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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당·춘원문학상을 제정해선 안 되는 까닭 육당 최남선이 노골적인 친일행각을 서슴지 않자, 위당 정인보는 상복을 입고 절친인 그의 집을 찾아갔다. “내 친구 육당은 이제 죽었구나!” 하며 그의 집 앞에서 통곡했다. 그 뒤 최남선이 겉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이며 찾아오자 정인보는 반색을 하고 설렁탕을 사줬다. 하지만 최남선의 친일행위는 그치지 않았다. 그러자 줄기차게 일제의 탄압에 저항해온 정인보는 어느 날 최남선이 자기 집에 들렀지만 정색을 하며 무시했다. “혼을 판 학자에게는 냉수 한 그릇도 아까운 법일세.” 최남선의 친일행적은 춘원 이광수와 더불어 우리의 근대 지성사에서 지울 수 없는 치욕이다. 최남선은 자발적으로 일본에 건너가 메이지 대학 강당에서 조선인 유학생들에게 ‘학도들이여, 성전(태평양전쟁)에 나서라’라고 촉구하는 연설을 하는 등 온.. 더보기
최다 ‘공시족’, 최악 공직기강, 박정희시대 공무원 교육 저명한 네덜란드 언론인 카렐 반 월프런이 20여 년 전 일본사회의 최대 걸림돌은 공무원이라는 견해를 담은 책을 펴내 큰 반향을 일으킨 적이 있다. 일본에서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생활하면서 느낀 것을 바탕삼아 일본을 해부한 ‘부자나라 가난한 국민 일본’(원제 The False realities of a politicized society)은 ‘문책에 응답할 의무가 없는 관료독재주의’에 궁극적인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일본의 관료독재주의가 민주주의라는 옷만 걸쳤을 뿐이지 실제로는 모든 것을 관료가 결정하는 권력구조를 이루고 있다고 꼬집었다. 일본 관료들은 경제성장에 모든 걸 예속시켰다. 정부 관료가 중심이 되어 기업과 기업인 단체 대표, 검찰, 사법부, 대학 교수, 심지어 정치가들도 관리자로서 사회.. 더보기
국가 브랜드가 정권 브랜드인가? 박근혜 정부와 함께 사라질 목록 가운데 국가 브랜드가 추가될 듯하다. 지난 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새 국가브랜드가 표절·짝퉁 시비와 더불어 대통령 코드맞추기에 불과하다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어서다. 새 국가 브랜드 ‘크리에이티브 코리아’(Creative Korea)는 프랑스 산업 슬로건인 ‘크리에이티브 프랑스’(Creative France)의 슬로건과 로고, 색상을 모두 베낀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자 문화부는 프랑스뿐 아니라 영국, 미국, 아프리카에서도 ‘크리에이티브’를 로고로 만들어 쓴다는 사례를 들어 표절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표절 논란이 아니라 문화부의 해명이 방증하듯 전혀 창의적이지 않다는 데 있다. ‘크리에이티브 코리아’가 한국을 상징하지 않는다는 비난도 쏟아져..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