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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식 제론토크라시의 폐해 , 올 2월 말 신민당 대표를 지낸 이철승 서울평화상문화재단 이사장이 94세로 타계하자 93세인 권이혁 전 보건사회부 장관이 그 뒤를 이었다. 그러자 역대 최고령 기관장 취임이 아니겠느냐는 뒷담화가 흘러 나왔다. 주목할 만한 자리는 아니지만, 뒷담화에는 장관만 세 번 지낸 후 거의 끊임없이 관변·민간 기관장을 역임해 온 권 이사장의 관운에 대한 부러움과 시새움도 섞여 있었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김기춘 역대 최고령 대통령 비서실장을 배출한데다 다른 요직에도 그와 흡사한 70대 이상 고령 인사가 다수 기용됐던 터라 이래저래 노인정치나 노인지배체제를 의미하는 ‘제론토크라시’(gerontocracy)가 새삼 이목을 집중시켰다. 임명 때 나이만 보더라도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75세, 유흥수 주일 대사 77세, 이명.. 더보기
권도정치 9단 박지원과 국민의당 유권자들이 절묘한 균형추를 만들어준 20대 총선 이후 여의도 정가에 새로 떠오른 화두의 하나가 오랜만에 들어보는 ‘권도정치’(權道政治)다. 여소야대 정국에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의 위상이 낳은 것이지만, 세 번째 원내대표를 맡는 흔치 않은 기록을 세운 박지원 의원이라는 주인공이 탄생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선 ‘박지원 주의보’까지 발령했을 정도다. 더민주 안민석 의원은 최근 “권도정치 9단인 분이 세 번째 원내대표가 되셔서 대한민국 국회가 박지원 의원의 권도정치에 휘둘릴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고 논평했다.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도 공감을 표시했다. “박 원내대표가 새누리당이고 더민주고 쥐었다 폈다 할 것”이라며 “각 정당들이 주관성이나 주체성, 일관성을 잘 유지할 수 있는지, 처음부.. 더보기
금반지 대신 금수저, 돌잔치 선물 변화의 정치사회학 풍습은 세태를 비추는 거울이다.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아기 돌잔치 선물로는 금반지가 대세였다. 여기에는 아기가 건강하게 자라라는 소망과 음양오행의 지혜가 담겼다. 아이들은 발육 상태가 좋아 오장육부 가운데 간과 쓸개가 매우 강하다. 오행의 목(木) 기운이 넘친다는 의미다. 하지만 목의 기운이 지나치게 강하면, 위장의 기능이 약화돼 모유조차 토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금반지를 몸에 지니면 금(金) 기운으로 목 기운을 낮출 수 있다. 훗날 돈이 필요하면 요긴하게 쓰라는 다목적 의미도 내포됐다. 최근 들어 아기 돌잔치나 백일잔치 때 흔히 선물하는 금반지보다 금수저의 판매량이 많아졌다고 한다. 언론조차 주목하지 못한 세태변화다. 지난해 최고의 신조어로 꼽힌 ‘금수저·흙수저’가 낳은 상술의 산물인데다 배경을 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