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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金 대통령의 ‘독일 벤치마킹’ 1998-11-25 특정분야에서 우수한 상대를 목표로 삼아 뒤떨어지는 부분을 개선하는 「벤치마킹전략」이 얼마전까지만해도 지구촌에 유행처럼 번졌다. 주로 기업같은 조직에 먹혀들었던 이 전략이 여전히 위력을 떨치고 있는 곳이 적지 않다. 다소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국가경영이나 정치에서도 이 전략이 원용되곤 한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가장 벤치마킹 대상으로 삼고 싶어하는 나라는 독일이 아닌가 싶다. 김대통령이 모방하려는 국회의원 선거제도가 우선 독일식 정당비례대표제다. 지역감정을 없애는데 안성맞춤이라는 이유를 내걸고 있지만 국민회의가 불모지인 영남지역에 뿌리를 내리기 위한 최선의 방편이라는 판단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게 정치권의 일반적인 분석이다. 「국민의 정부」가 성공사례의 하나로 꼽는 「노·사·정 .. 더보기
<데스크 칼럼> 일본의 숙제 1998-10-14 일본이 숨기고 싶어하는 치부(恥部) 가운데는 이런 것도 있다. 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 일본 정부가 가장 먼저 손 댄 일의 하나가 미군을 위한 국가공인의 매춘조직과 시설을 만들었다는 사실이다.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항복 방송이 있은지 불과 3일만인 45년 8월18일. 일본 경시청은 화류(花柳)업계 대표들을 불러 진주군을 위한 위안시설 마련에 관해 협조를 요청한다. 일본 정부는 이날중 내무성 경보국장 이름으로 각 부·현에 「진주군 특수위안시설에 대해서」라는 제목의 무전을 보낸다. 곧 이어 8월28일에는 화류계 업자들에 의한 「특수위안시설협회」가 만들어진다. 이들은 국고보조금을 받아 대대적으로 미군 위안부를 모집한다. 「전후 처리의 국가적 긴급시설, 신 일본여성을 구한다」는 신문광고는 .. 더보기
<데스크 칼럼> 자본주의와 지도층의 위기 1998-09-16 날씨마저 제정신을 잃어버린 요즘 우리는 나라 안팎에서 일어난 가치관의 처연한 일탈(逸脫)장면을 참담한 가슴으로 체험한다. 더 말할 것도 없이 입에 담기도 거북스런 세계 최강국 지도자의 성추문과 보험금을 타기 위해 아들의 손가락을 자르는 것조차 주저하지 않은 우리네 아버지의 비정한 모습이 그것이다. 두 사건은 가장 원초적 욕망인 성(性)과 돈의 노예가 된 인간의 벌거벗은 원형을 더없이 극명하게 보여준다. 둘은 동·서양 덕목의 동반타락을 상징하는 것이기도 하다. 서양을 표상하는 근대적 시대정신인 청교도 윤리와 동양의 대표적인 철학이자 신앙인 유교정신의 몰락을 의미한다. 또 다른 측면에서 두 사건은 유행어가 되다시피한 「자본주의의 위기」의 한 단면을 드러내는 공통점을 지녔다. 청교도정신은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