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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전략적 모호성'의 가치 2001-06-13 요즘 시중에는 한때 떠돌았던 개그성 수수께끼가 다시 나돈다. '애매모호'를 각 나라말로 뭐라고 하느냐는 물음이 그것이다. 점잖은 자리에선 다소 머쓱할지도 모르는 인터넷 '깔깔방' 수준의 정답은 이렇다. 일본어로는 '아리까리', 프랑스어로는 '아르송다르송', 중국어로는 '갸우뚱', 아프리카말로는 '알간디모르간디'다. 마지막 순서의 독일어로는 '애매모흐'다. 중요한 것은 이런 우스개 수수께끼의 등장 배경이다. 하나의 설(說)은 올들어 부쩍 관심을 모은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국제정치학 개념에 기초한다. 전략적 모호성은 최근 외교 무대에서는 물론 국내정치에서도 남용되는 느낌마저 준다. 일반인들에겐 그리 익숙하지 않은 전략적 모호성이라는 용어가 우리나라에서 부각되기 시작한 것은 연초 미국 조.. 더보기
<데스크칼럼>'會昌 法難' 역사적 교훈 2001-04-18 당나라 시대는 중국 역사상 불교가 가장 흥륭한 시기로 꼽힌다. 건국 시조인 고조에서부터 대부분의 황제들이 끔찍이 여긴 불교가 사실상 국교나 다름없었다. 심지어 잔학무도한 여제 측천무후(▦天武后)까지 독실한 불교신자였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국보'로 불린 현장법사(玄裝法師)도 당나라가 낳은 지존(至尊)같은 스님임은 더 말할 나위가 없다.빛이 강렬하면 그림자도 그만큼 짙은 법일까. 무종 재위 시절 사상 유례없이 극렬한 불교탄압이 자행된 것은 당나라의 어두운 역사 편린으로 고스란히 전해져온다. 악명높은 '회창 법난'(會昌 法難)이 그것이다. 무종의 연호(年號)가 '회창'이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무종의 폐불운동 때문에 전국에 걸쳐 4,600여 사찰이 파괴됐고 불교와 관련 있는 건축물.. 더보기
데스크칼럼>政爭만 흐르는 '슬픈 역사' 2001-02-21 미국의 조지 워싱턴 초대 대통령과 토머스 제퍼슨 3대 대통령은 흥미로운 공통점이 많다. 양념같은 화젯거리는 두 사람 모두 돈많은 과부와 결혼한 사실이다. 우연의 일치이겠지만 부인들의 이름이 마사인 것도 재미있다. 워싱턴의 부인은 마사 커티스, 제퍼슨의 아내는 마사 스켈턴이었다. 건국의 아버지들로 일컬어지는 이들의 빼놓을 수 없는 공통분모 가운데 하나는 미국의 오늘을 있게 한 선견지명이다. 땅에 대한 집념이 누구보다 강했던 이들의 웅지명략(雄志明略)과 슬기는 후세 사람들이 비로소 평가한다. 이들에게서 몇가지 도덕적 흠집이 드러나고 있지만 치적을 결정적으로 뒤엎을 정도는 아닌 듯하다.워싱턴은 미국의 영토를 넓혀간 선구적인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그는 개인적으로도 기회만 닿으면 땅..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