실도 유사하다. 프랑스 군부는 진범인 페르디낭 에스테라지 소령 대신 드레퓌스를 처벌해 독일군의 관심을 돌리고 허위 정보를 유포하려는 속내를 감추고 있었다. 유우성 씨 사건은 ..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28)--<한비자> 한비 10여 년 전 화제를 모았던 KBS 역사드라마 ‘제국의 아침’에는 고려 광종이 즉위 직후 신료 유신성으로부터 중국 고전 ‘한비자’(韓非子)를 전해 받는 장면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개혁군주인 광종은 ‘제왕학의 성전’으로 불리는 ‘한비자’를 읽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참으로 기가 막힌 글이야.” 그는 고려 건국 초기 중앙집권체제와 왕권 강화를 위해 과단성 있는 개혁정책을 펼친다. ‘제국의 아침’이 방영될 무렵 때마침 16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노무현 당선자는 이상수 민주당 사무총장으로부터 ‘한비자’의 한 대목을 유념하라는 충언을 듣는다. “한비자에는 군주가 인사권을 남에게 이양하면 안 되며, 끝까지 인사비밀을 지켜야 신하들이 자기 세력을 구축하는 행위를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노 대통령.. 더보기 ‘안네의 일기’까지 테러하는 일본인들 유럽을 여행하다보면 한국인이 잘 찾지 않는 곳에도 일본인들은 빼놓지 않고 몰려오는 모습을 어렵잖게 발견한다. 직접 마주치지 않더라도 그들이 대거 다녀간 흔적은 어딜 가나 방명록에 빼곡하다. 예외가 하나 있다. 아돌프 히틀러의 나치 독일이 수백만 명의 유대인을 참혹하게 학살한 현장인 아우슈비츠(폴란드 이름 오시비엥침) 수용소가 그곳이다. 독일 철학자 테오도르 아도르노가 “아우슈비츠 이후 시를 쓰는 것은 야만적이다”며 전율했을 만큼 그곳은 홀로코스트(대학살)의 대표적인 상징물이다. 신이 있다면 어찌 이런 만행을 그대로 두고 보았단 말인가 하는 회의감으로 말미암아 신학자들조차 ‘아우슈비츠 이후에도 신학이 가능한가?’라는 질문을 던졌을 정도다. 폴란드의 옛 수도 크라쿠프 근교에 자리한 이 역사의 현장을 가장 많.. 더보기 이전 1 ··· 95 96 97 98 99 100 101 ··· 285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