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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들에게 진돗개 정신을? 푸들은 영리하고 애교만점인 반려견의 상징이지만 정치지도자나 고위공직자의 별명이 되면 달갑잖은 오명으로 표변한다. 토니 블레어 전 영국총리,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총리, 니콜라스 사르코지 전 프랑스 대통령이 푸들 정치인이란 별명의 대표주자다. 이들은 하나같이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이 시키는 대로 잘도 따랐기 때문이다. 블레어는 유난스러울 정도였다. 그에게는 나라 안팎에서 ‘부시의 푸들’이라는 별명이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로 남아 있다. 노동당에 우호적인 신문인 데일리 미러조차 노동당 출신 총리인 그를 ‘블레어 총리’(PM Blair)라는 표현 대신 ‘푸들 블레어’(Poodle Blair)라고 썼다. 블레어가 총리직에서 물러날 당시 이를 의식한 부시가 적극 두둔하고 나섰지만 깊은 낙인이 사라질.. 더보기
인권과 진실보다 더 큰 국익은 없다 ‘강기훈 유서대필 사건’이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의 대명사처럼 됐지만,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조작의혹도 드레퓌스 사건과 닮은 점이 적지 않다. 간첩혐의라는 본질적 성격은 물론 집권세력의 행태와 사회분위기가 모두 흡사하다. 우선 피고인인 유우성 씨가 한국 사회에서 환영받지 못하는 탈북자다. 게다가 그는 화교출신이다. 군사 기밀을 독일에 넘긴 혐의로 재판에 회부된 알프레드 드레퓌스 대위가 당시 프랑스 사회에서 기피대상인 유대인이었던 점과 비슷하다. 단순히 간첩을 잡으려는 의도를 넘어 고도의 정치적 목적이 개입됐을 개연성이 높다는 사실도 유사하다. 프랑스 군부는 진범인 페르디낭 에스테라지 소령 대신 드레퓌스를 처벌해 독일군의 관심을 돌리고 허위 정보를 유포하려는 속내를 감추고 있었다. 유우성 씨 사건은 ..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28)--<한비자> 한비 10여 년 전 화제를 모았던 KBS 역사드라마 ‘제국의 아침’에는 고려 광종이 즉위 직후 신료 유신성으로부터 중국 고전 ‘한비자’(韓非子)를 전해 받는 장면이 인상 깊게 다가온다. 개혁군주인 광종은 ‘제왕학의 성전’으로 불리는 ‘한비자’를 읽고 감탄사를 연발한다. “참으로 기가 막힌 글이야.” 그는 고려 건국 초기 중앙집권체제와 왕권 강화를 위해 과단성 있는 개혁정책을 펼친다. ‘제국의 아침’이 방영될 무렵 때마침 16대 대통령선거에서 승리한 노무현 당선자는 이상수 민주당 사무총장으로부터 ‘한비자’의 한 대목을 유념하라는 충언을 듣는다. “한비자에는 군주가 인사권을 남에게 이양하면 안 되며, 끝까지 인사비밀을 지켜야 신하들이 자기 세력을 구축하는 행위를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노 대통령..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