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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의 정상화’는 인사부터! 박근혜 대통령이 수많은 반대를 무릅쓰고 무리하게 밀어붙인 인사는 모두 실패였음이 속속 실증되고 있다. 윤진숙 전 해양수산부 장관과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가장 상징적인 사례다. 두 인물의 어처구니없는 실패는 박 대통령의 ‘사람 보는 눈’(知人之鑑)이 새삼 채점 받는 계기가 됐다. 박 대통령은 윤진숙을 “모래밭에서 찾은 진주”라고 극찬했다. 하지만 그는 인사청문회를 거치는 동안 생뚱맞은 답변과 실없는 웃음 탓에 희화의 대상으로 전락했다. 자질과 업무 능력이 수준미달임을 여실히 드러냈다. 보수·진보를 막론한 모든 언론과 야당, 심지어 여당조차 그의 임명 반대를 외쳤다. 그럼에도 박 대통령은 민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쌓은 실력이 있다고 하니 지켜봐 달라”고 촉구한 뒤 임명을 강행해 버렸다.. 더보기
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27)--<무엇을 할 것인가?> 니콜라이 레닌 19세기 중반 차르 체제의 러시아는 수많은 사회적 모순으로 요동치고 있었다. 이 때 한 편의 연애소설이 젊은이들의 가슴을 뒤흔들어 놓았다. 니콜라이 체르니셰프스키의 소설 ‘무엇을 할 것인가’는 로맨스를 주제로 하고 있지만 새로운 시대의 자유와 혁명을 읊조리고 있었다. 사회적 반향은 실로 엄청났다. 시대와 삶에 질문을 던지던 청년들은 안정된 집을 박차고 나와 소설 등장인물들의 행동 방식을 모방했다. 이 소설은 젊은 지식인들에게 사랑과 혁명, 진보와 인간애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줬다. 이 때문에 알렉산드르 푸슈킨의 ‘대위의 딸’, 막심 고리키의 ‘어머니’와 더불어 러시아 혁명 문학사의 걸작으로 꼽힌다. 생의 대부분을 감옥에서 보낸 인민주의 혁명가 체르니셰프스키는 이 소설도 옥중에서 탈고했다. 혁명을 꿈꾸던 청.. 더보기
개와 늑대의 시간 프랑스인들이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일컫는 말은 선거 때 종종 등장한다. 후보자와 공약이 자기와 같은 편인지 판단하기 모호함을 비유하는 상징으로 안성맞춤이어서다. 해가 설핏 기울고 땅거미가 질 무렵이면, 언덕 너머 다가오는 짐승이 개인지 늑대인지 잘 분간하기 어렵다. 프랑스 사람들은 그게 내가 기르던 개인지 나를 해치러 오는 늑대인지 쉽게 가늠할 수 없는 황혼을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고 곧잘 은유한다. 기발하고 시적인 이 묘사는 플라톤이 소크라테스와 소피스트를 각각 개와 늑대에 비유한 것을 떠올리게 한다. 지혜로운 철학자인 소크라테스의 변증법과 소피스트의 궤변을 식별하는 게 어렵듯이 개와 늑대를 알아보는 일도 간단치 않다고 플라톤은 ‘대화편’에서 털어놓았다. 소크라테스와 소피스트는 닮았으나 소크라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