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적 소모효과’의 최적 모델, 정윤회 사건 정윤회 씨 국정개입의혹 사건의 전개 양상을 보노라면 게잡이 어부의 바구니 속에 담긴 게들을 연상하게 된다. 게가 한 마리일 때는 쉽게 기어 나온다. 이때는 반드시 바구니 뚜껑을 덮어야 한다. 하지만 두 마리 이상 잡아넣으면 뚜껑이 필요 없다. 서로 엉켜 절대로 기어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게 한마리가 바깥으로 나가려 하면 나머지 게가 집게발을 이용해 밑으로 끌어내린다. ‘게가 엄지발을 떨구고 살랴’는 속담이 있을 만큼 게의 집게발은 강력하다. 다른 게가 출구에 다다를 때쯤이면 또 다른 게가 끌어내린다. 자기만 올라가 살려는 본성이 나타나서다. 이런 일이 거듭되면 모든 게가 기진맥진해 거품을 내뿜으며 포기할 수밖에 없다. 구성원이 장기적인 공동 이익을 도외시하고 눈앞의 자기이익에만 급급하면 모두가 죽는다.. 더보기 새 교육문화수석에게 기대해도 좋을까? 지난 주 장·차관급 인사에서 청와대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은 그리 주목받지 못했다. 인사의 초점과 논란의 대상이 단연 국가안전처 장·차관과 인사혁신처장이었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 자리에 발탁된 김상률 숙명여대 영어영문학부 교수가 교육문화계에서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인물이어서다. 그것보다 더 궁금한 건 그동안 박근혜 대통령이 기용하던 인물성향과 다른 점이다. 추천 경위에 관심을 보이는 이들도 더러 있으나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아 보인다. 그의 전공분야와 언행, 대외활동 같은 것들이 주류와 거리감이 있거나 진보적인 성향에 가까워 정권과 코드가 같지 않은 사실이 눈길을 끈다. 김 수석은 미국문학사 외에 미국소수자문학,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등 진보적 사상을 연구하고 가르쳐왔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는 대학의 시장화와 .. 더보기 전투에선 이기고 전쟁에서 지는 지도자라면? 남아프리카공화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었던 넬슨 만델라는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지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생각을 평생 잊지 않고 실천한 지도자다. 만델라는 1994년 실시된 남아공 최초의 자유선거에서 대통령에 당선하자마자 지긋지긋한 아파르트헤이트(극단적인 인종차별정책)를 청산하고 흑백을 하나로 통일시키는 게 조국의 최급선무라는 목표를 명확히 설정했다. 백인 정권과의 투쟁과정에서 처절했던 27년간의 감옥살이는 잊었다. 그는 전환점을 이듬해 6월 자국에서 열린 럭비 월드컵대회로 잡았다. 럭비는 남아공에서 백인 우월주의의 상징이었다. 때마침 남아공과 뉴질랜드가 월드컵 결승에서 맞붙었다. 만델라가 백인 문화의 상징인 럭비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나타났다. 럭비대표팀의 별칭 ‘스프링복스’ 유니폼인 녹색·황금색 .. 더보기 이전 1 ··· 94 95 96 97 98 99 100 ··· 29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