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적] 모정(母情) 입력 : 2006-10-08 18:08:34 펭귄은 모성(母性)보다 부성(父性)이 앞서는 동물로 꼽힌다. 드물게 보이는 현상이다. 남극의 황제 펭귄은 100㎞나 떨어진 오지로 걸어가서 40일 동안 암컷을 기다려 짝을 짓는다. 암컷이 알을 낳은 뒤 수컷은 2개월 이상 제대로 먹지도 못하며 알을 품는다. 새끼가 부화할 때쯤 암컷이 찾아와 지키기 시작한다. 먹이를 날라다 기르는 것은 수컷과 암컷이 번갈아 한다. 부성이 더 강하다는 점에서는 토종물고기 버들치도 흡사하다. 수놈 버들치는 알이 부화할 때까지 잠을 자지 않고 바위 입구를 지킨다. 물속 바위 표면에 달라붙은 알을 각종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한편 산소를 원활하게 공급하기 위해서다. 수놈 버들치는 그동안 부지런히 지느러미 질을 하다가 기진맥진해서 끝내 죽.. 더보기 [여적] 가을의 전설 입력 : 2006-10-03 17:47:35 가을이 되면 생각나는 영화는 단연 ‘가을의 전설’이 아닐까. 수채화 같은 대자연의 풍광과 이루어질 수 없는 슬픈 사랑, 여기에 애잔하게 흐르는 음악. 가히 미국 몬타나 평원을 적셔 놓는 사랑의 대서사시다. 스토리보다 배경과 음악에 더 높은 점수를 매기는 것은 아카데미상 촬영상을 받은 것만 봐도 알 만하다. 10년도 더 전에 나왔지만 오랫동안 사랑을 받는 까닭도 아련한 영상미에 있는 듯하다. 여성 팬들에겐 남자가 저렇게 멋질 수 있구나 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영화이기도 하다. 브래드 피트를 일약 스타덤에 올린 작품으로 손색이 없는 것도 그 때문이리라. 그런 만큼 비판적인 눈으로 보는 여성들은 은근히 남성우월주의를 부추긴다고 불만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주.. 더보기 [여적] 비목 입력 : 2006-09-24 18:06:06 국민가곡 ‘비목’(碑木)은 제목부터 잔뜩 애잔하다. ‘초연이 쓸고 간 깊은 계곡 깊은 계곡 양지녘에’로 시작하는 가사는 시종일관 처연하다. 4분의 4박자인 느린 템포로 이어지는 곡조는 더 말할 나위가 없겠다. ‘비목’이 ‘가고파’ ‘그리운 금강산’과 더불어 3대 애창곡으로 불리는 까닭도 이처럼 애닯은 정감이 한국인들의 한(恨)과 접목돼 있기 때문이리라. ‘비목’의 탄생은 지금부터 43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63년 어느 날, 동족상잔의 전쟁 상흔이 남아 있는 강원도 화천군 백암산 기슭에서 수색중대 소대장인 육군 소위가 사병들과 함께 순찰을 돌고 있었다. 그는 우연히 이끼 낀 돌무덤을 발견한다. 무덤 쪽으로 발길을 옮기던 소대장은 놀라 멈칫했다. 보통 무.. 더보기 이전 1 ··· 242 243 244 245 246 247 248 ··· 288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