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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을 열며> 일본편만 드는 미국 2005-04-11 한국과 일본 사이에 사활적인 문제가 생기거나 개입될 때마다 미국이 알게 모르게 일본편에 서는 역사적 악몽에 우리는 시달리곤 했다. 오늘날 한국과 일본의 역사문제가 끝내 미결인 채로 남게 된 것도 2차 세계대전 직후 미국의 대일본정책이 결정적인 요인 가운데 하나다. 바로 미국정부를 대표한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의 전후처리방식 때문이다. 맥아더는 히로히토(裕仁) 일왕의 협력을 점령정책 성공의 열쇠로 여겼다. 해서 일왕의 전쟁책임을 면책하는 대가로 미국의 일본점령정책에 전적으로 협력한다는 약속을 얻어냈다. 잠시 축출되었던 일본 전범들이 한국전쟁을 계기로 미.일관계가 변화하면서 정계에 복귀하는 바람에 일본정치의 우경화를 부채질했다. 미국이 패전국 일본의 전쟁책임을 희석시킨 일이 과거사문제 해결.. 더보기
<아침을 열며> 대한해협의 비극 2005-03-14 이웃과 친하게 지내기란 개와 원숭이 사이만큼이나 어렵다는 것을 요즘 일본을 보면서 또 한번 절감한다. 꽃샘추위 속이라 일본으로부터 날아오는 체감 한기는 뼛속 깊은 곳까지 시리게 한다. 잠잠하다 싶으면 어느새 검푸른 파고를 몰고 오는 대한해협(현해탄)이 상징하듯 한국과 일본의 특수관계는 숙명처럼 다가온다. ◇韓성장 견제하는 계산된 술수 한류(韓流)를 타고 한겨울에도 봄바람이 감지되는 듯하던 한국과 일본 관계는 새해 들어 독도를 둘러싸고 다시 난기류로 돌변하기 시작했다. 상서롭지 못한 바람은 어쭙잖은 한국 지식인의 친일 망발과 몇몇 지원사격 세력으로 한국민들의 복장을 내지른다. 곧 이은 일본 교과서 왜곡 소식이 기름을 끼얹어 순식간에 거대한 산불로 비화됐다. 수교 40주년을 기념하는 '한.. 더보기
<아침을 열며> 北核의 역지사지 접근법 2005-02-16 중세 유럽에서는 크리스마스 무렵이면 귀족들이 속칭 '야자타임' 같은 신분 역전 시간을 만들어 즐기는 관습이 있었다. 이 연회의 사회를 맡아 보는 사람을 '무질서의 지배자'(Lord of Misrule)라고 불렀다. '무질서의 지배자'는 언제나 평민이나 노예 중에서 뽑혔다. 그는 연회장에서 왕처럼 굴었고, 참석자들도 그를 왕처럼 받드는 장난기 어린 시늉을 한다. '무질서의 지배자'는 잠깐 동안이나마 기존의 위계질서를 거꾸로 뒤집거나 풍자하곤 한다. 물론 짧은 무질서가 끝나고 나면 기존 질서가 곧바로 회복된다. 깨달음준 유럽식 ‘야자타임’ 이와 흡사한 현실 역전 현상은 유럽의 다른 사회에서도 있었다. 도제(徒弟)가 하루 이틀 동안 장인(匠人) 역할을 하거나, 하룻동안 남녀가 서로 반대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