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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 누드 논란 입력 : 2007-10-26 18:07:00 프랑스 철학자이자 사회학자인 장 보드리야르는 현대 문화의 외설성을 “눈에 띄는 것, 지나치게 눈에 띄는 것, 필요 이상으로 눈에 띄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보드리야르에게 외설은 과도한 표현과 맞닿아 있다. 예술과 외설의 차이를 논할 때 흔히 은근한 매력을 강조하는지, 대놓고 다 보여주는지를 따지곤 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신체가 반응하면 외설이고 정신이 반응하면 예술이라는 재담 섞인 분류법 역시 마찬가지다. 뻔하고 지겨울 정도가 된 예술과 외설의 한계 논란은 옷을 살짝 걸친 것은 예술과 외설의 중간지대에 자리한다는 말장난 같은 주장도 등장시켰다. 사실 누드와 나체, 알몸이라는 용어선택에 따라 어감도 달라진다. 예술성이 있는 것은 누드이고, 그렇지 않은 것은 .. 더보기
[책과 삶]진정한 ‘나’란 없다 입력 : 2007-10-19 15:12:28 ▲나, 마이크로 코스모스…베르너 지퍼·크리스티안 베버|들녘 마흔살의 여성 로슬린 Z는 자신이 남자라고 믿는다. 스스로를 자기 아버지라고 믿었으나 이따금 할아버지라고 말한다. 아버지 이름으로 불러야 대답하고, 서류 서명도 아버지 이름으로 한다. 삶의 이력에 대한 질문에 아버지의 인생을 설명하는 것은 더 말할 것도 없다. 로슬린은 카프그라 증후군을 앓고 있는 정신분열증 환자다. 그것도 자기가 갑자기 다른 사람이라고 여기는 극히 특수한 내적 변신 사례다. 쉰한살의 건축 노동자 토미 맥휴는 가벼운 뇌출혈을 겪고 나서 혁명에 가까운 경험을 한다. 응급수술을 받은 지 2주일 만에 갑자기 그럴 듯한 시를 쓴다. 뿐만 아니다. 솜씨를 인정받아 여러 화랑에서 작품 전시회까지 .. 더보기
[여적] ‘神들의 여행’ 입력 : 2007-10-19 18:02:51 세상에서 가장 걸리기 쉽고 헤어나기 어려운 증세가 ‘신(神)증후군’이라는 주장은 그럴 듯해 보인다. 신증후군은 “신은 불공평하다”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무모화하려는 현상을 일컫는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신에다 불평을 퍼부어대는 모습은 흔하디 흔한 장면이다. “작은 집 옆에 대궐 같은 큰 집을 지으면 그동안 사는 데 불편함이 없던 작은 집은 곧 오두막으로 전락하고 만다”고 상대적 박탈감을 ‘이웃효과’에 빗댄 카를 마르크스의 설파도 이와 맥을 같이 한다.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면 공격성과 혁명적 분노를 유발한다고 진단한 ‘테드 거’의 이론으로 상승작용할 여지가 많다. ‘신이 내린 직장’으로 불리는 공기업에 대한 논란도 뜯어보면 이웃효과에서 출발한다. ‘신의 직장’.. 더보기