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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거부의 美學' 1999-08-20 이번주 신문 사회면 기사의 백미(白眉)는 단연 두 가지의 반납사건이 아닐까 싶다. 씨랜드 수련원 화재로 아들을 잃은 하키 국가대표 출신 어머니의 훈장반납과 다일복지재단의 김현철씨 기부금 5억원 반납이 그것이다.똑같은 「거부의 미학(美學)」이지만 그 성격은 사뭇 대조를 이룬다. 앞의 일이 처절한 절규가 담겨 있는 극단적 감정의 표출이라면 뒷 사건에서는 폭염 속에 내리는 한줄기 소나기 같은 시원함이 배어난다. 옥의 티를 지적하는 이들이 없지 않으나 그들의 행동이 시선을 끌기 위한 제스처나 감정의 사치는 아닌 듯하다. 그러면서도 둘 다 국가와 정치권을 향한 분노의 공개적 표현이라는 공통분모와 적잖은 시사점을 내포하고 있다. 두 사례는 「향유할 수 있는 것에 대한 냉엄한 거부」를 통한 항의다.. 더보기
<데스크칼럼> 대통령의 언론관 1999-04-07 신문의 역사와 언론 자유를 얘기하자면 영국의 「3 존(John)」을 빼놓을 수 없다. 「3 존」은 「아레오파지티카」의 저자 존 밀턴, 「시민정부론」을 주창한 존 로크, 「자유론」을 쓴 존 스튜어트 밀을 일컫는다.이 가운데 밀턴의 「아레오파지티카」는 서양에서 언론의 자유를 언급한 최초의 책으로 손꼽힌다. 「실낙원」의 저자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밀턴은 근대적인 의미에서 처음으로 언론 자유의 횃불을 높이 치켜든 인물인 셈이다. 17세기에 영국의회를 향해 언론검열 반대를 외친 그의 숭고한 뜻은 미국의 독립운동과 프랑스혁명 때도 자유주의의 경전(經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런 그가 청교도혁명 이후 언론검열관이 된 것은 역사의 아이러니다. 「밀턴의 역설」이라고 해도 좋을 듯싶다. 밀턴의 영향.. 더보기
<데스크칼럼>공직자들의 '재테크' 1999-03-03 베트남 전쟁의 승패는 군이 아니라 지도층과 공직자들에 의해 결판이 났다는 진단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사회주의 체제하의 북쪽 베트남 지도자와 공직자들의 수범(垂範)이 남쪽 베트남의 부패한 지도층과 국민을 스스로 무너지게 만들었다. 지도층과 국민이 고통을 분담하면서 치른 전쟁에서 북쪽 베트남이 승리한 것은 당연한 귀결인지도 모른다. 하노이의 호치민주석 묘소와 생가를 찾는 국민들이 줄을 잇는 까닭은 현장을 찾아가 보면 더욱 생생하게 체감할 수 있다. 그런 베트남의 아름다운 전통은 「도이모이」(쇄신)란 이름아래 개혁과 개방을 추진하는 지금도 변하지 않았다.레 카 퓨 공산당서기장을 비롯한 베트남 지도층 공직자들은 관저(官邸)없이 사는 경우가 많다. 사저도 부자동네나 특정지역에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