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희망박물관을 짓자 2002-01-16 카이사르, 네로, 루이14세, 나폴레옹, 카스트로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권력자들의 이상형이 된 마케도니아의 영웅 알렉산더 대왕. 그는 왕위 계승자도 남겨놓지 않은 채 권좌를 섭정자에게 물려주고 20살때 동방정복 원정길에 오른다. 떠나기 전에 재산도 몽땅 친지들에게 나눠주어 버린다. 그러자 측근 중 한 사람이 이렇게 물었다. "폐하께서는 무엇을 가지고 가시렵니까". 알렉산더 대왕의 대답은 가위 영웅의 풍모를 엿볼 수 있는 걸작이었다. "난 '희망'을 가지고 간다네"'희망'을 얘기하자면 그리스 신화의 판도라 상자를 빼놓을 수 없다. 잘 알려진 대로 제우스가 보낸 이 상자에는 노화, 질병, 악덕, 슬픔을 비롯한 인간의 모든 고통이 담겨 있었다. 프로메테우스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궁금증을 참지 .. 더보기 <데스크칼럼> 고도의 지성과 村婦의 상식 2001-11-14 국악인들은 거문고를 '백악지장'(百樂之丈)이라고 주저 없이 부른다. 거문고가 모든 국악의 으뜸이라는 것이다. 남성적 악기의 대표주자인 거문고는 그런 만큼 '천하의 고집불통'으로 불리기도 한다. 가야금이 오늘에 이르면서 다양한 개량이 가능했던 반면 거문고는 더 이상 개량이 불가능하다는 판정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김대중 대통령을 우리나라 악기에 비유하면 거문고에 해당한다고 이색적인 주장을 내놓는 사람도 있었다. 김대통령은 우리 역사상 최고 수준의 지성을 갖춘 지도자의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이는 나라 안팎에서 모두 인정하는 부분이다. 다른 한편으로 김대통령은 오기와 고집도 알아줘야 할 정도라는 세간의 평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그는 정치행태나 정책, 인사를 비롯한 거의 모든 분야에서 나름.. 더보기 <데스크칼럼> '얼굴없는 전쟁'의 회색진실 2001-10-10 "진실을 감춤으로써 평화가 유지되는 곳이 판문점이다".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폐부를 찌르던 대사 가운데 하나다. 총을 겨눈 적이면서도 휴전선을 넘나들며 동족의 정을 나누다 돌발사태로 인해 사상자를 내고 마는 총격사건의 진상을 조사하던 중립국감독위원회 장교가 한 말이다. 평화를 위해서는 진실조차 감출 수 있다는 메시지가 역설적으로 들리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평화가 아닌 전쟁에서도 가장 큰 희생자는 진실이라는 경구(警句)는 상징성과 더불어 또다른 아이러니를 안겨준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으레 패전국가나 그 국민, 무고하게 희생되는 양민일 수밖에 없다는 게 상식이고, 상처뿐인 영광 '피로스의 승리'(Pyrrhic Victory)도 사실상 패자나 다름없기는 마찬가지일 텐데 .. 더보기 이전 1 ··· 270 271 272 273 274 275 276 ··· 29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