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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꾼 책이야기(38)--<자유론> 존 스튜어트 밀 미국 오클라호마 주립대의 한 연구팀이 열다섯 살 난 침팬지에게 수화를 가르치는 실험을 했다. 동물의 지능적 한계를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연구팀은 온갖 노력을 기울여 140여개의 낱말을 가르치는 데 성공했다. 곧이어 낱말을 자기 생각에 따라 결합할 수 있도록 수준을 높였다. 그러자 이 침팬지가 맨 처음 표현한 말은 “나를 놓아 달라”는 것이었다. 동물도 무엇보다 자유를 간절히 원한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게 이 실험결과다. 인간은 더 말할 것도 없다.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는 미국 독립 혁명 지도자 패트릭 헨리의 명언은 침팬지 실험과 상통한다. ‘자유’를 사실상 처음 철학적 원리로 체계화해 세계 지성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이는 영국 철학자이자 경제학자 존 스튜어트 밀이다. 그는 ‘자유주의의 가장 위대한.. 더보기
적을 없애는 가장 좋은 방법 미국 언론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게 붙여준 별명은 ‘검은 링컨’이다. 오바마는 21세기 ‘링컨의 부활’이라고 할 정도로 에이브러햄 링컨의 길을 좇는다. ‘노예해방’을 단행한 링컨이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오바마가 탄생하는 시발점이 된 사실을 떠올리면 너무나 당연한 듯싶다. 하지만 반드시 그 때문만은 아니다. 통합과 관용의 정치철학을 지녔던 링컨의 리더십이 안성맞춤의 벤치마킹 대상이었던 게 더 큰 요인이다. 오바마는 링컨의 정치적 고향인 일리노이 주 스프링필드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오바마가 일리노이 주에서 정치에 입문했던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그는 취임식 때 링컨처럼 필라델피아에서 ‘통합의 열차’를 타고 워싱턴에 입성했다. 그는 취임선서 때도 링컨이 사용했던 성경에 손을 얹었다. 역대 대..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37)--<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루크레티우스 ‘방황하는 나그네여, 여기야말로 당신이 진정 거처할 좋은 곳이요. 여기에 우리가 추구해야 할 최고의 선(善), 즐거움이 있습니다.’ 고대 그리스 에피쿠로스학파의 정원으로 통하는 문에는 이 같은 문구가 새겨져 있었다. 플라톤의 아카데미아 정문에 ‘기하학을 모르는 자는 이 문으로 들어오지 말라’는 현판이 내걸렸던 것과는 성격이 사뭇 다르게 느껴진다.  에피쿠로스는 원자론적 유물론과 쾌락주의를 주창한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쾌락주의는 방탕이나 환락을 즐기는 게 목표가 아니라, 고통으로부터 해방되는 ‘마음의 평정’(아타락시아)과 절제를 좇는다. 부귀영화가 아닌 박애, 산해진미(山海珍味)가 아닌 소박한 음식, 색욕보다 우정을 추구한다. 세상의 쾌락으로부터 도피하는 것이 쾌락주의 철학의 역설 같다. 플라..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