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꾼 책 이야기(35)--<역사란 무엇인가>-E. H. 카 1000만 관객 돌파 영화 ‘변호인’에는 영국 역사학자 에드워드 핼릿 카의 명저 ‘역사란 무엇인가’(원제 What is history?)가 불온서적인지를 놓고 검찰과 변호인 간의 공방이 벌어지는 장면이 나온다. 검사는 부림사건 피고인들이 소지한 책이 불온서적이라고 주장한다. 이때 검사는 치안연구소 연구원을 ‘전문가’라며 증인으로 부른다. 이 증인은 “이 책의 전반적 흐름이 유물사관을 띠고 있으며 저자인 카는 소련에 장기 체류한 공산주의자였다”고 진술한다. 이에 맞선 변호사는 “대한민국 최고의 대학인 서울대학교에서도 이 책을 필독 권장도서로 지정했다. 게다가 카는 영국 외교관으로 소련에 체류했을 뿐이다”며 검사를 몰아세운다. 그는 이어 “영국은 카가 나라를 대표하는 외교관이자 자랑스러워하는 학자라고 생각하.. 더보기 권력 해바라기 친일파 후손들 나라를 팔아먹은 을사늑약 이후 일제로부터 귀족작위를 받고 떵떵거리며 살았던 인물 가운데 대부분이 노론파라는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 한일강제병합의 공로로 일본 귀족작위를 얻은 76명 중 조선 왕실 인사 등을 제외하고, 소속 당파를 알 수 있는 인물은 64명이다. 이 가운데 북인이 2명, 소론 6명, 나머지 56명은 이완용을 비롯해 모두 노론파다. 주로 퇴계 이황의 학맥을 잇는 남인은 한 사람도 없다. 노론파는 일제 강점기에 발행된 ‘조선귀족열전’에서 이 같은 사실을 자랑까지 한다. 조선 후기 내내 집권세력이었던 노론파는 권력의 끈을 놓치기 싫어 매국도 서슴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훗날 독립운동에서도 남인 학맥의 중심지였던 안동지역 인물들과 소론파가 많았던 반면, 노론파에서는 항일운동가가 단 한명도 배출.. 더보기 야릇한 그림과 간첩 혐의 탈북자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는 야릇한 그림 한 폭이 관람객을 맞는다. 한 노인이 젊은 여성의 젖가슴을 빨고 있는 모습은 언뜻 외설적으로 보인다. 이 그림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낯 뜨거운 장면에 눈살을 찌푸린다. 하지만 이 그림의 진실을 알고 나면 다르게 보인다. ‘로마식 자비심’(Roman Charity·부제 Cimon and Pero)이란 제목의 이 그림에는 눈물겨운 효녀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고대 로마시대에 ‘페로’라는 효녀가 있었다. 늙은 아버지 ‘키몬’이 애지중지 키운 외동딸이다. 죄를 지은 키몬에게 청천벽력 같은 판결이 내려졌다. 아무 것도 주지 말고 굶겨 죽이라는 잔혹한 형벌이었다. 딸은 서슬 퍼런 감옥의 간수 때문에 물 한 모금도 아버지에게 들여보낼 수 없었다. 페로는 나날이 쇠약.. 더보기 이전 1 ··· 96 97 98 99 100 101 102 ··· 29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