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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日 국민의 냉엄한 심판 1998-07-15 한나라의 포괄적 건강상태를 단숨에 읽어내는 수단으로 증권시장을 능가하는 것이 없지 않을까 싶다. 정치·경제적 민심 감지에는 더욱 그렇다. 한결같이 경제적 위기에 시달리는 아시아국가들의 경우 외환시장을 추가하면 그만일 듯하다.엊그제 끝난 일본 참의원 선거결과에 대한 일본 국민의 생각도 주가와 엔화에 거의 그대로 투영됐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집권 자민당의 참패 직후 주가가 떨어지기는커녕 반등세를 나타냈다. 엔화 역시 초기엔 약세를 면치 못하다 회복세로 돌아섰고 하루가 지난 뒤엔 좀 더 강세로 접어들었다. 하루 이틀만 보고 모든 걸 판단하기 어려운 점도 부인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일본 정국은 단기적으로 여전히 불투명하다. 다만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총리의 사임 발표가 국민에게 기대.. 더보기
<데스크 칼럼> 낯 간지러운 ‘정보化’ 1998-04-22 앨버트 고어 미국 부통령 부자의 선각(先覺)은 무릎을 치게 만드는 우연의 일치부터 우선 이채롭다. 그 성격은 다르지만 미국이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온존하는 데 한몫을 하는 「고속도로」와 공교로운 인연을 맺고 있다. 고어 부통령의 아버지인 앨버트 고어 1세는 연방 상원의원으로 활약하면서 미국이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고속도로망을 구축하는 일에 선구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의 자동차도로가 광대무변한 국토를 사통팔달하는 고속도로망으로 거듭난 것은 앨 고어 1세의 선견지명 덕분이라고 해도 무리가 아니다. 1956년 제정된 미국의 「고속도로법」은 대부분 그의 남다른 생각에서 비롯됐다. 그런 아버지를 닮아선지 고어 부통령은 미국이 지난 93년 세계에서 처음으로 최첨단 「정보초고속도로」 건설을 .. 더보기
<데스크 칼럼. 1인자와 2인자 1998-04-08 역사에 길이 남는 건국엔 으레 걸출한 지도자와 그에 버금가는 1등공신이 존재하게 마련이다.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신생국 가운데 모범생으로 일컬어지는 싱가포르의 발전과정에서 가장 흥미로운 인간관계는 리콴유 초대총리와 고갱쉬 전제1부총리다. 두 지도자의 관계는 찾기 힘들 만큼 특이하다. 그들은 함께 손을 맞잡고 나라를 일으켜세운 주역이면서도 인간적인 친근함은 나눠갖지 못했다. 1인자와 2인자 사이였던 두 사람은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도 모른다. 부인 콰걱추를 제외하고는 리콴유의 행동을 제어할 수 있었던 사람은 고갱쉬가 사실상 유일했다. 고갱쉬는 다른 모든 사람들이 동의한 리콴유의 정책결정에 도전하거나 수정을 강요할 정도였다. 그렇지만 리콴유는 화를 내거나 무시하지 않았다. 그만큼 고갱쉬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